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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임신하고파"…'농염주의보' 박나래, 거침없는 개그 열정[엑's 현장]

기사입력 2019.10.23 17:45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방송인 박나래가 '농염주의보'로 국내 최초 여성 스탠드업 코미디에 도전한 소감을 밝혔다.

19금 입담으로 화제를 모은 박나래의 ‘농염주의보’가 지난 16일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 190국에 동시에 공개됐다.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공연을 영상화한 것으로 어디에도 공개되지 않은 박나래만의 비방용 이야기가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코미디 스페셜이다. 스탠드업 코미디란 무대에서 마이크 하나에 의지해 말로 관객을 웃기는 코미디다.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블루스퀘어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기자간담회에서 "지난주 수요일에 오픈했는데 다행히 은퇴하지 않고 방송을 계속하게 돼 너무 다행"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나래는 "개그맨들도 여러 타입이 있다. 난 콩트를 주로 했는데 '농염주의보'로 스탠드업 코미디에 처음 도전했다. 쉽지는 않았다. 작년 겨울에 3년 뒤에 회사 측과 내 이름을 건 쇼를 해보면 어떨까 했다. 3년 뒤가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 몰랐다. 좋은 기회로 넷플릭스와 얘기가 돼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정말 많이 부담됐다. 잘하는 분야도 아니어서 많은 스탠드업 코미디를 보며 공부하고 준비했다. 우스갯소리로 너무 세서 은퇴할까봐 걱정했다고 했지만 그것 보단 재미가 없을까봐 공포심이 들었다. 100점 중에 50점을 주고 싶다.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 나머지 50점은 더 채울 수 있을 거란 욕심이 생긴다"라고 고백했다.

박나래는 그동안 어디에서도 공개하지 않은 아찔한 첫 경험 이야기뿐만 아니라 비밀스러운 연애 비법, 실제 경험담 등을 화끈하게 털어놓았다. 지난 5월 서울 공연을 통해 첫 선을 보인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티켓 오픈 5분 만에 2,500석이 매진됐다. 이후 부산, 대구, 전주 등 지방 공연에서도 전석 매진되며 흥행하며 인기를 끌었다.

​박나래는 성을 주제로 삼은 이유에 대해 "많은 분들이 블랙 코미디, 디스, 풍자라고 많이 생각하는데 내 생각에는 본인이 가장 편하고 재밌게 할 수 있는 소재를 갖고 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았다. 난 정치는 전혀 모르고 누굴 디스한다거나 풍자하는 건 전혀 못 한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뭘까, 방송에서 못한 것, 국가가 날 막은 것은 뭘까 생각했을 때 '아 이거다' 싶었다. 시대와 잘 물려 개그를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제약이 많더라. '코미디빅리그'의 '마성의 나래바' 코너도 막을 내려 아쉽다. 대한민국의 연예인으로서 성적인 얘기를 이렇게 쿨하게 할 수 있는 자리가 없던 것 같았다. 내가 한 번 해보자 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해줬지만 은퇴를 안 해 다행이다. 넷플릭스의 PD님이 많이 편집했더라"며 웃었다.

박나래는 "넷플릭스와 스탠드업 코미디를 좋아하는 분들은 오히려 약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내가 나온 방송의 리뷰를 가끔 찾아보는데 '농염주의보'는 대중의 반응이 궁금하더라. 이번에는 완전히 호불호가 갈리는 내용이다. 어떤 분들은 이미 더 센 이야기가 많은데 이와 비교해 약했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 다른 분들은 59금, 190금, 69금이라고 말하는 분들이 참 많다. 난 개인적으로 조금 더 가도 됐지 않을까 했다. 공연을 준비하기 전에 굉장히 많은 리허설을 했다. 첫 리허설이 기억에 남는다. 회사 공연장에서 방송국 관계자들, 작가, PD들을 모아놓고 했는데 너무 세다고 느끼는 주제가 있고 약했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더라. 그 센 이야기가 좀 빠졌다. 조금 아쉽긴 하지만 다음 공연이 있다면 조금 더 세게 할 수 있지 않나 한다"라고 털어놓았다.

