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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피겨 간판' 김민석이 흘린 눈물의 의미

기사입력 2010.03.25 02:52 / 기사수정 2010.03.25 02:5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4일 저녁(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2010 ISU(국제빙상경기연맹)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남자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 김민석(17, 군포수리고)이 최고의 연기를 펼치며 59.80(TES : 35.70, PCS : 24.10)의 점수를 받아 18위에 올랐다.

연기를 마친 뒤, 곧바로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 김민석은 자신의 점수가 공개되자 복받치는 울음을 참지 못했다. 김민석은 이번 달 초에 열린 2010 주니어 선수권대회에도 출전했다. 국내에는 남자 선수가 드물기 때문에 주니어 대회와 시니어 대회를 모두 김민석이 책임지게 됐다.

지난 1월 말, 전북 전주시에서 열린 '2010 4대륙선수권대회'에서는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153.09점을 받은 김민석은 지금까지 출전한 국제무대에서 가장 좋은 연기를 펼치며 선전했다.

하지만, 지난 11일에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주니어 선수권대회에서는 컷오프 통과에 실패하고 말았다. 자신의 장기인 트리플 악셀에서 실수를 범한 김민석은 47.38(TES : 24.18, PCS : 24.20)점을 기록해 24위까지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 진출권을 놓치고 말았다.

본인의 쇼트프로그램 최고 기록인 49.63점에 2.25점이 모자라는 아쉬움도 남겼다. 그러나 2주 후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을 무려 10.17점이나 넘어섰다.

첫 번째 과제였던 트리플 악셀을 깨끗하게 성공시킨 김민석은 다음 점프인 트리플 플립도 무난하게 랜딩했다. 악셀 점프와 더불어 가장 자신 있어하는 점프인 트리플 룹 + 더블 토룹은 랜딩이 다소 매끄럽지 못했지만 큰 실수 없이 점프 과제를 마쳤다.

한결 나아진 스텝과 자신의 장기인 스핀으로 프로그램을 마무리 지은 김민석은 클린을 했다는 기쁨을 억누르지 못하고 곧바로 눈물을 쏟았다.



김민석의 '피겨 인생'은 순탄치 못했다. 2008년 6월, 가장 든든한 후원자이자 팬이었던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스케이트를 벗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그러나 지도자인 김세열(38) 코치의 배려와 어머니인 김성애(41) 씨의 헌신적인 손길에 힘을 얻은 김민석은 짧은 기간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2008년 초반까지만 해도 김민석이 뛸 수 있는 트리플 점프는 1~2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연습벌레'라 불릴 정도로 '노력파 스케이터'였던 그는 나머지 점프들을 차근차근 완성해나갔다. 그리고 2009년 초반엔 트리플 악셀을 실전 무대에서 시도해 성공시켰다.

2008-2009 시즌을 거치면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김민석은 끊임없이 국제무대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하루가 다르게 기술의 난이도가 높아지는 남자 싱글의 벽은 매우 높았다. 또한, 얼마 되지 않은 국내 선수들과의 경쟁도 김민석의 발전을 가로막았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과 여자 싱글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남자 싱글에서 홀로 고군분투해왔던 김민석의 성장사는 가시밭길과도 같았다. 이러한 설움을 떨쳐버리고 최고의 연기를 펼친 김민석은 그동안 억눌러왔던 감정을 토해내며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

쇼트프로그램 18위에 오르면서 김민석은 컷오프 통과에 성공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트리플 악셀을 구사할 수 있는 스케이터로 거듭난 김민석은 25일,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다.

[사진 = 김민석 (C) 엑스포츠뉴스 성대우 기자, 조영준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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