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안방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배우 이동건이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다. 28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보디가드’에서 레이첼 마론을 지켜내는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 역에 강경준과 함께 캐스팅됐다.
프랭크 파머는 냉철하고 이성적인 직업 경호원이다. 스토커에 쫓기는 당대 최고의 여가수 레이첼 마론과 러브 스토리를 그린다. 가수 휘트니 휴스턴이 출연하고 1990년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영화 ‘보디가드’가 원작이다.
"케빈 코스트너의 프랭크 파머를 봤기 때문에 따로 연구하지 않아도 됐어요. 어떤 상상이나 내 연구보다 완벽 그 자체의 프랭크를 봤거든요. 제가 무대에서 표현하고 싶은 건 강하고 냉정하고 이성적인 모습 뒤의 쓸쓸함과 책임감, 직업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보디가드예요. 거부할 수 없던 레이첼과의 사랑, 사랑하고 이별하고 아프고 행복하고는 연구해서 연기를 만들어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동건이라는 배우가 어떤 사람인지가 투영되는 것 같아요.
프랭크가 나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안 했을 거예요. 사랑, 상처 등 비슷한 감정을 나로 투영해도 괜찮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그래야 이동건이 하는 프랭크가 되는 게 아닐까 했고요. 캐릭터를 분석할 때 항상 그렇게 했거든요. 이동건의 감정을 투영하게 되고 이동건을 배제할 수 없죠. 다른 배우들과 달리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는지 고민하고 있어요. 나만 표현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게 존재 이유가 아닐까 해요. 찾지 못한다면 다신 없겠죠. 나만의 무대 위에서의 무언가를 찾아드리고 싶어요. 관객이 좋게 봐주셨으면 해요.”
‘보디가드’ 레이첼 마론 역에는 김선영, 손승연, 박기영, 해나 등 내로라하는 노래 실력을 갖춘 이들이 캐스팅됐다.
“노래의 경지에 오른 분들과 같이하다 보니 노래하는 뮤지컬은 앞으로도 엄두를 내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아직은 보고 듣는 게 좋습니다. (웃음) 넘버라고 할 순 없는데 노래하는 장면이 있어요. 대본을 보고 연습할 때만 해도 되게 자신 있었거든요. 음치로 웃기는 장면인데 웃기겠더라고요. 전혀 웃기는 장면에 손색이 없어요. 무난하게 웃길 것 같습니다.” (웃음)
이동건은 배우로 유명하지만 사실 그보다 먼저 1998년 가수로 데뷔했다. 프랭크 파머의 넘버가 거의 없긴 하지만 ‘보디가드’를 통해 다른 뮤지컬에도 서고 싶은 바람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박효신 씨와 친분이 있어 박효신 씨의 뮤지컬은 거의 다 봤어요. 그런 사람만 노래하는 줄 알았거든요. 어마무시한 사람들만이 라이브로 몇 곡씩 할 수 있는 거구나 했어요. 저는 무대에서의 노래는 경험도, 자신감도 별로 없어요. ‘보디가드’를 잘 끝내고 노래 한 두곡 있는 뮤지컬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게 희망 사항이고 가장 이상적인 결과인 것 같아요.”
이동건은 TV조선 드라마 ‘레버리지:사기조작단’ 촬영과 뮤지컬 연습을 병행중이다. 여러모로 힘들지만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로 무대에 오르겠다는 마음가짐을 밝혔다.
“뮤지컬 한다니까 주위에서는 대게는 좋아했어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를 많이 해줬어요. 최대철 씨는 걱정을 많이 해줬어요. 드라마와 병행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헤쳐나갈지 굉장히 회의적이더라고요. 힘들지 않겠냐면서요. 무대 위보다 연습이 더 중요한 일이고 연습에 충실할 수 없으면 하지 말라고 직언을 해줬어요. 저도 지금까지도 쉬는 날 없이 나오려 하고 있어요.
가장 긴장할 사람은 준비가 덜 된 사람이잖아요. 체력적으로 힘들고 연습량도 떨어지는 게 부담이에요. 다른 출연진에게도 죄송하고요. 처음 무대에 서는 날짜를 최대한 늦췄어요. 첫 공연을 강경준에게 양보하고 준비되면 올라가려고 제작사와 많이 상의하고 있죠. 완벽하게 준비하는 것밖엔 방법이 없죠. 완전히 준비된 상태에서 무대에 올라갔으면 바라요.”
데뷔 20년이 넘은 이동건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다름 아닌 뮤지컬배우라는 수식어다.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가 되고 싶단다.
“박상원 선배님 초대로 ‘브로드웨이 42번가’를 봤는데 저도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춤을 추는 것 같으면서 옆으로 빠지고 역할은 되게 멋있더라고요. (웃음) ‘보디가드’를 잘하면 저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했죠. ‘보디가드’ 공연이 몇 년 후 또 열린다면 프랭크는 제가 하면 어떨까, 그게 가장 큰 목표에요. 물론 나만의 생각일 수 있지만 이동건의 프랭크를 그리워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싶죠. 그런 작품이 돼주면 정말 성공일 것 같아요.
앞으로 뮤지컬 배우라는 수식어가 하나 더 붙었으면 해요. 드라마와 뮤지컬을 얼마든지 자유롭게 오가는 연기자가 됐으면 좋겠어요. 뭔가를 더 꿈 꾼다기보다는 연기자니까 어디서든 연기를 하는 게 가장 행복한 것 같아요. 그 범주가 뮤지컬로 더 넓어졌으면 하고요. 생명력을 가진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다양하게 어디서든 연기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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