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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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그물망 수비', 16강 기적 일궈낼까

기사입력 2010.06.20 10:42 / 기사수정 2010.06.20 10:42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일본의 '그물망 수비'가 최초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의 성공을 안겨줄 수 있을까.

월드컵 개막 전 '4강 진출'이 목표라는 오카다 감독의 공언과는 달리 일본 대표팀은 한국전 0-2 패배를 포함, 5차례 평가전에서 1무 4패, 1득점 9실점이란 절망적인 퍼포먼스로 자국 내 팬들과 언론에 뭇매를 맞았다.

그러나 정작 월드컵 본선 첫 경기 카메룬전에서 1-0 깜짝 승리를 거둔데 이어 두 번째 네덜란드전에서는 아쉽게 0-1로 패배했다. 이로써 일본은 1승 1패로 덴마크와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앞서 조 2위를 유지했다. '오카다 매직'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불과 보름 전 모습과는 전혀 다른, 엄청난 반전이다.


 

일본의 최근 선전에는 중원과 수비진에 이르는 촘촘하고 탄탄한 수비가 자리 잡고 있다.

일본은 지난 카메룬전과 마찬가지로 네덜란드전에서도 최전방 공격수 한 명을 제외한 모든 선수가 자기 진영으로 내려와 수비적인 자세로 상대를 맞았다.

그러나 단순히 수비수 숫자만 늘려놓은 것은 아니다. 9명이 형성한 블록 안에서 공격수가 공을 잡으면 재빠르게 2~3명이 달려들어 강하게 압박했고, 다른 쪽으로 패스하면 다른 블록의 선수들이 다시 압박을 가했다. 특히, 미드필드와 수비라인 사이에 수비형 미드필드를 포진시켜 웨슬리 스네이더(26, 인테르)를 비롯한 창의적인 네덜란드 공격진이 두 라인 사이를 자유롭게 헤집고 다니는 것을 조기에 차단했다.

이렇게 되자 상대는 중앙 지역 공략에 실패해 공을 뒤로 빼거나 측면 공격 후 크로스를 시도하는 단순한 공격 루트를 가져갈 수밖에 없었다. 한마디로 상대방을 '말리게' 만드는 전략이다.

일단 지금까지 오카다 감독의 전술은 성공적이다. 당초 어려울 것이라 예상됐던 카메룬전에서 일본은 선취골을 뽑은 뒤 수비를 탄탄히 해 카메룬의 공격의지를 꺾어버렸고, 이는 1-0 승리의 기초가 됐다.

네덜란드전에서도 일본의 수비는 세계 최강의 호흡을 자랑하는 공격진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만약 스네이더의 결승골 장면에서 골키퍼가 제대로 막아낼 수만 있었다면 일본으로선 승점 1점 이상도 분명히 챙길 수 있는 기회였다.

지나치게 수비적이란 비난도 있으나, E조 최약체로 꼽히던 일본이 네덜란드와 카메룬을 상대로 거둔 2경기 1실점은 꽤 괜찮은 성적임이 분명하다. 이제 일본은 조별예선 마지막 상대인 덴마크와의 경기에서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그러나 일본으로선 오히려 카메룬과 네덜란드보다 덴마크가 더 힘든 상대일 수 있다. 덴마크 공격의 핵인 니클라스 벤트너(22, 아스널)는 장신이면서도 스피드와 기술까지 겸비한 스트라이커다. 뿐만 아니라 욘 달 토마손(33, 페예노르트), 마르틴 요르겐센(34, 피오렌티나) 등 베테랑을 중심으로 팀이 잘 조직되어 있다. E조 상대팀 중 가장 높이와 기술, 스피드를 고루 갖춘 팀이라 할 만하다.

또 한가지 일본의 문제점은 빈약한 골결정력. 일본은 월드컵 직전 평가전까지 포함, 최근 7경기에서 2골을 넣는 빈공에 시달리고 있다. 네덜란드전에서도 슈팅 수는 상대에 앞서고도(10:9) 수차례 결정적 기회를 놓치며 다잡았던 대어를 놓치는 결과를 자초했다.

덴마크가 비록 지난 두 경기에선 수비진의 실책이 겹치며 3실점을 했으나, 치열한 유럽 지역예선에서 무실점 경기를 6번이나 기록할 정도로 견고한 수비를 자랑한다는 점을 생각할 때 불안한 골결정력은 분명히 불리한 점이다.

다행인 것은 골득실에서 여유가 있는 일본은 덴마크와의 맞대결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16강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자칫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경기를 치르다 불의의 일격을 당할 경우, 골결정력에서 문제를 드러낸 일본이 덴마크의 강력한 수비를 상대로 무릎을 꿇을 수도 있다. 일본의 수비가 다시 한번 진가를 발휘해야 하는 이유다.

대한민국과 함께 아시아 국가 중 가장 16강 진출에 근접해 있는 일본이 덴마크전에서 다시 한번 '그물망 수비'를 가동하여 첫 원정 16강의 대업을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혼다 케이스케 ⓒ Gettyimages/멀티비츠]



전성호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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