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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커+] 그리스전, 오토대제의 전술을 간파하라

기사입력 2010.06.11 10:36 / 기사수정 2010.06.11 10:36

강승룡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승룡 기자] 전 세계인의 축제, 2010 남아공 월드컵이 드디어 개막한다.

이번 월드컵은 아프리카에서 열리는 최초의 월드컵으로 개막 전부터 상당한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와 함께 B조에 속한 대한민국은 12일 20시 30분 (한국시간) 넬슨 만델라 베이 경기장에서 그리스와의 첫 번째 대결을 벌이게 된다.

대한민국의 첫 상대인 그리스는 유로2004 우승을 기점으로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 유로 2008 3전 전패 등 메이저 대회 성적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월드컵 조추첨 이후 가진 세 차례의 평가전에서 1무2패로 부진을 면치 못했고, 월드컵을 앞두고 키르지아코스와 모라스와 같은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전력 손실까지 겹치면서 팀 분위기가 그다지 좋은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리스의 전력을 결코 과소평가해선 안될 것이다. 비록 유로2004 우승 당시와의 전력과는 많은 차이가 있으나, 유로2004 우승멤버를 비롯하여 클럽 대항전 등 유럽 무대의 경험을 가진 선수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어 쉬운 상대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그리스의 유로2004 우승을 이끌었던 오토 레하겔 감독이 현재까지 그리스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다는 점을 결코 간과해선 안된다.

레하겔은 그리스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기 전, 베르더 브레멘과 카이져슐라우테른의 감독으로 있으면서 분데스리가의 역사에 남을 수많은 업적을 쌓았다. 1981년 당시 2부 리그로 강등되어 있던 베르더 브레멘의 감독으로 부임한 레하겔은 14년간 브레멘을 지휘하면서 두 차례의 리그 우승과 두 차례의 FA컵 우승을 이끌었고, 1992년 컵위너스컵 우승으로 유럽 제패에 성공하면서 브레멘을 분데스리가의 명문팀으로 성장시켰다.

당시 레하겔의 제자였던 토마스 샤프는 1999년 브레멘의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레하겔의 지도방침을 계승하였고, 2004년 네 번째 리그 우승을 달성한 이래 분데스리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며 레하겔이 이뤄낸 '명문팀'의 이미지를 부활시키는 데 성공했다.

레하겔은 1996년 2부 리그의 카이져슐라우테른의 감독을 맡아 1부 리그로 승격시켰으며, 1부 리그로 갓 승격한 1997/98시즌에 카이져슐라우테른을 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분데스리가 역사에 길이 남을 진기록을 세웠다. 그리스 대표팀 감독직에 오른 2001년까지 카이져슐라우테른의 지휘봉을 잡았던 레하겔은 2006 독일 월드컵 득점왕을 차지했던 미로슬라프 클로제라는 스타를 발굴하기에 이른다.

유로2004에서의 그리스의 우승은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놨던 사건이었다.

레하겔은 강력한 수비축구를 통해 '이기는 축구'를 구사했고, 이러한 레하겔의 전략에 강팀들은 한계를 느끼며 줄줄이 짐을 싸야만 했다. 심지어 개최국 포르투갈마저도 그리스의 강인한 수비축구에 두 번이나 무릎을 꿇으며 홈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데 실패했다. 그리스의 우승을 통해 레하겔은 '오토 대제'라는 별명을 얻으며 그리스 국민의 영웅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유로2004 우승 이후 그리스의 성적이 하락세를 걷고 있었음에도, 그리스 축구협회는 오히려 레하겔과 계약 연장을 성사시켜 9년째 그에게 그리스 대표팀의 지휘봉을 맡기고 있다. 이것은 그리스 축구협회가 레하겔이 오랜 기간 동안 쌓아온 역량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축구협회의 신임을 받은 레하겔은 강호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는 유럽 예선을 뚫고 그리스를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킬 수 있었다.

비록 그리스가 평가전을 통해 단점을 많이 노출했고, 주전 선수의 부상으로 인한 손실이 발생하긴 하였으나, 한국 또한 수차례의 평가전에서 여러 단점이 노출되었고, 곽태휘의 부상을 비롯하여 몇몇 선수가 제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으로 그리스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게다가 레하겔은 오랜 감독 경험을 통해 다양한 전술 변화로 상대를 공략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기에, 최근의 평가전 결과만 가지고 그리스를 상대한다면 순간적인 실수가 뼈아픈 결과를 낳을 가능성도 상당하다.

대한민국과 그리스의 B조 첫 경기는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양 팀 모두 승리가 절실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경기이다. 우리가 간절하게 그리스전에서 1승을 바라듯이, 그리스 또한 16강 진출을 위해 필사적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다.

더군다나 그리스는 감독 경험과 업적이 매우 풍부한 레하겔이 오랜 기간 동안 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다. 월드컵과 같은 큰 대회에서는 선수의 기량 못지않게 감독의 역량 또한 승부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리스전 승리를 위해서는 게카스나 카라구니스와 같은 핵심 선수에 대한 대비 못지않게 레하겔의 전술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그에 따른 대비가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겠다.

[사진 =오토 레하겔의 지휘하에 유로2004 우승을 차지한 그리스 대표팀, 출처ⓒ UEFA 공식 홈페이지]



강승룡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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