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6.24 09:29 / 기사수정 2010.06.24 09:29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C조 예선 3차전 리뷰 - 슬로베니아 VS 잉글랜드
[엑스포츠뉴스=한문식 기자] 23일 저녁(한국시각),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만델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C조 예선 3차전’ 슬로베니아와 잉글랜드의 대결은 전반 23분 저메인 데포(27, 토튼햄 핫스퍼)의 결승골로 잉글랜드의 승리로 끝이 났다.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을 확정 짓는 '즈마제키(용) 군단' 슬로베니아와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삼사자 군단' 잉글랜드의 대결은 초반부터 치열했다.
▶ 우측면과 우측면의 대결
슬로베니아는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발테르 비르사(24, 옥세르)를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했고, 잉글랜드도 우측 풀백 글렌 존슨(26, 리버풀)을 위시로 양 팀 모두 오른쪽 측면을 활용한 공격을 전개했다.
수비적으로 나올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슬로베니아는 초반부터 잉글랜드를 몰아붙였다. 전반 7분 비르사가 아크 정면에서 왼발로 슈팅을 때리지만, 데이비드 제임스(39, 포츠머스) 골키퍼에 정면에 안기면서 경기에서 첫 슈팅이 나왔다.
잉글랜드는 전반 15분 35m 정도의 먼 거리에서 프리킥을 얻어내고, 프랭크 램파드(32, 첼시)의 오른발 슈팅이 무회전으로 휘어들어갔지만 사미르 한다노비치(25, 우디네세)가 잡아내며 경기는 계속해서 진행됐다.
슬로베니아는 좌측면 미드필더인 안드라스 키름(25, 비슬라크라코프)가 계속해서 부정확한 볼 터치로 공격의 흐름을 이어나가지 못해, 더욱더 우측면의 비르사에 의존한 공격을 전개해 나갔다.
▶ 데포의 선제골, 앞서 가는 잉글랜드
전반 19분에는 즐라탄 류비안키치(26, 헨트)가 박스 우측에서 슈팅을 하려는 순간 존 테리(29, 첼시)가 미리 예측해내고 태클로 공을 막아, 위기를 모면하더니, 1분 뒤에는 비르사의 슈팅이 뒤로 흐르자, 보스티안 세자르(27, 그르노블)가 슈팅으로 연결하나 제임스가 선방해내면서 위기를 모면했다.
이후에는 잉글랜드의 페이스였다. 잉글랜드는 좌우 측면을 벌려가면서 공간을 만들어 서서히 슬로베니아 진형을 좁혀나가는 공격패턴을 양상을 띠었다. 계속해서 밀어붙이던 잉글랜드는 결국 23분에 선취득점을 뽑아낸다. 가레스 베리(28, 맨체스터 시티)가 내준 볼을 제임스 밀너(24, 아스톤빌라)가 오른발로 크로스를 올렸고, 데포가 앞쪽으로 잘라 들어가며 오른발로 마무리를 지었다. 뒷공간이 완전히 열렸기에 한다노비치도 어찌할 수가 없이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 한다노비치의 선방 쇼
4분 뒤 제임스 밀너가 또다시 우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려 선제골과 똑같은 그림이 나올 뻔 했지만, 한다노비치 골키퍼가 예측하고 공을 펀칭해낸다. 펀칭으로 골문이 완전히 비어 있는 상태에서 램파드가 슈팅을 때려보지만, 아쉽게도 공이 뜨며 추가득점의 기회를 놓쳤다.
잉글랜드는 계속해서 높이에서는 경쟁력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발이 느린 슬로베니아의 뒷공간을 노리는 플레이로 슬로베니아를 계속해서 밀어붙였다. 하지만, 그때마다 한다노비치가 선방 쇼를 펼치며 위기를 모면한 슬로베니아였다.
전반 29분, 스티븐 제라드(29, 리버풀)의 패스를 받은 데포가 아크정면에서 수비수를 제치고 때린 슛을 막아내더니, 이어 웨인 루니(25,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제라드에게 킬패스를 찔러준 것을 제라드가 노마크찬스에서 오른쪽 골문으로 정확히 차내나 한다노비치가 동물적인 감각으로 다시 한번 선방에 성공한다. 잉글랜드로서는 아쉬운, 슬로베니아로서는 탄성이 나올만한 광경이었다.
치열한 공방전 속에 전반은 데포의 골로 잉글랜드가 1-0으로 앞선 채 끝이 나게 됐다.