박나래는 "공연을 올리는 순간까지도 대중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고민했다. 예전에 '비디오스타' 때 전유성, 이홍렬 선배님이 나와 내 개그를 살짝 보여줬다. 5공 때였으면 끌려간다고, 여기 있는 관계자들까지 끌고 간다며 위험한 개그를 하고 있다고 굉장히 놀라더라. 내가 시대를 잘 만났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성적인 얘기를 할 때 어디까지 받아줄 수 있을까 한다. 개그는 주관적이라 모두 웃길 수 없지만 찡그리는 누군가가 있다면 피해야 한다고 생각은 했다. 그래도 확실한 건 첫 리허설을 한 뒤 대중의 반응을 어느정도 아는 방송국 관계자들이 조금 더 세도 될 것 같다고, 요즘은 다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해줘 용기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공연 마지막 날 방송 촬영을 한다고 해서 마지막 날 온 관객은 거의 귀를 씻고 갔다. 내가 생각해도 원색적인 단어, 쌍욕, 비속어, 안 해도 될 이야기까지 더 많이 했다. 회를 거듭하며 웃어주는 걸 보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박나래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거침없는 입담을 자랑했다. 그는 "14년 차 개그맨인데 아직도 내 개그에 대한 의문점이 있다. 이게 웃길까 하는 건 모든 개그맨들의 숙명이다. 뚜껑을 열기 전까지 모른다. 스탠드업 코미디는 더 의문점이 들었고 자신감이 많이 없었다. 공연을 하고 나서 이것도 하면 되는구나 했다. 내 인생의 모토가 안 된다고 하지 말고 될 때까지 하자인데 잠시 잊고 있었다. 그래도 내가 믿고 있는 걸 끝까지 밀고 나가니 관객들이 알아준다. 굉장히 뿌듯하고 한 번 더 공연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번 공연은 잘할 수 있는 거로 치트키를 썼다. 다음 공연에서는 아예 다른 주제로 하고 싶다. 그래서 빨리 임신했으면 좋겠다. 아직 못해봐서 그 얘기를 하면 재밌을 것 같다. 다음에는 더 색다른 주제로 웃기지 않을까 하는 욕심이 생겼다"라고 말해 주위를 웃겼다.

여성 코미디언으로서의 솔직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요즘 SNS에 옛날의 재밌는 예능 짤이 많이 올라오더라. 며칠 전에 '무한도전' 예능총회 짤을 봤다. 그때 다룬 주제 중에 하나가 여성 예능인의 부재였다. 불과 3, 4년전이다. 김숙 선배와 촬영했는데 그때 얘기한 걸 뛰어넘을 정도로 이영자, 송은이 선배님, 친구 장도연 등 너무 많은 여성 예능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그 흐름에 내가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곰곰이 생각하면 사실은 생각보다 많이 어려운 점은 없던 것 같다. 대중이 볼 땐 여성 예능인의 활동이 많이 없었을 수 있다. 어려운 점이 있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는데 생각보다 여자 남자로 프레임을 안 씌우고 똑같은 예능인으로서 보기 때문에 현장에서 힘든 점은 없었다. 더 많은 여성 연예인이 수면으로 올라왔으면 한다. 재밌는 친구들이 많은데 무대가 없다. 악플은 아니지만 '여성 연예인들의 부재라고 하냐. 재미가 없어 안 나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세게 다가왔다. 가슴이 아픈데 비난처럼 느껴지진 않았다. 안 웃긴게 아니라 못 웃긴친구들이 많아 분명 빛을 볼 기회가 올 거로 생각한다. 공개 코미디가 분위기가 좋지 않지만 이 친구들이 공개 코미디를 많이 하고 기회를 가져갔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넷플릭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넷플릭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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