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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의 배구', 추락이냐 회생이냐

기사입력 2010.04.19 02:07 / 기사수정 2010.04.19 02:07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3시즌 동안 남자배구를 호령했던 삼성화재의 시스템이 벼랑 끝에 몰렸다.

18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이 삼성화재를 세트스코어 3-2로 꺾었다. 1승 3패로 물러설 곳이 없던 현대캐피탈은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며 최종승부를 7차전으로 이어나갔다.

반면, 시리즈를 일찍 끝내려고 노력했던 삼성화재는 결국 7차전까지 도달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두 시즌을 연속 제패하며 국내 V리그 정상을 지켜왔다. 또한, 올 시즌도 30승 6패를 기록하며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삼성화재는 기본기가 탄탄한 노장 선수들을 주축으로 한 '수비 조직력'의 팀이다. 리베로가 3명이 있다고 평가를 받는 삼성화재는 팀의 살림꾼인 석진욱(레프트)와 손재홍(레프트),그리고 여오현(리베로) 등이 막강 수비진을 형성해왔다.

문제는 높이와 공격력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해줄 선수는 삼성화재에 부족했다. 결국, 외국인 선수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고 지난 시즌까지 삼성화재에서 뛴 안젤코(라이트, 전 삼성화재)와 가빈(라이트)의 공격 비중은 매우 높았다.

올 시즌, 삼성화재의 주포 역할을 한 가빈은 공격점유율이 50%를 넘었고 프로배구 사상 최초로 한 시즌 1,000점 돌파에 성공했다. 특정 선수가 이렇게 팀의 공격력을 책임지는 경우에 대해 많은 찬반양론이 있었다. 그러나 수비진은 튼튼하지만 득점을 올려줄 공격수가 부족했던 삼성화재는 3명의 탄탄한 수비 조직력과 이를 기반으로 한 외국인 선수의 공격력에 치중한 배구를 구사해왔다.

이러한 삼성화재의 시스템은 지난 3년 동안 한국 남자배구 정상을 지켜왔다. 그러나 이러한 삼성화재의 배구는 갈림길에 봉착했다. 한 시즌 동안 1,000점이라는 어마어마한 득점을 올린 가빈은 매우 지쳐있는 상태다. 또한, 체력적으로 부담이 많은 노장선수도 힘들어 하고 있다.

가빈은 18일 열린 6차전에서 45.45%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했다. 5세트까지 뛰면서 38득점을 올린 그는 15개의 범실도 범했다. 홀로 백어택과 오픈 공격 등 스케일이 큰 공격을 처리해온 가빈은 경기 도중,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이 여실히 나타났다.

중앙에 있는 고희진(센터)이 14득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나머지 공격수들의 활용도가 미비했다. 또한, 현대캐피탈의 전체범실과 맞먹는 15개의 범실을 가빈이 했다는 점이 승패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삼성화재의 신치용 감독은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우리 팀의 가장 큰 문제점은 벤치 멤버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어쩔 수 없이 현재 뛸 수 있는 주전 선수로 시즌을 치러야 되는 상황이다"고 털어놓았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정규 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삼성화재의 아킬레스건은 챔피언 결정전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현재 가빈은 매우 지쳐있는 상태고 노장 선수들도 체력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국내 프로 구단 중, 가장 범실이 적고 집중력이 좋은 삼성화재는 최종 7차전만 남겨두고 있다.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외국인 공격수의 결정타'로 집약된 삼성화재의 배구는 '회생'과 '추락'의 기로에 서 있다. 삼성화재의 이러한 시스템이 올 시즌에도 해피엔딩으로 끝날지, 아니면 마침내 무너질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 = 가빈 슈미트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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