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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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5년차' 박지성, 그 꾸준함의 이유

기사입력 2010.03.23 08:35 / 기사수정 2010.03.23 08:35

유성현 기자

[엑스포츠뉴스=유성현 기자] 지난 리버풀전 환상적인 다이빙 헤딩골을 성공시킨 이후, 박지성은 곧바로 홈팬들에게 달려가 '가슴 치며' 포효하는 기쁨을 한껏 누렸다.

그리 흔치만은 않았던 박지성의 강렬한 세리머니 만큼, 당시 역전 결승골은 이번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는 간절했던 득점이었다.

박지성의 역전골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아스널을 끌어내리고 선두 탈환에 성공하면서 리그 4연속 우승 전선에 '파란불'을 밝혔으며, 지난 시즌부터 이어져 온 리버풀전 3연패 사슬도 끊게 됐다. 86분간의 활약을 마무리하고 폴 스콜스와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나올 때도, 맨유 팬들은 박지성에게 애정이 듬뿍 담긴 아낌없는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제는 맨유 팬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한 박지성의 활약은 올 시즌에도 어김없이 이어지고 있다. 24살의 나이에 세계 최고 클럽인 맨유에 입단해, 벌써 5년째 변함없이 '최고의 무대'에서 당당하게 활약하고 있는 박지성. 그 꾸준함의 이유는 무엇일까.

큰 경기 유독 강한 '승부사 본능'

이번 리버풀전에서의 환상적인 역전 결승골처럼, 박지성은 그동안 큰 경기로 꼽혔던 중요한 일전에서 항상 기대 이상의 맹활약을 펼쳤다.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에서 활약했던 지난 2004/05시즌, 박지성은 AC밀란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파올로 말디니알레산드로 네스타를 무너뜨리며 득점에 성공, 자신의 이름을 전 세계에 널리 알렸다.

맨유로 이적해서도 큰 경기에 강한 '승부사 본능'은 이어졌다. 특히 지난 2008/09시즌에는 첼시와의 리그 경기에서 팀의 귀중한 선제골을 득점해 1-1 무승부를 이끈데 이어, 챔스 4강 아스널과의 맞대결 당시에도 2차전에서 귀중한 선제골을 올리며 맨유의 챔스 결승행을 든든하게 뒷받침했다.

박지성은 이번 시즌에도 어김없이 자신이 기록한 시즌 3득점을 아스널, AC밀란, 리버풀과 같은 강팀들을 상대로 몰아치며 전형적인 '강팀 킬러'의 면모를 유감없이 선보이고 있다.

멀티 포지션 소화, 뛰어난 '전술적 가치' 증명

올 시즌 맨유의 챔스 8강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선수 또한 박지성이었다. 박지성은 밀란과의 챔스 16강전 당시 1차전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깜짝 투입, 밀란의 ‘중원 사령관’이라 불리는 안드레아 피를로를 철저하게 봉쇄한 데 이어, 2차전에는 직접 팀의 세 번째 득점까지 올리는 등 공수에서 눈에 띄는 맹활약을 펼쳤다.

이번 리버풀전에서도 박지성은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지만, 그 역할은 밀란전과는 차이가 있었다. 공격수인 웨인 루니의 바로 아래 위치해 좀 더 공격에 치중한 채 적극적으로 헤딩 경합까지 노리는 등 사실상의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부여받았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의도대로 결국 박지성은 팀을 구해내는 귀중한 득점을 올리며 그 기대에 부응했다.

이에 더해 이번 시즌 챔스 32강 조별예선 볼프스부르크전에서는 경기 도중 풀백 포지션도 소화했던 박지성이었다. 이처럼 어느 포지션에서도 제 역할을 다해낼 수 있는 박지성의 뛰어난 ‘전술적 가치’는 오늘날 맨유의 변화무쌍한 전술 변화를 이끄는 또 하나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부상·경쟁·부담 이겨낸 강인한 정신력

사실 박지성은 이번 시즌 초반만 해도 '전성기가 지났다', '설 자리를 잃었다' 등 곱지 않은 평가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이번 시즌 또 다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로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이청용의 맹활약에, 여러 언론의 비교와 경쟁 구도에도 원치 않게 오르내리기도 했다.

또한, 박지성은 무릎 부상 후유증으로 팀 전력에서 이탈했던 시즌 초반, '이적생'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연이어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다시금 포지션 경쟁 구도에 직면한 채 시즌 출발을 뒤늦게 맞이했다. 하지만, 박지성은 시즌 후반부로 갈수록 다양한 포지션에서 어김없이 제 역할을 수행하면서 '맨유 5년차 선수'의 경험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과거 맨유 입성 두 번째 시즌에 닥친 무릎 부상과 이에 따른 기나긴 수술 공백도, 끊임없는 팀 동료와의 포지션 경쟁도, 주위 언론들의 적잖은 부담에도 꿋꿋이 제 모습으로 돌아온 박지성의 강인한 정신력은 결코 흔들림이 없었다.

세계 최고의 무대, 그중에서도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있는 맨유와 같은 클럽에서, 자그마치 5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꾸준하게 가치를 증명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유럽 무대에 흔치 않은 동양인으로서의 '성공 신화'를 열어낸 박지성의 위상은 단연 확고하다.

20대 중반에 맨유에 입성한 이후 지금껏 꾸준함을 증명하며 유럽 무대를 누벼온 것처럼, 앞으로도 박지성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가 오래도록 계속될 수 있기를 국내 축구팬들은 바라고 있다.

[사진 = 맨유에서 5시즌째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박지성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엑스포츠뉴스 전현진 기자] 



유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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