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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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의존병을 보여준 아르헨티나

기사입력 2010.06.13 02:51 / 기사수정 2010.06.13 02:52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남미의 명가' 아르헨티나가 ‘슈퍼 이글스’ 나이지리아를 제압하며 승점 3점을 챙기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력으로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12일 밤(한국시각) 요하네스버그 엘리스 파크에서 열린 2010 FIFA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조별예선 B조 첫 번째 경기에서 전반 6분 가브리엘 에인세의 헤딩골에 힘입어 나이지리아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그들은 앞선 경기에서 그리스에 2-0으로 승리한 한국에 이어 B조 2위로 뒤를 따랐다.
 
이날 경기에서 아르헨티나는 4-3-3과 3-4-3을 혼용하며 경기에 임했다.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은 기본적으로 포백 시스템을 유지했지만,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공격진을 보유한 그들의 재능을 마음껏 활용하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전술을 선보였다.
 
기존의 3명의 미드필더가 중원을 누비는 형태라면 이날 아르헨티나는 다른 형태를 보여줬다. 하비에르 마스체라노가 포백 바로 위에서 수비적인 임무를 수행했으며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은 공격과 수비의 연결고리이자 조율사로 경기에 나섰지만, 또 한 명의 미드필더 중 앙헬 디 마리아를 측면 자원으로 기용됐다.
 
공격진은 카를로스 테베스- 곤살로 이과인- 리오넬 메시로 이어지는 3톱을 내세웠으며 메시에게 쳐진 공격수로서 중앙과 오른쪽을 오고 가는 자유로운 움직임을 주문했다. 이는 메시가 활동량이 좋은 만큼 2선까지 내려와 미드필더진에 힘을 싣게 하고자 한 마라도나의 비책이었다.
 
수비진은 에인세, 왈테르 사무엘, 마르틴 데미첼리스, 호나스 구티에레스가 나왔는데 오른쪽 측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구티에레스가 측면 미드필더로 올라갈 때는 에인세가 쓰리 백의 왼쪽 중앙 수비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그럼에도, 아르헨티나는 창 끝이 무딘 모습을 보여주며 기대 이하의 공격력과 경기력으로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우선, 이날 아르헨티나의 미드필더진은 압박이 전혀 없었다. 그들은 베론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마땅한 공격 루트를 마련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마스체라노와 중앙 미드필더로 경기에 나서는 베론은 패스 능력이 뛰어난 만큼 공을 배급하면서 경기를 조율한다. 이날 경기에서 베론은 몇 차례 공격의 흐름을 끊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뛰어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자신의 진가를 어느 정도 발휘했다. 또한, 전방 선수들에게 연결해준 패스는 여전히 일품이었다.
 
그러나 정작 베론이 막힌다면 중원에서 공이 배급되지 않는 만큼 아르헨티나의 공격진은 고립이 될 것이다. 또한, 노장인 베론이 상대의 압박을 완벽하게 이겨내며 중원을 장악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 이날 막시 로드리게스와 교체되기 전까지 총 8.621km를 뛴 베론은 활동량은 많았지만, 활동폭이 넓은 것은 아니었다.
 
참고로 이번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중원 장악력이 뛰어난 인테르의 에스테반 캄비아소와 올림피크 마르세이유의 루초 곤잘레스, 발렌시아의 에베르 바네가를 명단에서 제외했다. 만일 이들이 대회에 나섰다면 팀 공격의 중심 메시와 베론을 적절히 도우며 상대와의 중원 싸움에서 승리를 가져다줄 것이지만, 현실은 다르다.
 
한편, 날카로운 창을 바탕으로 막강한 공격진을 자랑한 아르헨티나였지만, 주전으로 경기에 나선 테베스와 이과인이 소속팀에서 보여준 활약에는 미치지 못하며 '메시 의존병'을 드러냈다.
 
이날 아르헨티나의 공격 전개는 메시를 활용한 2대1 패스는 훌륭했지만, 문전 앞에서 그를 뒷받침할 선수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몇 차례 기회를 놓쳤다. 또한, 메시를 막으면 또 다른 공격수가 득점할 것이라는 예측과는 달리 아르헨티나는 전적으로 메시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만일 상대 수비진이 메시를 지역방어 하면서 그의 시야를 좁힌다면 아르헨티나는 마땅한 득점 루트를 마련하지 못할 것이다.

과연,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가 경기력 회복에 나서며 통산 세 번째 월드컵 우승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 ⓒ FIFA 홈페이지 캡쳐]


 



박문수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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