[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조은지가 영화 '카센타'(감독 하윤재)로 대중을 만났다. 담담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며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더해가는 중이다.
11월 27일 개봉한 '카센타'는 파리 날리는 국도변 카센타를 운영하고 있는 재구와 순영이 펑크 난 차를 수리하며, 돈을 벌기 위해 계획적으로 도로에 못을 박게 되면서 벌어지는 한국형 생계범죄 블랙코미디. 조은지는 남편 재구(박용우 분)와 함께 기발한 생계형 범죄 영업에 동참하는 아내 순영 역을 연기했다.
"욕망에 의해서 변해가는 순영이라는 캐릭터가 흥미로웠다"고 말문을 연 조은지는 "순영이라는 캐릭터가 성장하는 이야기는 아니죠. 배우로서는 연기하기에 욕심 나는 역할이었어요"라고 말했다.
서울 유학파 출신인 순영은 남편 재구를 따라 고향에 내려와 카센타를 운영하지만, 잘 풀리지 않는 일에 지쳐간다. 한밤 중 도로 위에 금속을 뿌리며 수상한 작업을 하는 재구를 발견하고 말리지만, 이내 쌓여가는 돈을 보며 걷잡을 수 없는 욕망의 소용돌이에 빠진다.
"생활적인 면모를 보여줄 수 있어 연기하기 더 편했죠"라고 웃으며 말을 이은 조은지는 "모든 연기가 다 재미있고 새롭긴 한데, 이런 생활적인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조금 더 편한 것 같긴 해요. 딱 갖춰져있는 캐릭터보다도 제가 보여줄 수 있는 자연스러운 어떤 모습들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라고 얘기했다.
의상과 헤어스타일 등을 통해 외적인 모습에서부터 순영이라는 인물에 녹아들어갔다. "의상이 저를 자유롭게 만들었어요"라고 다시 한 번 소리 내 웃어 보인 조은지는 "그을린 얼굴 같은 부분에서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많이 표현하고 싶었고, 실제로도 그렇게 보일 수 있던 것 같아 다행이죠"라고 덧붙였다.
주어진 상황들이 너무나 명확하기에 변해가는 순영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자연스러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순영의 선택들에 공감하면서도,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선택에 있어 혹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저라면 양심에 따를 것 같아요. 그것이 머리로 계산하는 부분보다 얻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라고 차분하게 밝혔다.
과거 박용우와 함께 했던 '달콤, 살벌한 연인'(2006)부터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7), '쩨쩨한 로맨스'(2010), '후궁: 제왕의 첩'(2012), '표적'(2014), '악녀'(2017)까지 개성 있는 캐릭터로 꾸준히 관객들을 만나왔다.
단편영화 작업을 통해 연출에도 도전해왔던 조은지는 첫 상업영화 연출 데뷔작 '입술은 안돼요'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연기든 연출이든 기회가 주어지고, '내가 잘 할 수 있겠다' 싶으면 놓치지 않고 도전하고 싶어요"라고 눈을 빛낸 조은지는 작업이 쉽지만은 않다면서 "제가 연출하는 작품에 같이 출연하는 것까지는 도저히 못하겠더라고요. 아직도 작업 중인 단편영화가 있는데, 제가 출연했었거든요. 그 작업과정을 보면서 '아, 나는 두 가지를 동시에 하는 것은 안 되는구나' 느꼈죠"라고 미소 지었다.
조은지는 "영화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보고 공감해줬으면 하는 이유에서 만들게 되는 것이잖아요.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점이 정말 좋죠"라며 연기를 바라보는 진지한 마음을 전했다.
"끝까지 버텨야죠. 이 일에서 제게 앞으로 더 많은 기회사 생길지 그렇지 않을지 기대와 걱정이 공존하는데, 꾸준히 연기를 해오면서 그 매력이 조금씩 쌓여갔던 것 같아요. 정말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기 때문에 버틸 수밖에 없을 것 같고, 버티려고 합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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