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9.08.18 12:40 / 기사수정 2019.08.18 20:21
그 생각의 바탕에는 안신부를 연기한 안성기의 존재가 있었다. 김주환 감독은 "영화가 처음에는 무서울 수 있지만, 점점 뒤로 가면서 용후와 안신부 두 인물의 감정이 맞닿는 부분은 보편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런 신부님이 있으면 정말 좋겠다'하는 마음이요. 사는 게 쉽지 않은데, 용후만큼 힘들지는 않다고 할 수 있어도 개인의 짐이라는 것이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다 다르잖아요. 믿음도 가고, 흔들릴 때 따스하게 보듬어줄 수 있는 사람이 안신부이지 않나 생각했죠. 안성기 선배님이 그런 역할을 해주신 것이고요"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극 속의 장면들과 대사 역시 배우들은 물론 스태프들과 어우러지며 많은 도움을 받아 완성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느낀 소통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김주환 감독이 연출을 해나가며 꾸준히 가져갈 생각이고, 다짐이기도 하다.
"집단지성이라고 하잖아요. 촬영감독님, 조명감독님처럼 다양한 전문가들이 가지고 있는 창의력을 제가 조각가처럼 잘 다듬을 수 있어야 한다고 봐요. 또 연기 쪽에서도 캐릭터가 연기하기에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무엇이가를 고민해야 했고, 그러려면 계속 배우들을 관찰할 수밖에 없거든요. 특히 안성기 선배님 같은 분을 모시고 작업한다는 자체가 영광이기 때문에, 계속 소통하면서 의견을 여쭈는 것이죠. 또 (박)서준 씨만 하더라도, 저보다 나이가 어리지만 더 다양한 매체에서의 경험이 많기도 하고요.
집단지성이라는 것을 세운다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과제지만 그런 좋은 마음과 서로에 대한 애정이 모인 사람들이 있을 때 좋은 것들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모두의 능력치가 오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연출의 몫이겠죠. '청년경찰'이 잘 된 것, 여름 극장에서 선보일 수 있던 것 모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번에 '사자'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던 것도 그렇고요. 소통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은, 앞으로도 제가 계속 갖고 가야 할 부분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영화를 정말 좋아하고 감동을 받은 작품들이 많아 자신 역시 '받은 만큼 돌려주자'는 마음으로 관객에게 그런 감정을 줄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김주환 감독은 중학생 시절 뉴질랜드로 유학을 떠났고,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뒤 워싱턴D.C. 조지타운 대학교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투자배급사 쇼박스에서 홍보팀·한국영화 투자팀에서 활동하는 등 남다른 이력으로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독립영화 '굿바이 마이 스마일'(2010), '코알라'(2013)에 이어 3년간 공들인 상업영화 데뷔작 '청년경찰'로 단숨에 충무로에서 가장 기대를 받는 감독으로 떠올랐다. 이번 '사자'를 통해서는 자신이 걸어가고 있는 영화감독이라는 길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차분히 되짚어볼 수 있었다.
"이번에도 많이 느낀 점은, '좋은 아이디어들은 항상 있구나. 이걸 어떻게 만드느냐가 감독의 몫이다'라는 것이에요. 하면 할수록 어렵죠. 고민이 더 많아진 것 같고요. '사자'를 작업하면서 쌓인 노하우는 제게도 큰 양분이 될 것이라 생각해요. 세상 앞에서 영화를 만들고 내놓는다는 것이, 다양한 반응이 있을 수밖에 없잖아요. 저는 앞으로도 여러 작품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니까요. 새로움의 정도와 색깔을 늘 고민하면서 좋은 말이든 그렇지 않든, 다양한 의견들을 계속 들어가려고 합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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