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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 김연지 "가수→뮤지컬 데뷔, 더 빨리 시작할걸"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19.10.10 10:37 / 기사수정 2019.10.10 10:39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호화롭고 럭셔리한 삶을 사는 왕족 뒤에는 집 없고 배고픈 무수한 서민들이 있다. 프랑스 궁정 절대 권력의 한가운데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김소현, 김소향)가 있다면, 그 대척점에는 마그리드 아그리노가 존재한다. 가난과 궁핍으로 분노에 가득 차 마리 앙투아네트의 얼굴에 샴페인을 끼얹는 마그리드 아그리노는 타이틀롤인 마리 앙투아네트 못지않게 인상을 남긴다.

씨야(seeya) 출신 가수 김연지가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마리 앙투아네트'에서 마그리드 아르노 역으로 뮤지컬에 데뷔했다. 첫 작품이지만 존재감을 발산한다. 그는 "너무 감사하다. 부족한 부분이 많겠지만 행복한 고민을 하는 것 같다"라고 털어놓았다. 

"우려한 것과 다르게 좋은 피드백을 많이 받아서 너무 다행이에요. 마그리드는 굉장히 크고 임팩트가 강한 역할이어서 데뷔작으로 하기엔 부담스러웠어요. 마리 앙투아네트가 오해에 휩싸인 사실을 풀어내고 이야기하는 인물이 마그리드이기 때문에 마리 앙투아네트를 잘 드러나게 해줘야 하거든요. 그래서 부담이 컸지만 열심히 최선을 다해 연습했어요. 연출님을 비롯해 모든 분들이 다 도와줘 성황리에 아무 탈 없이 잘 올릴 수 있는 것 같아요. 행복하게 무대에 서고 있습니다."

마그리드 아르노는 극적 갈등을 위해 만들어진 허구 인물이나 민중을 대표하는 캐릭터다. 마리 앙투아네트와 대척점에 서 프랑스 혁명을 주도, 극의 주축을 이룬다. 말미에는 마리 앙투아네트와의 관계에 있어 반전의 키도 보여준다.

"긴장감, 분노 모든 게 들어간 역할이어서 에너지 소모가 크더라고요. 평소에는 김연지로 살다가 마그리드를 불러오는 게 힘들긴 해요. 들어가기 전에 어떤 감정인지 생각하고 최대한 집중하려고 노력하죠. 마그리드의 감정을 느끼지 않고 들어가면 안 그래도 연기를 잘하지 못 하는데 어색하게 할 것만 같거든요. 그래서 첫 등장 때는 매번 긴장해요."

김연지의 뛰어난 가창력은 씨야 시절부터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연기 면에서는 아직 덜 무르익었지만 왜 뮤지컬을 더 일찍 시작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큰 역할을 무리 없이 소화해낸다.  

"아무래도 가수로 시작했기 때문에 두려운 것도 있었고 발성적인 부분도 뮤지컬적으로 배워야 할 것 같았거든요. 연기는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많이 부족하지 않을까 했어요. 노래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서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선뜻 다가가기까지 시간이 걸렸어요. 지금은 뮤지컬을 조금 더 빨리 시작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망설이던 중 주위로부터 뮤지컬 진출에 대한 권유를 받았고 용기를 내 오디션에 임했다. 풍부한 성량이라는 강점을 지닌 만큼 '마리 앙투아네트' 제작진의 눈에 들어 인연을 맺었다.

"주변에서 뮤지컬을 해보면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얘기를 종종 해줬어요. 아 그래? 하면서 생각해보다가 뮤지컬을 시작해야 할 것 같더라고요. 오디션을 본격적으로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두려움이 있었어요. 아니나 다를까 가사도 틀리고 제대로 못 부르고 떨어졌어요. 두세 차례 경험하니 잘 덤빌 수 있을까 했는데 너무 좋은 기회로 주위에서 '마리 앙투아네트' 오디션을 보라는 연락을 받았어요. 처음에는 떨어졌는데 한 번 더 기회가 왔어요. 다시 오디션을 볼 수 있냐 해서 그때는 정말 기회일 수도 있겠다 싶었죠. 그 전 오디션보다 훨씬 열심히 연습했고 그렇게 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뮤지컬에 발탁이 된 뒤에는 연기 연습을 혹독하게 했어요. 체계적으로 배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힘들었지만 집중적으로 연습했죠. 뮤지컬이란 장르가 굉장히 매력이 많고 나와 잘 맞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잘 다져 해나가고 싶어요."

가수로 무대에 오르는 것처럼 뮤지컬 배우로 관객과 만날 때 기쁨과 희열을 느낀단다. 뮤지컬은 특히 동료 배우들과 함께 오래 연습하고 작품을 완성하는 장르이기에 의미가 더 남다르다는 그다.

"준비한 것을 무대에서 보여드렸을 때 기쁨과 희열이 있거든요. 가수와 장르는 다르지만 그런 건 비슷한 것 같아요. 다른 건 뮤지컬은 드라마와 노래가 같이 만들어져 볼거리와 들을 거리를 제공해주잖아요. 노래가 있어 감동을 더 주기도 하고 스토리가 가미돼 매력이 커요. 여러 사람이 모여 다 같이 한 작품을 만드는 메리트도 큰 것 같고요. 정말 많은 스태프와 배우들이 하나하나의 캐릭터를 잘 살려서 좋은 작품을 만들고 그 일원으로서 한 스토리를 만드는 무대가 흥미롭고 재밌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박지영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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