▶ 운이 없는 루니
잉글랜드의 선축으로 시작된 후반전은 시작하자마자 잉글랜드가 루니를 위시로 재빠르게 공격을 하여 전반 1분도 채 안돼서 코너킥을 얻는다.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루니가 코너킥을 찼고, 한다노비치가 당황하며 펀칭한 것을 잉글랜드 선수가 헤딩으로 떨궈 데포에게 연결시킨다. 데포는 노마크 상태에서 오른발로 슈팅을 때리나 우측 골문 옆으로 빗겨가고 만다.
슬로베니아는 여전히 비르사에 의존한 플레이를 보였는데, 별다른 소득을 얻지는 못했다. 역습전개도 프리킥도 모두 우측면 왼발잡이 미드필더 비르사가 전담했지만, 마무리에서 아쉬운 모습을 드러냈다.
1,2차전 때보다 최전방의 움직임이 괜찮아진 잉글랜드는 계속해서 추가득점을 노렸다. 후반 8분 슬로베니아의 오른쪽 수비수 미쇼 브레츠코(26, 쾰른)의 실수로 제라드가 중앙돌파를 시도하며 루니와 2:1 패스를 주고받고 루니가 슈팅을 때리나, 슬로베니아 수비수가 적절하게 커버하며 실점위기를 모면했다.
후반 12분에는 수비라인을 붕괴시키고 들어온 크로스를 루니가 퍼스트 터치 후 슈팅을 날리지만, 좌측 골포스트를 때리며 잉글랜드로서는 정말 아쉬운 장면을 연출했다. 방향은 정확했으나 한다노비치의 손끝에 살짝 걸치면서 방향이 틀어지면서 득점으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 파상공세 나서는 슬로베니아
작년 잉글랜드 원정에서 환상적인 헤딩골로 득점을 올린 류비안키치는 별다른 소득 없이, 즐라트코 데디치(26, 보쿰)과 교체되어 나갔다. 슬로베니아의 부동의 투톱은 원래 노바코비치와 데디치였으나, 류비안키치가 작년 잉글랜드전 득점과 월드컵 본선 미국전에서 골 맛을 보아 선발기용했으나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슬로베니아는 공격수를 교체하고 더욱더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후반 22분에는 1분 사이에 노바코비치, 데디치와 비르사가 3번의 슈팅을 때리지만, 잉글랜드 선수들의 육탄방어에 분루를 삼키고 만다. 잉글랜드로서는 1골 차 리드지만, 먹히면 탈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 공격패턴 바꾸는 양팀
잉글랜드는 27분에 루니를 대신하여 조 콜(28, 첼시)을 투입하여 데포를 최전방에 내세우고 조콜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세웠다. 슬로베니아 역시 키름을 빼고, 공격수 팀 마타브츠(20, 그로닝겐)를 투입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전반과는 다르게 잉글랜드는 왼쪽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가고 슬로베니아도 중앙으로 전환하여 경기를 풀어나갔다. 잉글랜드는 데포의 스피드를 활용했고, 슬로베니아는 노바코비치의 높이를 활용하여 득점을 노렸지만, 정작 아쉬운 것은 반대였다. 잉글랜드는 높이가 아쉬웠고, 슬로베니아는 노바코비치의 순간 스피드가 느려 역습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다.
잉글랜드는 데포를 빼고 장신의 에밀 헤스키(31, 아스톤빌라)를 투입하여,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양팀 모두 추가득점을 뽑아내지 못하고 경기는 잉글랜드의 한 골차 승리로 끝이나게 됐다.
▶ 잉글랜드 조 2위, 슬로베니아 탈락
같은 시각 열렸던 C조 3차 예선 경기는 잉글랜드와 슬로베니아 경기가 먼저 끝났는데, 알제리와 미국이 득점 없이 비기면, 잉글랜드가 조 1위로, 슬로베니아가 조 2위로 동반 16강에 진출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미국의 축구영웅 랜던 도노번(27, LA 갤럭시)이 극적인 결승골을 뽑아내며, 순위가 하나씩 밀려나게 되었다. 잉글랜드는 조 2위로, 슬로베니아는 조 3위로 밀려나는 순간이었다.
잉글랜드는 미국과 승점(5점), 득실차(+1)에서 동률을 이뤘으나, 다득점에서 밀리며 조 2위가 되었고, 슬로베니아는 승점이 1점 모자라며 눈물의 탈락을 맛보게 되었다.
이로써 남아공 월드컵 유럽 첫 16강 진출팀이 된 잉글랜드는 6월 27일 저녁 11시(한국시각) 블룸폰테인 프리스테이트에서 D조 1위와 격돌하게 됐다.
[사진=잉글랜드-슬로베니아전 (C)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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