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4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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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의 홈무패 깼던 에토, 이번엔 같이 깼다

기사입력 2010.03.17 08:31 / 기사수정 2010.03.17 08:31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4년 전 무리뉴의 스탬포드 브릿지 무패를 깼던 에토가 이번엔 무리뉴와 함께 스탬포드 브릿지를 무너트렸다.

인터 밀란의 공격수 사무엘 에토는 17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09/1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첼시와의 16강 2차전에서 후반 23분 결승골을 기록하며 인터 밀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 인해 인터 밀란은 1,2차전 합계 2승을 거두며 8강에 진출, 세리에 A 자존심을 지켰다.

원정팀 감독으로 3년 만에 스탬포드 브릿지로 돌아온 주제 무리뉴 감독은 홈팀 첼시를 무너트리며 진정한 '스탬포드 브릿지의 남자'임을 증명했다. 하지만,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강한 자는 무리뉴만이 아니었다. 무리뉴의 무적 스탬포드 브릿지에 유일하게 상처를 낸 바 있는 에토를 잊고 있었다.

에토는 이날 디에고 밀리토, 고란 판데프와 함께 3톱으로 선발 출장했다. 경기 내내 답답한 움직임으로 다소 아쉬움을 남기던 에토지만, 공격수는 골로 말하는 법. 단 한 번의 완벽한 기회를 골로 연결하며 승리를 확정 짓는 골을 넣었다. 한 방을 가진 선수를 끝까지 교체하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를 몸소 보여준 셈이다.

이 골로 에토는 4년 전 스탬포드 브릿지를 무너트리면서 시작된 스탬포드 브릿지에서의 좋은 기억을 계속해서 이어가게 됐다.

4년 전부터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좋은 기억을 이어간 만큼 에토는 무리뉴와 얽힌 것이 많다. 4년 전인 05/06시즌 바르셀로나 소속이던 에토는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첼시, 그것도 무리뉴의 첼시를 꺾은 바 있다.

지난 2006년 2월, '05/06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바르셀로나와 첼시의 경기에서 에토는 바르셀로나의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해 헤딩 결승골로 첼시를 2-1 침몰시켰다.

당시 티아고 모타와 존 테리의 자책골로 1-1이 지속하던 후반 30분 역습 상황에서 라파엘 마르케즈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에토가 힘있는 헤딩 슛으로 페트르 체흐 골키퍼가 도저히 막을 수 없는 득점을 성공시킨 바 있다. 이 결승골로 바르셀로나는 첼시라는 고비를 넘어 그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사상 두 번째 유럽 챔피언에 오르는 영광을 맛봤다.

이날 에토가 기록한 결승골은 에토의 장점을 있는 그대로 다 보여준 골이었다. 역습에서 빛난 에토의 스피드와 그의 장기인 수비 뒷공간 침투 그리고 탁월한 골 결정력까지 어느 하나 흠 잡을 데 없는 완벽한 '짐승'의 모습이었다. 특히 이 결승골은 당시 리그, 컵, 대외컵 가리지 않고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패하지 않던 무리뉴를 처음으로 홈에서 무너트린 골이라 더욱 기억에 남는다.

따라서 에토로썬 4년 전 무리뉴의 꿈을 짓밟았던 그 장소에서 이번엔 무리뉴의 선수로 무리뉴의 꿈을 이어가는 데 일조한 셈이다.

올 시즌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의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인터 밀란으로 이적, 세리에 A 정복을 꿈꿨던 에토는 현재 리그 8골에 그치며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 시절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득점, '엘 클라시코 더비' 득점 등 큰 경기에서 해주던 모습은 여전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무리뉴의 꿈을 산산조각냈던 에토가 무리뉴와 함께 스탬포드 브릿지를 박살 낸 지금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무리뉴의 꿈을 현실로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 = 주제 무리뉴 (C) UEFA 홈페이지 캡처]



조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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