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창수] 지금도 선두와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프로 야구는 지난 어느 해보다 많은 기록과 사랑을 팬들에게 받았다. 그리고 그 종점에 이르어 시즌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MVP 수상자에 대해 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다.
MVP는 말 그대로 그 시즌에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메이져리그에는 사이 영상이 있어 투수와 MVP가 타자가 나누어 받는 인식이 짙지만(메이져 리그도 MVP를 투수가 받을 수는 있다. ) 한국 프로야구는 그 시즌의 최고의 선수 한명에게만 MVP의 자격을 준다.
지금 투수와 타자 부분의 개인 타이틀을 보면 두명의 선수가 양분을 하고 있다. 바로 류현진과 이대호이다. 류현진은 방어율과 다승 그리고 탈 삼진에서 다른 투수들을 앞도하고 있고 이대호는 홈런 타율 타점에서 다른 선수들 보다 높은 자리를 차지 하고 있다. 두 선수들 다 선동렬 이만수라는 전설적인 선수들에 이어서 트리플 크라운을 노리는 선수들이다.
기자들은 누구의 손을 들어 줄것인가? 너무 어려운 선택이지만 이제 두 선수중에서 한명의 손을 들어줄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올 해는 전문가들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투고타저의 시즌이다. 장원삼 한기주 같은 좋은 신인 투수들이 나타났고 기존의 손민한이나 문동환, 오승환 역시 꾸준한 투구를 보여줬으며 이혜천이나 박준수 같은 깜짝 스타들도 타자들을 강하게 압박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선수는 류현진이다. 20살도 되지 않은 고졸 투수인 그는 투수가 보여 줄수 있는 모든 것을 올 시즌에 다 보여 주었다.
두 번 정도의 선발이 남아 있는 그는 운이 따라 준다면 20승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고 200이닝에 6과 2/3 만 남았으며 200 탈삼진에도 겨우 4개만을 남기고 있다. 또한 6번의 완투와 한 번의 완봉을 기록하였고 다시 말하지만 방어율, 다승, 탈삼진에서 그에게 역전을 기대하기 힘들 정도로 다른 투수와의 격차를 멀찍이 벌여 놓았다.
투고타저의 시즌에서 이렇게 앞도하는 투수는 선동렬, 최동원 좀 더 멀리가면 장명부, 프로 원년의 박철순 정도로 손이 꼽힐 정도의 대단한 기록이다. 더군다나 류현진은 고졸 신인이다. MVP를 타지 못한다면 이상할 정도의 기록이다.
지금 류현진의 MVP수상에 가장 큰 라이벌은 롯데의 이대호이다. 그 역시 홈런, 타점, 타율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그의 트리플 크라운 역시 대단한 기록이다. 이만수 이 후에 처음 나오는 진기한 기록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가 시즌 막판까지 기록 관리를 잘해 삼관왕을 기록한다고 해도 그의 기록에는 무언가 2%로 부족하다는 인상을 지우기는 힘들다.
기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강타자의 기준인 3할 30홈런 100타점을 볼 때 이대호는 이 기준에 타율을 제외하고는 30개의 홈런과 100타점에는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투고타저의 시즌임을 가만한다고 해도 지금의 25개의 홈런은 1995년 김상호의 25개 홈런 이후에 10년 만의 최저 홈런 숫자이다. 타점 역시 1지금의 이대호의 84타점은 1994년 양준혁의 87타점을 기록했음을 가만하면 너무나 아쉬운 숫자임에 틀림없다.
반면 류현진의 기록은 200이닝 이상을 던지고 방어율 타이틀을 기록한 선수로 보자면 82년 박철순의 224이닝 1.84 , 86년 선동렬 262 2/3이닝 0.99 그리고 92년 염종석 204이닝 2.33 이후에 단 네명 뿐인 대단한 기록이다. 또한 이러한 성적들을 앞세워 시즌 내내 괴물 투수 류현진이라는 이름으로 온갖 매스컴을 시즌 내내 뜨겁게 달군 선수도 류현진이다.
팀 성적을 본다해도 한화는 4강에 안정권으로 보여지지만 롯데는 한달전 부터 시즌을 접었다. 한화의 4강의 가장 수훈 선수이자 일등공신을 꼽자면 입을 모아 류현진이라고 하지만 팀의 4번 타자로서 호세의 가세에도 불구하고 지난 해의 5위보다 못한 7위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한다면 이대호에게도 트리플 크라운이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면죄부는 쉽게 줄 수는 없는 상황이다.
반면 이대호 보다 요즘들어 급상승하고 있는 오승환에게 이대호보다는 좀 더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는 상황이다. 심정수의 부상과 중심 타자들의 크고 작은 부상으로 타선에 도움을 받지 못하고 시즌을 보내야 했던 삼성은 투수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했고 그 중심에는 권오준 - 오승환으로 이어지는 막강 뒷문이 있었다. 그 부분에서 오승환은 WBC에 이어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삼성을 여유있는 선두의 자리에 있겠끔 만들었고 본인도 진필중이 갖고 있는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우고 아시아 기록에 도전하는 상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정재훈, 박준수, 구대성 같은 선수들의 마무리의 선전도 돋보이지만 오승환의 성적은 눈부실정도이다.
누군가는 MVP의 트로피를 들어 올릴 것이다. 그가 누가 될 지는 기자들의 손에 달려 있다. 누가 시상식장에서 웃을 수 있을 것인가? 한가지 분명한 것은 류현진이 가장 선두에 서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