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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 디비전 I 아이스하키]③ 디비전 I 터줏대감, 영국전

기사입력 2010.04.18 17:06 / 기사수정 2010.04.18 17:06

이경섭 기자

① 챔피언십을 가는 그날까지, 한국대표팀의 도전
② 2009년 챔피언십 진출팀, 헝가리전
③ 디비전 I 터줏대감, 영국전
④ 왕년에 잘나갔던 7080 하키 강국, 폴란드전
⑤ 개최국 이점에 두려워마라, 슬로베니아전
⑥ 현실적인 1승 상대, 크로아티아전



한국 대표팀은 18일 오후 8시(한국시각 기준)에 슬로베니아 루블라냐시 티볼리 링크장에서 영국과 2차전 경기를 치른다.  어제 헝가리전에서 2-4로 패했지만, 경기 내용에서 비교적 후한 점수를 받았다. 영국전은 실질적인 1승을 겨냥한 승부를 보여줄 것이다.  디비전 I 무대에서 어떻게 생존하는지 잘 아는 영국을 맞아, 확실한 우위를 점하는 게임이 필요하다.


영국 

세계랭킹 : 24위
감독 : 펄 톰슨 (영국)
IIHF 챔피언십 진출: 11회
IIHF 챔피언십 최고 성적 : 준우승 (1937, 1938년)
현 NHL리거 : 없음

 


<출처 : 대회 공식 사이트, http://hockey2010-slo.com>






16년 연속 디비전 I 무대 도전

영국 대표팀은 항상 디비전 I 무대에서 중위권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는 디비전 I 무대 터줏대감으로 불린다.  1994년 챔피언십 대회에서 12팀 중 최하위를 기록한 이후, 승격, 강등 없이 16년 연속 디비전 I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영국 대표팀 선수 모두 EIHL(엘리트 아이스하키 리그)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올 시즌 플레이오프 챔피언 벨페스트 자이언츠, 준우승팀 카디프 데빌스, 정규리그 우승팀 컨밴트리 블레이즈 선수들이 주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국 EIHL는 미국, 캐나다 외국인 선수들이 대거 유입되는 배경 속에서 최소 50~60경기 이상 소화한다. 다른 유럽리그에 비해서 경기 수가 많은 편, 자연스럽게 북미 스타일로 경기 노하우를 배우며 디비전 I 서바이벌 전쟁에 살아남았다.

비록 세계 정상권에서도 완전히 밀려 있지만, 1940년 이전에는 올드하키 강국으로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1910년 제1회 유럽선수권 대회(세계선수권 전신) 우승, 1936년 동계 올림픽 금메달, 1937, 1938년 2년 연속 세계선수권 대회 준우승을 기록하며 하키강국으로 부상했다.  1950년대부터 침체기가 시작되며, 약 40년간 장기간 슬럼프가 지속되었고, 1982년부터 87년까지 장기간 세계선수권대회에 불참하며 IIHF와 교류를 중단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국제 무대에 모습을 드러나지 않았던 영국 대표팀은 1989년 D풀(디비전 III) 바닥부터 시작해서, 1990년 D풀 대회 우승, 1992년 C풀(디비전 II) 대회 우승, 1993년 B풀(디비전 I) 대회 우승으로 5년 만에 D풀에서 A풀(챔피언십)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1994년 세계선수권 A풀(챔피언십) 도전에서 정상권 팀들에게 고배를 마신 후, 현재는 세계 정상권에 고개를 내밀지 못하고 있다.



강한 승부근성과 수비 조직력 보유

영국 대표팀의 평균 신장이 181.1cm로 다른 유럽팀에 비해 작은 편이고,  거기다 스피드가 빠르지도 않다. 그렇지만, 영국 대표팀이 디비전 I에서 살아남았던 이유는 끈끈한 수비 조직력과 강한 승부근성에 초점을 맞춘다. 최근 2009년 세계선수권 디비전 I B그룹 대회에서 폴란드를 상대로 슛아웃까지 가면서 2-1로 승리를 거두었고, 이탈리아와 우크라이나에게 3점차 내로 패하면서 쉬운 상대가 아님은 확인할 수 있었다.

