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채정연 기자] 임창용보다도 빨랐다. LG 트윈스 고우석이 만 21세의 나이로 최연소 시즌 30세이브 고지에 올랐다.
LG는 1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팀간 16차전에서 4-1로 승리했다. 1점 차로 뒤쳐졌던 LG는 9회 페게로의 동점타, 유강남의 역전 3점포로 연패를 마감했다.
이날 승리는 연패를 끊어낸 것 뿐 아니라 LG에 또 다른 의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마무리 고우석(만21세 1개월 7일)이 98년 임창용(만22세 3개월 8일)을 넘어 최연소 시즌 30세이브 금자탑을 쌓았다.
고우석은 2017년 입단 때부터 LG의 차기 마무리감으로 꼽혔다. 그러나 올 시즌 초 정찬헌의 부상 이탈로 생각보다 빨리 마무리 보직을 맡게 됐다. 150km/h를 쉽게 넘나드는 직구를 앞세운 고우석은 단숨에 리그에서 손꼽히는 마무리로 올라섰다. LG가 상위권 성적을 내며 세이브 갯수도 따라왔고, 시즌을 마치기 전 30세이브 고지까지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김용의가 챙겨준 30세이브 공을 든 고우석은 차분했다. 그는 "마음이 덤덤하다. 20세이브 후 세이브 숫자에 연연하지 말자고 생각했더니 기쁘지만 정말 덤덤하다"고 말했다. 오히려 "팀이 연패를 끊을 수 있어서 기뻤다. (유)강남이 형 스리런으로 이길 수 있어서 좋았고, 또 편하게 세이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지만 단단한 직구를 앞세운 고우석은 이미 임창용, 오승환 등 리그를 평정했던 선배 마무리들과 함께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기분은 좋지만 비교대상이 되기에는 아직이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부끄럽기도 하고 낯도 뜨겁다"며 고개를 저었다.
30개의 세이브 중 고우석에게 가장 깊이 남은 세이브는 어떤 것일까. 그는 "아무래도 첫 세이브가 많이 생각난다 또 두번째 세이브를 올릴 때 1점 차 위기 상황이었는데 변화구로 삼진을 잡았던 기억이 난다. 거기서 강남이 형이 변화구 사인을 낼 줄 몰랐는데, 삼진을 잡으며 자신감이 생겼다. 강남이 형에게 정말 고맙고, (이)성우 선배님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유강남 또한 고우석에 대해 "믿음직스럽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규시즌 더할 나위 없는 활약을 보여준 고우석은 이제 포스트시즌을 바라본다. '엘린이' 출신인 만큼 LG의 가을야구를 향한 설렘과 기대도 남다를 터. "순위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 고우석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겠다. 시즌 마지막 경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다. 불 안 지르고 잘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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