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06.12 05:59 / 기사수정 2006.06.12 05:59
(엑스포츠 뉴스=윤욱재 기자)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거물급 투수 박명환(두산)과 손민한(롯데)이 에이스다운 투구를 선보이며 '용호상박'의 대결을 펼쳤다.
11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두산과 롯데의 경기. 두산은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면 5할 승률에 오를 수 있고 롯데도 연패의 나락에서 벗어나야하는 입장이었다. 그만큼 이날 선발 등판한 박명환과 손민한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에이스는 역시 달랐다. 박명환은 4회까지 롯데 타선을 퍼펙트로 제압하며 완벽한 구위를 선보였고 손민한은 3회 2점을 내줬지만 이후 투구수 관리와 투구 패턴 등에서 노련미를 과시했다.
선취점을 뽑은 것은 두산이었다. 두산은 3회말 고영민이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와 이종욱의 중전 적시타로 가볍게 한 점을 뽑고 임재철이 좌중간 안타로 이종욱을 홈으로 불러들여 2점째를 얻었다.
손민한의 위기 관리 능력이 빛난 것은 이때였다. 대량 실점의 위기였지만 강동우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고 이때 2루주자 임재철의 판단 미숙으로 한꺼번에 투아웃을 잡아내며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박명환의 구위에 눌려있던 롯데는 5회초 이대호의 솔로홈런으로 기지개를 폈고 6회초 강민호의 좌익선상 2루타와 박현승의 스퀴즈번트로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박명환도 더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팽팽한 승부를 이끌어갔다.
박명환은 150km에 이르는 빠른 볼의 위력도 좋았지만 슬라이더의 비율을 높인 것이 이날 호투의 비결이었다. 슬라이더가 적재적소에 들어간 것이 롯데 타자들을 공략하는데 주효했다.
손민한은 최고 144km에 이르는 빠른 볼과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섞어가며 범타 유도에 능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운명이 엇갈린 것은 9회였다. 9회초 박현승에게 볼넷을 내주고 대주자 정수근에게 도루를 허용한 박명환은 펠릭스 호세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맞아 3점째를 내줬다. 호세가 3루로 돌진하다 아웃된 것이 불행 중 다행이었다.
결과가 어찌됐든 박명환이 완투를 하자 손민한도 이에 질 수 없다는 듯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선두타자 강동우에게 좌전 안타를 맞자 롯데는 마무리투수 나승현으로 교체했다. 손민한은 3루측에 자리 잡은 롯데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마운드를 내려왔으나 경기를 마무리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결국 나승현이 안경현에게 역전 끝내기 투런을 허용하는 바람에 롯데는 3연패에 빠졌고 손민한은 패배의 순간을 멍하니 바라봐야 했다.
한편 박명환은 1998년 9월 13일 잠실 LG전(원정) 이후 처음으로 완투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고 올시즌 첫 9이닝 투구를 기록했다. 시즌 6승째.
비록 팀 승패에 따라 명암은 엇갈렸지만 이들이 보여준 투구는 잠실벌을 뜨겁게 달구기에 충분했다. 가뜩이나 흐린 날씨 때문에 분위기가 축 처질 뻔도 했지만 에이스들의 호투 덕분에 잠실구장은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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