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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기자의 격투e사람] 일본이 주목하는 '한국의 마인부우' 이창섭

기사입력 2010.03.31 11:16 / 기사수정 2010.03.31 11:16

변성재 기자

[엑스포츠뉴스=변성재 기자] 지난 15일 일본 'ZEEP NAGOYA'에서 펼쳐진 '히트 13'. 

'마인부우' 이창섭(29/구미 MMA)이 캐나다 출신의 토마스 스탠리에게 1라운드 라이트 훅으로 TKO승을 거둬 일본 내 격투 매스컴과 국내-외 격투 관계자에게 조명을 받았다. 

이전 경기에서 '일본 스모 파이터' 센토류에게 짜릿한 TKO승을 거둬 한국 파이터의 강함을 어필했던 이창섭. 키 170센티미터 체중 100킬로그램, 마치 일본의 만화 '드래곤 볼'에 나오는 마인부우와 흡사한 체격으로 해외 격투 무대에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다.

'히트 13' 대회가 종료 된 후, 잠시 휴식기를 맞은 이창섭을 만나러 재빨리 구미로 떠났다. 두 시간 반 정도 달렸을까? 우리의 눈에 펼쳐진 한국의 수십 개의 공업 단지와 끝이 안 보이는 강줄기 '낙동강'이 우릴 마중했다.

저멀리 어느 한 덩치가 단단해 보이는 남자가 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해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와 이리 늦게 온겨, 욕 봤습니데이.'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우리를 반겼다. 아래는 '마인부우' 이창섭과 나눈 인터뷰 전문



- 2연승 축하합니다. 이창섭 선수

  감사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구미 MMA 관장 '마인부우' 이창섭입니다. 멀리서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웃음)

- 가까이 보니 정말 '마인부우'와 흡사합니다. 닉네임 마음에 드시나요?

 내가 변 기자님 때문에 졸지에 마인부우가 됐습니다. 체육관 관원이나 국내-외 격투 관계자도 비슷하다고 말하더군요. 마음에 듭니다.

- 그렇군요. (웃음) 요즘 근황 어떠십니까?

 서울도 불경기인가요? 구미도 불경기라 체육관이 좀 힘든 편입니다. 초-중교 입학식과 신종 인플루엔자 때문에 체육관 관원이 옛날보다 떨어졌지만, 현재 서서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 지난 '히트 13' 대회에 TKO 승을 거뒀는데요.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면?

 테이크 다운을 하는데 상대가 케이지를 잡으면서 플레이를 하는데 짜증이 나더라고요. 후두부를 너무 많이 맞아 눈이 튀어나올 뻔했습니다. (웃음) 내가 키가 작아서 그런가? 후두부 맞아서 아픈 기억밖에 없어요.

- 첫 승을 거둔 후 2연승에 도전했을 때 부담감은 없었나요?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죠? 케이지에 오른 뒤 문이 닫히더라고요. 컴컴했어요. 마치 불이 꺼진 방과 같았습니다.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마구 휘둘러 대기 시작했어요. 상대의 코에 펀치를 적중 시킨후, 스르륵 넘어지는 상대를 봤을 때, 정말 통쾌했습니다.  



▲ 중국 영웅방 격투 대회장에서 전설의 주짓수 파이터 힉슨 그레이시를 만나다.

- 현재 일본 격투 무대에 2연승으로 기록 되어 있습니다. 일본의 여러 격투 단체에서 눈독 들이고 있을 텐데요. 일본 현지 반응은 어떤가요?

 히트 단체 사장님과 CMA 모로오카 회장님이 응원에 답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밝힐 수 없지만, 현지에서 좋은 일이 생길 거 같으니 한국 가서 기다려 달라는 말을 전했을 때, 정말 행복했습니다.

- 한국과 일본 격투 대회 차이점은 어떤가요?

 한국은 소수 마니아 층이자나요. 일본은 이미 생활 속에 격투기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TV나 신문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점이 파이터로써 참 부러웠습니다.

- 주제가 무겁군요. 잠시 주제를 바꿔볼까요? 어린 시절 '이창섭'이라는 소년은 어떠했나요?

