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채정연 기자] 준플레이오프는 '박병호 시리즈'였다. 가을에 약하다는 이미지를 깨뜨리며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키움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0-5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선발 최원태가 1이닝 만에 강판됐으나, 무려 불펜 8명을 가동해 LG를 막아냈다.
공격의 중심에는 박병호가 있었다. 1차전 9회 초구 끝내기 홈런으로 키움에 포스트시즌 첫 승을 안긴 그는 2차전 8회 추격의 투런을 터뜨리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4차전 또한 1회 솔로포를 가동했고, 공격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멋진 점프 캐치로 LG의 흐름을 끊으며 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박병호는 "어제 경기 지면서 분위기가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 역전을 당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중요한 순간마다 점수를 내며 이길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병호가 홈런을 친 경기는 모두 키움의 승리로 이어졌다. 그는 "홈런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요소인데, 중심타자로서 가을야구 때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올해는 좋은 성적으로 팀이 이길 수 있어 좋은 시리즈였다"고 말했다. 수비에서도 제 몫을 해낸데 대해서는 "수비에 좀 더 신경을 많이 썼다. 좌타자가 많고 1루 강습 타구가 많이 오는데 흐름을 끊을 수 있었다. 수비에서 더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정규시즌 홈런왕이지만 유독 가을에 약하다는 인상이 짙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로 확실히 오명을 벗은 박병호다. 그는 "가을야구 때 잘해본 적이 처음이라 그저 좋았다. 매번 성적이 안 좋았다가 이번에는 이기는 경기마다 좋은 타구들이 나와줘서 모처럼 웃을 수 있는 시리즈였던 것 같다"며 웃었다.
앞으로 치를 플레이오프에서는 SK를 만난다. 지난해 키움의 가을을 닫는 아픔을 준 팀인 만큼, '복수혈전'을 앞두고 있다. 박병호는 "SK가 나오는 선발들, 중간 투수들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 실투가 나오지 않게 던질거고 나도 거기에 맞춰 타격을 해야하는데, 홈런이 나오면 좋겠지만 경기 전에는 상황에 맞게 타격을 하는 게 첫번째 같다. 그 부분에 많이 신경쓸 것 같다"고 전했다.
좋은 팀 분위기와 경험을 쌓은 젊은 선수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박병호는 "후배들에게 한 마디도 안 했다. 분위기가 좋았다. 어린 선수들이 긴장을 하지 않았고 보면 알다시피 잘하는 어린 선수들이 많다. 굳이 말 안 해도 알아서 잘하고 있었다. 나 뿐만 아니라 모두가 정규시즌보다 더 소리 크게 응원했다. 그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이뤄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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