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현진 기자] 봄이 되면 중고생 시절 교과서와 문제집에서 본 소설가 김유정 선생의 '봄봄'과 '동백꽃'이 생각난다. 가벼운 필체와 풋풋한 사랑 얘기…. 거기에 더해 봄이면 생각하는 특유의 봄 내음이 버무려져 있다고 할까? 동백꽃의 여 주인공 점순이는 자기 맘을 몰라주는 녀석 때문에 닭까지 잡는 당시로서는 '최고의 사고'를 칠 정도니…. 요즘 세상이 많이 힘들어도 역시 봄은 사랑과 낭만, 연애의 계절이란 생각을 한다.
그런데 봄만 되면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집단(?)'이 있다. 골드미스, 초식남으로 불리는 대한민국 '노총각, 노처녀'들이다. 물론 1년 365일 내내 '결혼'이란 단어부터 '애인', '연애'란 말 속에 장난 아닌 스트레스를 받는 우리의 형제들(?).
봄이 되면 이 부류(?)의 환자들이 가장 많이 내원한다. 있다. 뭐 이유야 대충 눈치챘겠지만 봄…. 이 따스한 봄 바람을 타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소개도 받아보고 선자리까지 기웃대는 골드 미스와 초식남들이 나를 많이 찾는다.
그런데 약간(?) 신기한 것은 입 냄새 때문에 연인이나 배우자감을 찾는 자리에는 잘못 가면서 업무와 관계된 미팅을 준비할 때는 별의별 기상천외한 대비책을 다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뭐랄까…. 아이러니라고 해야 하나?
내원 후 처음 상담을 하다 보면 대부분 비슷한 하소연을 한다. 다들 주변에서 결혼하라고. 국수 언제 먹여줄 거냐고 성화인데, 본인도 그러고 싶다는 것이다. 문제는 본인도 그러고 싶어서 선을 보던, 소개팅을 나가던 그러고 싶은데 입 냄새가 발목을 잡으니 답답하다고 한다.
뭐 평소에 바빠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그래도 본인이 평소에 자기 계발에 들이는 공의 1/10만 들이면 충분히 이 입냄새의 고통에서는 충분히 탈출할 수 있는데, 다들 '먼저, 해 보고' 내지는 '양치질', '조금만 더' 하다가 끝내는 나를 찾는다.
봄이다. 살랑살랑 봄 바람 때문에 선남선녀들의 가슴이 살랑거리는 계절이다. 이런 사랑의 계절을 또 놓치지 말고 고질병 없앤 뒤 반쪽과 함께 인생을 즐기는 것은 어떨까? 사족 같지만 입 냄새 치료하려고 내원했던 환자 2명이 지난해 눈이 맞아서 올해 결혼한다고 청첩장을 보냈다. 이 얘기를 대학 동기들한테 했더니 한의원에 '맞선' 간판도 같이 달라고 놀린다. 그래도 기분은 좋다.
[도움말] 서초구 해우소한의원 김준명 원장
강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