 (주저 없이) 항상 나서기 좋아하는 소년이었습니다. 싸우는 것도 좋아하고 고집도 세고 그리고 지기 싫어하는 악바리 소년이었습니다.

- 네. 종합격투기를 처음 어디서 접하게 되었나요?

 9년 전이었습니다. 충북 제천에서 ITF 태권도 모임에서 어느 한 지인의 소개로 종합격투기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비디오와 잡지를 본 순간 충격이었습니다. 한번 나도 해보고 싶다는 느낌이 들게 되었습니다.



▲ 파라에스트라 대구 소속의 문준희와 구미 MMA의 이창섭, 최두호가 합동 훈련을 하는 모습

- 태권도 선수 출신이라고 들었는데요. 다른 종목으로 전환함으로써 두려움 같은 건 없었나요?

 태권도는 '발차기'라는 조건이 있어요. 주먹보다 발을 자주 사용하다 보니 금방 지쳐서 나가떨어지게 되요. 두려움 같은 건 없었어요. 태권도 시합이나 격투기 시합이나 링이나 매트 위에 올라 둘 중 한 명은 반드시 패배해야 하니깐요. (웃음)

- 이창섭에게는 '종합 격투기' 단어는 무엇인가요?

 내 삶의 전부라 말해야할까요? 체육관에 와서 하루라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이 쑤십니다. 체육관에 나와 고함과 화이팅을 질러야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종합격투기에는 태권도는 한 종목일 뿐이죠. 현재 2주에 한번 서울에 올라가 주짓수를 배우고 있습니다. 내 부인에게 정말 미안해요. 여보님 사랑합니다. (웃음)

- 한국 격투기의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다른 인기 스포츠는 몇십억씩 지원을 아끼지 않지만, 격투기는 왜 투자를 하지 않을까요? '격투'라는 단어가 혐오스러워서 그런 걸까요? 선입견 때문에 스폰서들이 거부를 하는 것 같습니다.

- 그 문제점을 보완하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 '색안경을 벋어라.'라고 말하고 싶어요. '격투'는 아름답고 위대한 운동입니다. 이 기사를 보고 의구심을 가지는 여러 스폰서분 구미 내려와서 함께 운동해 봅시다. '격투'라는 단어를 선입견을 바꿔 드릴께요. (웃음)

- 좋아하는 파이터가 있다면요?

 멜빈 마누프와 마크 헌트를 가장 좋아합니다. 돌진하는 스타일, 한방에 시원하게 보내는(?) 스타일 좋아합니다. 나의 롤 모델이기도 합니다.

- 최근 늦은 나이에 대학교에 입학했다고 들었습니다.

 구미의 경운대학교 경호학부 권창기 학부장님의 권유로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공부와 레슬링을 배울 수 있어 입학하게 되었고, 내가 모르는 종합 격투기의 중요한 베이스를 알 수 있게 해줘 고맙게 생각합니다.

-'애제자' 최두호가 현재 국-내외 격투 무대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파이터인가요?

 나의 반쪽 같은 녀석입니다. 이제는 내가 그 녀석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그 녀석에게 오히려 배우고 있습니다. 무궁무진한 녀석입니다. 주목해주십시오.



▲ 인터뷰를 마치면서 이창섭과 최두호, 문준희가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 인간 '이창섭'이란?

 '작은 거인'

- 2010년 목표가 있다면요?

 결혼한지 1년째 되가는 해입니다. '이창섭 주니어'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더욱 발전해서 더 큰 무대를 뛰고 싶고요. 최두호와 함께 더 커 나가고 싶습니다.

- 파이터 이창섭에게는 '가족'은 무엇인가요?

 내가 쓰러져도 일어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해야할까요? 나이가 한두 살 먹고 결혼을 하고 보니 '가족'이라는 단어는 정말 오묘하더라고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랑하는 선-후배 친구, 제자들, 그리고 식구들 사랑합니다. 그리고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는 O-M 이동헌 사장님, 구미 해산 한의원 형균 원장님 그리고  경운대학교 경호학부 권창기 학부장님, 이수용 사범님 등 많은 분께서 보내주신 성원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여보님 사랑합니다.

[사진= 구미 MMA 체육관에서 문준희와 이창섭 그리고 최두호 (C)엑스포츠뉴스 변광재 기자]



변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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