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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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현, 프라이드 '천하장사' 이제부터 시작이다!

기사입력 2006.09.11 09:13 / 기사수정 2006.09.11 09:13

김종수 기자


프라이드 데뷔전 가진 이태현 아쉬운 패배

[엑스포츠뉴스=김종수 기자] 10일 일본 사이타마 수퍼아레나에서 벌어진 프라이드 무제한급 그랑프리 결선 대회 헤비급  원 매치에서 히카르도 모라이스(브라질·Ricardo Morais)를 상대로 데뷔전을 가진 '모래판의 황태자' 이태현(30, 팀이지스)이 비교적 선전을 펼쳤으나 부상으로 기권하며 첫 경기를 아쉽게 마쳤다.

비록 무대는 다르지만 최홍만에 이은 또 다른 천하장사 출신 스타선수의 격투기무대진출로 많은 화제를 모았던 경기였지만 아직은 신인으로서의 한계를 절감하며 다음 경기를 기다리게 되었다.

프라이드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선수 중 손꼽히는 네임밸류를 가진 선수의 경기인지라 언론과 팬들의 관심은 무척 높은 편이었다. 때문에 경기내용과 결과를 놓고 팬들과 각 매체에서는 여러 가지 의견들이 분분하다.
과연 우리의 '천하장사'의 이번 경기내용이 어땠는지 긍정적인 부분과 아쉬운 부분에서 각각 다른 시각으로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긍정적인 부분

일단 남제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을 만큼 엄청난 카드들이 즐비했던 이번 대회에서 데뷔전을 치렀다는 자체가 어느 정도는 득이다. 크로캅, 바넷, 노게이라, 실바, 세르게이, 아로나 등 효도르를 제외한 거물급 선수들이 총출동한 이번 대회 무대는 아무나 설 수 없는 것으로 그것도 일본인이 아닌 동양인으로서 데뷔경기를 가졌다는 것은 앞으로의 행보에 큰 경험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비록 씨름선수출신으로 거구들과 몸을 맞대는 룰에는 익숙했다 하더라도 생소한 링이라는 무대에서 타격과 그라운드공방전까지 감수해야 했고 국내씨름경기장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관중들이 모여서 뿜어내는 함성은 아무리 이태현이 백전노장이라고 하더라도 처음부터 익숙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일단 프라이드 무대의 링을, 그것도 손꼽히게 큰 대회를 경험했다는 자체는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씨름을 통해 수없이 많은 경기를 가진 이태현이라면 많은 것을 몸으로 느꼈을 것이라 보인다.

일단 많은 팬과 언론에서 예상한데로 이태현은 테이크다운에 있어서만큼은 전문가였다. 경기 초반 펀치쇄도에 이은 클린치로 상대에게 허리를 빼앗기고도 링 줄을 등지며 균형을 잡아 넘어지지 않았다. 어디 그뿐인가 곧바로 모라에스를 넘어뜨린 이태현은 적극적으로 파운딩을 시도하는가 하면 그 뒤 계속해서 벌어진 테이크다운 공방전에서도 모라에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수차례 탑 포지션을 차지했다.

비록 상대가 노게이라나 아로나 등 정상급 마스터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주짓수를 베이스로하는 선수에게 첫 경기에서 보여준 기량은 역시라는 찬사가 나오기에 충분했다.

아쉬운 부분

냉정히 말하면 테이크다운과 몸싸움 등 경기 전부터 예상되었던 기존의 강점 등을 제외하면 다른 부분에서는 모두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체력, 타격능력, 그라운드 대처능력 등에서 상당한 문제점을 노출하며 너무 빠른 데뷔전이었다는 질타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상대가 프라이드 전적이 2패밖에 되지 않는 곧 불혹을 앞둔 노장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불만족스러운 경기내용이라고 할 수도 있다. 빠른 데뷔가 경험 면에서는 득이 될 수 있다하더라도 자칫 자신감이라도 상실하게 되면 그에 못지않게 실도 많을 전망이다.

일단 이태현은 탑 포지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어야 한다. 타격 등 다른 부분에서는 아직 많은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지라 주특기인 테이크다운을 통해 유리한 자세로 들어갔을 때 좀 더 침착하게 상대를 공략하지 못한 게 아쉽다.

탑 포지션을 잡고도 확실한 마운트를 차지하지 못한 채 어정쩡한 자세에서 서로 잔 주먹만 주고받다가 경고를 받는가 하면 어설픈 암바시도를 하다가 스윕을 당하며 사커킥을 얻어맞기도 했다.

물론 생소한 링이라는 무대에서 몸이 굳어져 평소에 연습한데로 잘되지 않았겠지만 말이다.
아쉬움을 표현하는 팬들 역시 이러한 부분들을 꼬집으며 너무 데뷔전이 빨랐다는 의견들이 많은 편이다.

'tgvrso'라는 아이디를 사용한 한 네티즌은 "말 그대로 한 달 연습한 결과를 보여준 경기내용으로 테이크다운이야 원래 잘하는 씨름 기술을 활용한 것이고 정작 보고 싶었던 펀치와 킥은 제대로 사용 못 한 것 같다"며 "왜 한 달 연습만으로 데뷔전을 치렀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나름의 대안까지도 제시해보는 'darkblue027'라는 아이디의 한 격투기 팬의 말은 앞으로 이태현 선수의 행보와 함께 귀담아 생각해 볼 만하다.

"실망도 가능성도 공존하는 경기였습니다. 다만, 현재만을 놓고 보았을 때 격투기 기반이 부족한 국내에서의 효율적이지 못한 훈련은 아무래도 큰 발전을 이끌어내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 급에 맞는 스파링 상대와 연습도 같이하고 앞서가는 훈련방법에 의한 트레이닝이 한국의 천하장사 이태현 선수의 장래를 결정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데니스 강 선수가 아메리칸 탑 팀으로 옮기고 실력이 급상승한 점은 분명 주목할 만합니다. 힘들고 어려움이 있더라도 탑 클래스의 팀으로 옮겨 본무대에 맞는 실력향상을 쌓기를 바랍니다."

이태현이라는 높은 이름값을 감안했을 때는 아쉬운 점이 더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충분히 긍정적인 부분도 있는 만큼 오늘의 경기를 거울삼아 잘 준비를 마쳐 다음 경기에서는 더욱 나아진 경기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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