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7:52
스포츠

후반전의 사나이로 변모하는 박지성

기사입력 2010.03.22 04:10 / 기사수정 2010.03.22 04:10

윤인섭 기자

[엑스포츠뉴스= 윤인섭 기자] 지난 21일 늦은 밤(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리버풀과의 '2009/1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에서 맨유가 박지성의 결승골에 힘입어 라이벌 리버풀에 2-1 역전승을 거두었다.


 
박지성은 이날 맨유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 후반 15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대런 플래처의 크로스를 그림 같은 다이빙 헤딩 골로 연결해 이날 승리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지난 11일, AC 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16강전 쐐기골, 지난 주말 풀럼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베르바토프의 헤딩골 도움에 이은 세 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박지성은 최근 절정에 다른 공격본능을 이날도 유감없이 보여줬다.
 
또한, 리버풀전 득점으로 박지성은 빅4 모두를 상대로 득점을 기록, 강팀에 강한 면모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지난 1월 31일, 아스널과의 원정경기에서 올 시즌 마수걸이 득점을 기록한 박지성은 이날 득점으로 시즌 3골 1도움을 기록하게 되었다. 그런데 올 시즌의 공격포인트를 유심히 지켜보면 그동안 박지성의 기록과 눈에 띄는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모든 공격포인트가 올 시즌의 경우 후반전에 작성되었다는 점이다.
 
올해로 맨유의 일원이 된 지 5년째를 맞이하는 박지성은 지난해까지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총 10골과 12도움을 기록했다. 10골 중 무려 7골이 전반전에 터졌고 도움 역시 절반에 해당하는 6도움을 전반에 기록했다.
 
그런데 올 시즌의 박지성은 달라졌다. 리그 첫 골이 된 아스널전 득점은 후반 7분에 작성되었고 밀란을 침몰시킨 득점도 후반 12분에 터졌다. 지난주 풀럼 전에서는 교체 투입되어 후반 종료 직전, 팀의 추가골을 도왔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는 후반 15분 역전골을 터트렸다. 박지성이 맨유에서 터트린 첫 역전골이다.
 
통상적으로 축구 경기에서 후반전은 경기의 승부처로 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탐색전으로 소비되는 전반전보다 후반전에서 각 팀은 보다 공격적으로 나서는 경우가 빈번하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경우만 봐도 지난 라운드까지 터진 826골 중 58%에 해당하는 463골이 후반전에 나왔다. 맨유의 경우 후반전에 득점이 몰리는 현상은 더욱 극심하여 70득점 중 47골이 후반전에 나왔다. 약 70%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즉, 맨유의 공격 작업이 후반전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기 때문에 박지성의 공격포인트가 후반전에 몰려있다는 것도 이러한 맨유 전술의 틀 내에세 이해되는 게 마땅하다. 그리고 최근의 연이은 공격포인트 달성으로 맨유 공격 전술에서 박지성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밀란 전에서, 맨유의 퍼거슨 감독이 택한 전술은 4-2-3-1이었다. 루니를 최전방 원톱으로 삼고 그 밑에 나니-박지성-발렌시아를 배치한 전술이었다. 특이한 점은 공격형 미드필더 중앙에 박지성이 처음으로 자리했다는 점이었다. 바로 밀란의 사령관, 피를로를 봉쇄하기 위해서였다. 박지성은 자신의 임무인 피를로 봉쇄를 완벽히 수행했을 뿐만 아니라 2차전에서는 쐐기골마저 기록하는 만점 활약을 펼친 바 있다.
 
그리고 리버풀 전에서 퍼거슨 감독은 밀란전에서 사용한 4-2-3-1 전술을 다시 한 번 들고 나왔다. 이번에도 박지성은 3의 중앙 자리에 위치했다. 다른 점은 밀란 전에 비해 보다 공격 지향적인 모습으로 임한 것이다. 마치 베르바토프를 대신해 루니의 파트너로 나온 인상이었다.
 
전반전의 박지성은 다소 부진한 모습이었다. 이날 맨유 공격전술의 '열쇠'가 된 듯 전반전의 많은 찬스가 박지성에게 집중되었지만 두 번의 헤딩슛은 골문을 벗어났고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도 빛을 발하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전은 해결사로서 박지성의 면모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좌측과 중앙을 오가며 리버풀의 수비진을 활발하게 교란시켰고 루니와의 파트너십도 전반에 비해 몰라보게 좋아진 모습이었다. 그리고 후반 15분의 환상적인 헤딩 득점으로 이날 경기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왕성한 활동량과 지능적인 플레이, 그리고 팀에 헌신하는 자세로 자신을 어필해 온 박지성은 최근의 날이 선 공격력으로 자신의 또 다른 가치를 증명해가고 있다.
 
다음주, 볼턴과의 경기에서 이청용과의 맞대결이 기대되는 가운데 박지성의 공격력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할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결승골의 주인공 박지성 (C)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윤인섭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