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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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클로즈 업 V] KT&G를 정상으로 이끈 '세터의 힘'

기사입력 2010.04.18 02:20 / 기사수정 2010.04.18 02:2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정규리그 2위 팀인 대전 KT&G 아리엘스가 우승팀인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를 꺾고 여자배구 정상에 올라섰다.

17일 오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KT&G가 세트스코어 3-0(25-20, 25-17, 25-23)으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7전 4선승제로 치러진 이번 시리즈에서 4승 2패를 기록한 KT&G는 현대건설의 추격을 따돌렸다.

지난해와는 다른 팀으로 변했던 현대건설은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팀이 지니고 있는 한계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 무너졌다.

반면, KT&G는 팀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며 프로출범 이후, 2번째로 품에 우승컵을 안았다. 세터의 우위와 큰 경기에서 강한 노장 선수들의 활약에서 KT&G는 현대건설을 압도했다.

몬타뇨의 위력, 김사니의 정확한 토스가 있기에 가능했다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타 팀의 감독과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현대건설의 상승세를 예고했다. 이탈리아와 일본리그에서 검증받은 케니의 가세와 기량이 더욱 향상된 국가대표 센터 양효진(현대건설, 센터)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자 배구단 중, 가장 높은 블로킹과 다양한 공격루트를 지닌 현대건설은 수비력도 향상되면서 최고의 팀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여전히 현대건설을 괴롭히는 아킬레스건이 있었다. 팀을 이끌어나갈 만한 '주전 세터'가 부재했던 점이 현대건설의 고민거리였다. 올 시즌, 현대건설의 주전 세터 노릇을 한 한수지(현대건설, 세터)는 가장 중요한 챔피언 결정전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또한, 프로 2년차인 염혜선(현대건설, 세터)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현대건설은 4차전부터 6차전까지 KT&G에 단 한 세트도 이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특히, 주포인 케니의 공격성공률은 점점 떨어졌고 '토종' 선수들의 활약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리시브가 흔들린 현대건설은 세터인 한수지와 염혜선이 계속 번갈아가며 투입됐다.

이에 반해 노련한 김사니는 위기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팀을 이끌었다. 챔피언 결정전 MVP에 오른 몬타뇨(KT&G, 레프트)는 위력적인 공격은 김사니의 정확한 토스에서 힘을 얻었다. 김사니는 몬타뇨가 좋아하는 높고 네트에 붙는 볼을 정확하게 올려줬다.

그리고 김사니란 세터의 힘까지 얻은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같은 콜롬비아 출신인 케니를 압도하며 MVP를 수상했다.

노장들의 힘, 고비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다

KT&G는 현대건설에 비해 평균연령이 높은 팀이다. 특히, 올 시즌은 '이동 속공의 명수'인 장소연(KT&G, 센터)이 가세했다. 주전 센터인 김은영(KT&G, 센터)가 부상으로 벤치에 있는 동안 장소연은 주전 센터로 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김세영과 짝을 이룬 블로킹 높이는 현대건설에 뒤지지 않았다. 장소연은 시리즈 내내 주포인 몬타뇨를 받쳐주는 보조공격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전성기에 비해 위력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뛰어난 속공은 일품이었고 블로킹 감각도 탁월했다.



그리고 산전수전 다 겪은 세터인 김사니의 존재는 특별했다. 큰 경기에서 흔들리지 않는 세터를 지닌 KT&G는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현대건설을 압도했다. 중요한 고비처에서 세터가 흔들리게 되면 나머지 포지션도 함께 무너진다.

세터가 안정된 KT&G에 비해 현대건설은 기복이 심했다. 팀의 최대 약점이 끝내 챔피언결정전에서 드러나며 프로출범 첫 우승의 꿈은 무산되고 말았다.

투 세터 체제가 아닌, 안정된 주전 세터의 위력이 이번 시리즈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아직 성장 중인 현대건설의 두 세터에게는 잊을 수 없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

[사진 = KT&G 아리엘스 (C) 한국배구연맹 제공]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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