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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백] 두산, 어린이날 쌍둥이 잡으면 '시즌 농사 OK'

기사입력 2010.05.05 02:09 / 기사수정 2010.05.05 02:09

이동현 기자

[엑스포츠뉴스=이동현 기자] 매년 어린이날에 잠실 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이른바 '잠실 라이벌전'은 어린이 팬들을 위한 경기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경기 일정을 확정할 때 어린이날 두산-LG전을 거의 고정적으로 편성하는 것은 서울의 어린이 팬들이 두산과 LG 중 어느 팀을 응원하든 잠실 야구장을 찾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어린이날을 끼고 벌어지는 잠실 라이벌 매치가 양 팀의 시즌 전체 농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경우가 최근 상당히 많았다는 사실이다. 5월 초순 두산-LG 맞대결과 관련해 좋은 기억을 많이 남긴 건 확실히 두산쪽이었다.

2007년이 대표적이다. 2006시즌 4강 진입에 실패했던 두산은 2007년 시즌 초반에도 최하위권을 맴도는 부진을 보여 김경문 감독을 애타게 했다. 그러나 5월 4일부터 6일까지 주말 3연전으로 펼쳐진 LG와의 3연전이 두산의 승률 그래프를 우상향 곡선으로 반전시키는 계기가 됐다.

3연전 직전까지 꼴찌였던 두산은 LG전 첫판을 11-4, 두번째 판을 9-5로 낚아채며 탈꼴찌에 성공하더니 마지막 날 8-2로 또 승리를 챙기면서 단숨에 5위로 점프했다. 반면 LG는 첫날 패배로 2위에서 6위까지 내려앉더니 3연전이 전패로 끝나자 아예 꼴찌가 되고 말았다.

당시 LG는 김재박 감독과 FA 투수 박명환 등을 외부에서 영입하며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기에 이 3연전의 완패가 더욱 아플 수밖에 없었다. 두산은 LG전 3연승으로 기력을 되찾아 6월 이후 상위권으로 치고 오르는 발판을 마련했다.

2008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두산의 시즌 초반 성적표는 역시 중하위권이었다. 그런데 5월 3일부터 5일까지 토-일-월요일 3연전으로 편성된 LG전에서 '싹쓸이'에 성공한 것이 전환점이 됐다.

두산은 3연전 첫날 경기에서 각각 3타점을 뽑아낸 홍성흔과 채상병을 앞세워 16-4로 쾌승했다. 분위기가 살아난 두산은 이튿날 8-3 승리에 이어 어린이날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4-2로 또 이겼다. 6위였던 두산의 순위는 1승을 보탤 때마다 한 계단씩 올라 3연전이 끝나고서는 3위가 됐다.

첫판에서 대량실점하며 장독(杖毒)이 오른 LG는 두산전 3연패에 이어 SK에 세 판을 내리 졌고, 한화전 2연패를 추가해 5월 1일 롯데전 패배를 포함해 충격의 9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LG는 6위 이상으로 고개를 내민 적이 없었으니 어린이날 더비가 엄청난 충격파를 일으킨 셈이다.

LG는 2009년 로베르토 페타지니 등의 활약으로 어린이날 두산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 상대전적에서 수년째 열세를 보였던 두산을 상대로 3연전 전승을 거뒀으니 LG로서는 그야말로 통쾌한 승리였다. 특히 어린이날 경기에서 12-0으로 압승을 거둔 장면은 당시 LG의 상승 무드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러나 묘하게도 두 팀의 이후 분위기는 일반적인 예상과 정반대로 흘렀다. LG가 파죽의 8연승을 마치자마자 4연패로 돌아선 반면 두산은 LG전 연패에도 불구하고 이어진 14경기에서 12승2패라는 믿기 어려운 승률을 보이며 계속해서 상위권을 지키는 저력을 과시했다.

honey@xportsnews.com

[사진 = 2009년 두산 어린이날 이벤트 ⓒ 두산 베어스 제공, 2006년 LG 어린이날 이벤트 ⓒ 엑스포츠뉴스 이동현 기자]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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