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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좋다' 이재은, 아역배우로 데뷔→우여곡절 속 새롭게 다진 의지 [종합]

기사입력 2019.11.05 21:49 / 기사수정 2019.11.05 21:50

이송희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배우 이재은이 과거 아역 배우로 활약했을 때를 회상하며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5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배우 이재은이 출연했다.

우연한 기회로 연예계 데뷔를 하게 된 이재은. 그는 "엄마 말로는 어머니 친구가 '너희 딸 이번에 원피스 산 거 있잖아. 우리 딸 이런 대회 나가는데, 나도 그 원피스 입혀보게 빌려달라'고 했다더라. 근데 엄마가 '내 딸도 나가자'라는 말로 예쁜 어린이 선발대회에 나갔다. 거기서 3등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모델 에이전시에서 일을 하던 분이 왔다가 예쁜 아이들을 찍어갔는데 제가 화장품 CF에 300대 1로 뽑혔다더라"고 말했다.

84년 이 CF로 데뷔한 그는 각종 광고와 영화의 아역을 도맡았다.

이재은은 "처음에는 엄마가 불러주면 그냥 외웠다. 엄마가 대본을 읽어서 녹음해놨다가 녹음 테이프를 틀어준다. 그럼 그걸 앵무새처럼 따라했다. 그런 식으로 한 게 제 연기생활의 첫 시작이었다"고 밝혔다.

이재은은 평범하지 못한 삶이 싫었다고. 어려운 집안 형편을 책임져야 했기 때문이다. 이는 그에게 큰 부담이었다. 이재은은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아빠를 원망했고, 무능하다고 생각했다. 저는 아빠는 일도 안하고 돈도 알벌고 엄마를 괴롭히는 사람으로 인식됐다. 그런 환경적인 요인 자체가 싫었다. 그래서 아버지를 되게 미워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런가하면 '노랑머리'로 청룡영화상, 대종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던 때를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애증의 작이다. 그 작품은 나를 너무 힘들게 한 작품이다. 최대의 영광과 내 인생의 최악의 괴로움을 맛보게 해준 작품이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지금 나이를 먹고나서 그렇게 느끼는 거지"라며 "당시에는 상처를 많이 받았다. 심할 때는 저보고 창녀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나를 술 안주 삼아 이야기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빨리 돈 벌고 큰 작품을 해서, 독립을 하고 싶었다. 우리 가족, 식구에 대해 내가 어릴 적부터 져온 짐을 좀 내려놓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27살, 그는 서둘러 결혼을 했다. 당시에는 결혼이 안식처가 될거라 생각했지만 이재은은 이혼을 했다. 그는 "내가 원했던 삶의 형태가 아니었다. 그걸 깨달았을 때는 너무 고립되어 있었다. 거울을 문득 봤는데 '이제 배우 이재은이 아니구나'라는 느낌의 한 여자가 서있었다. 제가 가장 핫할 때, 가장 뜨겁게 달려야할 때 결혼을 했다. 그 삶과 바꿔서 내가 이룬 게 뭐가 있어? 이런 걸 생각해보니 너무 우울해졌다. 더 있다가는 제 삶을 놔버릴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친구들 역시 "모바일 메신저 즐겨찾기에 너(이재은)를 넣어놨다", "너를 기다렸다"고 이야기 했다. 실제로 우울증으로 고생을 했던 이재은은 살이 갑작스럽게 찌기도 했다.


이날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의 납골당으로 향한 이재은. 아버지는 이재은이 결혼 후, 뇌출혈로 쓰러졌으며 뇌졸중 투병 중 2008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재은은 "아빠 원망을 많이 했는데 엄마가 그 이야기를 해줬다. '너희 아빠가 처음부터 저랬던 건 아니다'라고 이야기를 해주셨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아빠가 젊었을 때 결핵을 앓고 계셨다고 한다. 요즘에야 별거 아닌 병인데, 그때 당시에는 아빠 집이 넉넉한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집안 식구들에게 결핵을 숨겼다고 했다. 그걸 엄마가 알고 관두라고 했다"고 말했다.

결국 신문사를 관두고 경력이 단절된 아버지. 이에 어머니가 생계를 책임져야했다.

이재은의 어머니는 남편을 떠올리며 "(이재은이) 연기하는 걸 정말 좋아했다. 스크랩북도 만들었고"라고 회상했다. 이재은은 "우리 아빠가 '노랑머리' 포스터를 스크랩해놨을 줄은 몰랐다. 포스터 사진도 충격받을까봐 보여주지 않았다. 보면 화낼까봐"라고 말했다.

'노랑머리' 출연 당시 결사 반대를 했다는 아버지. 하지만 스크랩북에는 '노랑머리' 관련 기사가 빼곡했다. 이재은은 "아버지도 울며 겨자먹기로 승낙했을 것이다. 본인 상황도, 집안 상황도 있으니. 이제 엄마가 설득하니 설득당하는 척을 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이어트에 돌입한 것은 물론 인터넷 라이브 방송까지 시작했다는 이재은. 그는 "많은 분이 제가 힘들었다는 걸 알 것이다. 중간중간 가끔 모습을 보일 때, 살도 찌고. 그건 다 스트레스 받아서 그렇게 된 것이다. 마음도 안 좋고 우울증도 심했고. 그걸 극복하기에는 내가 너무 나약했고. 지금은 '좀 더 용기를 내볼까?' 이러고 약간씩 제 자신을 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방송을 마무리하며 이재은은 "두려워하지 않으려고 한다. 예전의 저였으면 못했을 것이다. 지금은 제 자신을 믿어보려고 한다"고 용기를 냈다. 

그는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다'는 정점을 찍어봤으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어'라는 시기가 올 때까지 목표를 향해 달려가면 될 것 같다"고 의욕을 전했다.

winter@xportsnews.com / 사진 = MBC 방송화면

이송희 기자 wi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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