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은영 기자] 이동우가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은사를 만났다.
27일 방송된 KBS 1TV 'TV는 사랑을 싣고'에 이동우가 출연했다. 이동우는 "홍록기 방송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정말 좋았다"며 "방송이 끝나고 혼자 멍하니 생각을 했다. 내가 만약 저 프로그램에 나간다면 어떤 분을 만날 수 있을까 상상을 했다. 정말 딱 한 분이 떠오르더라. 너무 오랜 세월 뵙지 못한 분이라 꼭 의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동우는 "저한테 고교 시절 마임을 가르쳐준 김성구 선생님을 찾고 싶다"고 했다. 그는 "저는 가장 드라마틱하고, 제 인생 가장 소중한 터닝포인트는 고교 시절이다. 그런데 그분을 만나지 못했다면 고등학생 시절이 의미 있는 시절은 되지 못했을 거다. 마임 이상의 것을 가르쳐주신 선생님"이라고 설명했다.
이동우는 과거 개그맨 5명이 모여 결성한 틴틴파이브로 활동한 바 있다. 틴틴파이브는 5집까지 발매했는데, 이동우는 당시 인기에 대해 "당시 개그맨이 잠실에서 매머드급 단독 콘서트를 연다는 건 꿈에도 상상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번 만 오천명 정도의 관객이 왔다. 가수로는 태지급?"이라고 농담해 웃음을 안겼다.
이동우는 앞이 안 보이는 걸 알게 된 당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동우는 "2003년 12월에 결혼했는데 그러고 나서 100일 정도가 됐을까. 극장에서 넘어지는 건 다반사고, 운전 중에 중앙선을 침범하더라. 검사를 하러 병원에 갔는데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망막질환이 있다고, 그런데 실명한다고 하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동우는 "그 순간부터 지옥이 시작된 거다. 그래서 깨어 있는 게 너무 큰 공포였다. 차라리 잠들어 있는 게 가장 마음 편했다. 눈을 뜨면 바로 술병을 들었다. 눈을 뜨는 게 너무 싫었고, 숨을 쉴 수가 없었다"며 "아내한테 폭군처럼 닥치는 대로 집어던지고 말도 못했다. 어떻게 그걸 다 받아줄 수 있을까. 아내는 '그러지 마. 제발 그러지 마'라고 한 번도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동우는 망막색소변성증을 진단받은 뒤, 이를 숨긴 채 방송 활동을 이어나가기도 했다. 작가나 PD들로부터는 "방송 하기 싫어서 그런 거냐"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이때 이동우의 병을 알아차린 것은 소유진이었다.
이동우는 "소유진이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 갔는데, 소유진이 눈치를 딱 챘다. 문이 열려 있는데 내가 문고리를 잡고 열려 하는 걸 봤다. 또 원고를 제가 너무 못 읽고 계속 같은 줄만 읽고 하니까"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동우는 이어 "저한테 얘기 안 하고 어느 날 글자 크기를 키운 원고를 저한테만 주더라. 얘가 많이 알고 있구나 싶어서 소유진에게 털어놨다. '너만 알고 있어 줄래'라고 하고 병을 얘기했다"며 "그 전부터도 저를 참 잘 챙기던 후배였는데, 그날 이후로는 거의 헌식적으로 제 일을 돕고 힘을 줬다"고 덧붙였다.
이동우는 "계원예술고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유진이에게 정말 감동받았던 건 어느 날 CD를 건네주더라. 읽고 싶은 책이 뭐냐고 물어봤었는데, 그걸 전부 녹음해서 준 거다. 자기 목소리로"라고 말했다.
이동우는 선생님과 함께한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그야말로 그 시간은 신비로운 마술과 같은 시간이었다. 아마 제 눈빛이 당시에 많이 빛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그리던 아빠의 모습, 내가 듣고 싶어 했던 모든 얘기를 해준 큰 형, 이런 것들을 선생님에게 투영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동우는 추억이 깃든 놀이공원에서 선생님을 만났다. 이동우는 "선생님 진짜 보고 싶어요"라고 말했고, 이를 곁에서 지켜보던 김동구 선생님은 "이동우 이놈. 보고는 싶더냐?"라고 말했다. 이동우는 그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주저앉고 오열했다.
두 사람은 장소를 옮겨 이야기를 나눴다. 김성구 선생님은 이동우는 어떤 학생이었냐는 질문에 "이동우가 발표하는 순간 다른 애들과 달랐다. 얘가 방송 쪽으로 안 갔으면 마임 쪽으로 끌고 갔다"고 말했다. 이동우는 "오만함이 있었다. 선생님이 날 좋아하는 걸 느꼈다"고 했다.
김성구 선생님은 이동우의 시력 상실 소식을 들은 뒤의 심정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도 "멀쩡한 눈 가진 사람보다 특권이 하나 있는 건 자신이 원하는 걸 머리에 그려볼 수 있을 것 같더라"고 했다. 이에 이동우는 "아까 선생님이 뒤에서 말씀하셨다. 너 앞으로 더 뚜렷하게 상상하면서 살면 돼'라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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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기자 y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