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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리듬체조 일루션] 올 시즌도 '카나예바 천하'…적수가 없다

기사입력 2010.04.30 15:32 / 기사수정 2010.04.30 15:3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올 시즌, 리듬체조의 판도는 계속 '카나예바 천하'로 이어지고 있다. FIG(세계체조연맹)에서 주관하는 '리듬체조 월드컵시리즈 2010' 대회는 지금까지(4월 30일 기준) 총 5개의 대회가 개최됐다. 카나예바는 이 대회 중, 4개 대회에 출전해 압도적인 우위를 선보였다.

올 시즌, 리듬체조 월드컵 시리즈 시니어 대회는 곤봉이 빠진 줄과 볼, 그리고 리본과 후프로 진행된다. 카나예바는 이 4종목 중, 줄과 볼, 그리고 리본에서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후프는 지난해부터 '2인자'의 자리에 올라선 다리아 콘다코바(19, 러시아)가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다.

리듬체조는 수구의 종류에 따라 총 5종목으로 나뉜다. 시니어 대회와 주니어 대회는 5종목 중, 한 종목이 빠진 4종목으로 경기가 치러진다. 특정 종목이 빠지는 주기는 지금까지 2년으로 규정되어왔다. 하지만, 내년 시즌부터는 시니어 대회에서는 줄이 완전히 빠질 예정이다.

김지영 대한체조협회 리듬체조 기술위원장은 "미디어 쪽의 반응이 나오면서 다음 시즌부터는 줄이 시니어 대회에서 빠진다. 다른 수구에 비해 줄이 잘 보이지 않고 방송상 아름답지 않다는 의견이 들어와 줄은 주니어 대회에서만 치러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2008년부터 세계무대를 평정해온 카나예바는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명실상부한 '최강자'의 위치에 올라섰다. 지난 시즌에 열린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를 모두 휩쓴 그는 국내에서 열린 갈라쇼에도 출연했다.

지난 1월 30일, 2010 시즌 첫 리듬체조 월드컵시리즈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렸다. 시즌 첫 대회에 출전한 카나예바는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줄에서는 3위에 머물렀고 후프에서는 콘다코바에 밀려 2위에 그쳤다. 볼과 리본에서 1위를 차지해 체면을 세웠지만 카나예바만이 할 수 있었던 '무결점' 연기는 실종돼 있었다.

현존하는 최고의 선수인 카나예바도 새로운 시즌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프로그램에 고전하고 있었다. '한국 리듬체조의 희망'인 손연재(16, 세종고)를 지도하고 있는 김지희 코치는 "러시아 전지훈련 때, 카나예바가 훈련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새 프로그램을 연습하는 과정이라 실수도 많았다"고 말했다.



카나예바가 구사하는 난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카나예바가 하는 피봇 기술(한발로 돌기)은 오직 그만이 할 수 있는 기술이다.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는 난도(리듬체조의 기술)가 어려운 만큼, 시즌 첫 번째 대회에서는 적응하기가 힘겨웠다.

그러나 3월에 열린 헝가리 데브레첸 월드컵 대회에 출전한 카나예바는 4종목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동료인 콘다코바와 다리아 드미트리바(러시아)를 모두 제치고 '1인자'임을 재확인했다. 특히, 카나예바의 장기인 리본에서는 29.025점을 기록하며 27.850점을 받은 콘다코바를 큰 점수 차로 이겼다.

포르투갈 포르티마오 대회에서도 출전했던 3종목(줄, 볼, 리본)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한 카나에바는 시즌 4번째 대회인 그리스 칼라마타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이 대회에는 손연재가 처음으로 시니어 선수로 출전해 총점 98.450점으로 종합 12위에 올랐던 대회다.

짧은 휴식기를 취한 카나예바는 러시아 상트 페테크부르크에서 열린 5번째 월드컵 시리즈에서 전 종목을 석권했다. 이처럼 카나예바는 올 시즌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피겨 스케이팅의 김연아(20, 고려대)처럼 한 분야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가진 카나예바는 시즌 5번째 종합 우승을 노리고 있다.

5월 7일부터 9일까지 프랑스 콜베이에서는 시즌 6번째 월드컵 시리즈가 열린다. 콜베이 대회는 리듬체조 월드컵 시리즈 중, 규모와 권위가 가장 큰 무대다. 그리고 이 대회에는 손연재도 출전할 예정이다.

카나예바는 지난 시즌부터 완벽한 난도에 예술성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콘다코바를 제외하면 특별한 경쟁자도 없는 상태다. 유일한 적수였던 '표현력의 여제' 안나 베소노바(26, 우크라이나)는 올 시즌부터 수구를 잡지 않고 있다.

카나예바가 다가오는 콜베이 대회에서 어떤 연기로 관중을 사로잡을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 예브게니아 카나예바 (C) 엑스포츠뉴스 남궁경상 기자, 김세훈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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