보통 유럽 팀들은 기술 위주의 하키를 보여주지만, 영국은 이와 차별화했다. 주로 축구처럼 기술보다는 투박하게 파워로 밀어붙이는 하키를 고집한다. 그래서 잔기술은 없지만 패턴 플레이에 능숙하며, 경기 운영능력과 수비 조직력에서 탁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09년 세계선수권 디비전 I 기준으로 페널티킬링이 95.83%(23/24)로 엄청난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핵심 선수로 공격진에서 2008년 세계선수권 디비전 I 대회에서 4골 7도움을 기록하며 포인트왕에 오른 그레그 챔버스(벨페스트 자이언츠)와 자국리그 득점왕, 포인트 왕, 리그 MVP를 모두 휩쓴 콜린 쉴즈(벨페스트 자이언츠) 콤비가 리드할 것으로 보인다.  수비진에서는 올 시즌 자국리그 '올해의 수비수상'을 받은 77년생 조나단 위버(컨밴트리 블레이즈) 중심으로 수비 편대를 이끌고 있다.  위버는 최근 3년간 국제경기에서 15경기에 4골 8도움으로 12포인트를 기록하며 공격수 못지않은 핵심 수비수로 인정받고 있다. 그 외에도 캐나다 주니어리그 OHL 출신인 88년생 밴 오코너(에딘버그 캐피탈스)가 급격한 성장세로 두각을 나타내는 점이 고무적이다.

주전 골리 자리는 해외파 조디 레만(알보르크, 덴마크) 대신 자국리그 챔피언팀 출신 스테판 머피(벨페스트 자이언츠)가 2년 만에 선발되었다. 머피는 작은 체구지만, 상당한 순발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이다. 영국 EIHL리그 플레이오프 그랜드 파이널 연장 슛아웃에서 맹활약하며, 큰 경기에 유독 강한 면을 보여주었다.  준우승팀 골리 스티비 라일(카디프 데빌스)도 베테랑 골텐더로 대표팀에 승선했지만, 최근 국제경기에서는 주로 백업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다.

 

괴로움을 호소하는 영국 대표팀

영국 대표팀은 수 많은 악재들로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2009년 디비전 I 대회 주축 선수였던 데이비드 롱스태프, 그레그 오웬, 마크 토마스가 모두 부상으로 빠졌고, 최고참 셰인 존슨은 은퇴하며 공백이 생겼다. 무엇보다 북미 마이너리그(AHL)출신 영국팀 No.1 골리, 조디 레만(알보르크, 덴마크)이 소속팀 플레이오프 진출로 차출이 힘든 상황이다. 

대거 주전 출장이 불가피해지면서, 87년생 이후 선수들을 선발하면서 경기 경험을 쌓아주는 방법을 택했다. 최근 4월 10일에 영국 내셔널 아이스 센터 홈 경기로 치러진 네덜란드와 친선경기에서 4-2로 깔끔한 승리를 거뒀는데, 88년생 공격수 마이크 피콕(벨페스트 자이언츠)이 2골을 넣으며 기대주들의 빠른 성장속도에 재미를 보고 있다.

그리고 영국 대표팀은 엎친데 덮친격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영국 내에서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장기간 비행기 결항이 반복되며, 결국 선수단은 대회 당일에 도착하기 위해서 약 20시간 소요되는 버스편을 택했다.. 버스에서 몸을 풀고 경기에 뛰어야 되는 부담감이 생겼고, 컨디션 조절에도 싶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화려한 공격력을 시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

한국 대표팀은 처녀 출전한 1979년 세계선수권 C풀(디비전 II) 대회에서 영국을 상대로 역사상 첫 승을 올린 기록이 있다.  만약 이번 디비전 I 무대에서 한국이 영국을 꺾고 첫 승을 올린다면, 역사상 디비전 I, 디비전 II 모두 첫 승의 제물이 모두 영국으로 기록될 수 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한국은 영국을 상대로 1979년 승리 이후 31년 동안 한 차례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90년대 2차례 만났지만, 당시 영국은 캐나다 출신 이중국적 선수들의 강세로 대패당했고, 2년 전 디비전 I 대회 맞대결에서 한국이 슈팅 수에서 29-18로 앞섰지만, 골 결정력과 경험 부족으로 인해 1-4로 패한 아픈 기억이 있다. 

이번 경기는 당시 2년 전 영국전에서 골을 기록한 조민호(안양 한라)에 많은 주목을 하고 있다. 센터로서 힘과 돌파력이 좋기 때문에 영국 수비진들이 고전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상대팀이 스피드가 느리고 체격이 크지 않아, 베테랑 송동환 (안양 한라)의 감각적인 골 결정력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 대표팀의 키 플레이어 김기성, 박우상(안양 한라) 콤비 플레이가 살아나야 경기를 쉽게 풀 수 있다.  

수비진에서는 공수 양면에서 감각이 뛰어난 이돈구 (안양 한라)와 스피드가 뛰어난 오현호 (하이원)의 공격지원 능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골텐더에는 경쟁체제로 박성제(연세대)와 엄현승(하이원) 중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영국전은 2년 전보다 강력해진 코리안 로켓들을 시험할 좋은 기회가 되었다.  국제대회에서 막판 풀어나가는 경험에서 영국이 앞서기 때문에, 초반부터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다득점 전략을 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영국의 컨디션은 장기간 버스여행으로 피로도가 누적된 상황,  상대방의 피로도가 쌓일 것을 대비해서 공격적인 부분에서 자신감 있는 플레이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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