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실패한 2019 시즌, 그러나 많이 배웠다."
전반기는 손아섭에게 고난의 시기였다. 전반기 92경기에서 2할9푼1리 6홈런 46타점. 지난해 86경기 3할5푼4리 15홈런 53타점의 활약과 거리가 한참 멀었다. 처음으로 맡은 주장의 무게감과 예상 밖의 부진이 겹쳐 손아섭의 발목을 붙잡았다.
장타력을 조금씩 되찾으며 자신의 스윙을 찾아가고 있다. 전반기 6홈런에 그쳤으나, 후반기 4홈런으로 두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1일 KIA전 멀티히트를 시작으로 6경기 연속 안타를 때리고 있다. 8월 중순 허리 부상으로 말소됐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더욱 야구에 매진 중이다.
손아섭은 "많이 힘들었다. 주장도 맡았고 많은 준비를 했는데도 시즌을 치러보니 부족한 부분만 보였다. 아쉽고 놓친 부분들이 보였을 때는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고 돌아봤다. 스스로에게 엄격한만큼 부진은 더욱 그를 늪으로 끌어당겼다. "시즌 초부터 스윙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흘러가 당황했다. 공인구 영향도 있겠지만 결국 내 스윙을 잃어버린 게 크다"며 자책했다.
꾸준함과 성실함으로 이름난 손아섭지만, 노력에도 결과가 따르지 않자 몸도 마음도 지쳐갔다. 그는 "경기도 안 풀리고, 팀도 지고, 스스로를 코너로 몰아넣다보니 지치더라.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스타일임에도 그랬다. 올 시즌이 유독 다른 시즌보다 길게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으면 부진 탈출이 더 빨랐을까. 그러나 손아섭은 "예전보다는 야구에 쿨(Cool)해졌지만, 결국 사람은 잘 안 변하더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단점이 많은 내가 1군에서 경기를 뛸 수 있던 것은 야구에 대한 집착 덕분"이라며 "내가 1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원동력이다"라고 말했다.
되돌릴 수 없는 부진은 아프지만 소중한 경험이 됐다. "올해는 실패한 시즌"이라고 냉정한 평가를 내린 손아섭은 "그러나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 이런 실패 속에서 찾고 얻을 수 있는 게 많다. 부족했던 부분들, 나아가야 할 부분들을 배우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롯데는 최하위권에서 시즌을 마무리 할 가능성이 크다. 손아섭은 여전히 응원을 보내는 팬들에게도 고개를 숙였다. 손아섭은 "팀적으로 생각지 못했던 만큼 상황이 좋지 않아 스스로 부담도 많이 됐다. 팬 분들께 죄송하다. 결과로 보여드려야 하는데 선수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시즌 끝까지 할 수 있는 부분을 다하고 싶다"고 힘주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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