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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곽민정과 무라카미 카나코의 비교, 아직은 이르다

기사입력 2010.03.10 16:35 / 기사수정 2010.03.10 16:3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20, 고려대)가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피겨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신채점제가 도입된 이후, 여자 싱글 역사상 최고의 점수를 기록한 김연아는 피겨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

피겨 스케이팅의 불모지에서 탄생한 찬란한 별에 대중들은 크게 열광했다. 김연아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관심은 자연스럽게 '포스트 김연아'에게 맞춰져 있다.

이번 올림픽에 출전해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곽민정(16, 군포수리고)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곽민정은 16세의 어린 나이에 올림픽 13위에 오르면서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했다.

올 시즌, 그랑프리 주니어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한 무라카미 카나코(16, 일본)과 비교하려는 경향도 일고 있다. 일본 언론에서 '차세대 아사다 마오'라 치켜세운 무라카미 카나코는 곽민정보다 국제무대에서 일찍 주목을 받은 선수다.

아사다 마오를 지도한 야마다 마치코 코치의 수제자인 무라카미 카나코는 주니어 그랑프리 3회 우승과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정상에 등극했다. 올 시즌 각종 주니어 대회를 석권한 무라카미는 현재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고 있는 2010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이 대회 우승이 가장 유력했던 애쉴리 와그너(17, 미국)가 불참하면서 무라카미의 우승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근래에 들어 두각을 나타낸 곽민정에 비해 2008년부터 주니어 정상을 지켜온 무라카미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많다.

김연아의 선전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어린 선수를 향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체계적인 코스를 밟아온 무라카미와 척박한 환경 속에서 힘겹게 훈련해 온 국내 유망주들은 차원이 다르다.

무라카미는 일본 피겨의 메카인 나고야 출신이다. 나고야에는 피겨 선수들이 전문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큰 링크가 많다. 여자 싱글 선수로서는 최초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킨 이토 미도리와 아사다 마오도 모두 이곳 출신이다.



무라카미 카나코는 아사다 마오나 안도 미키처럼 '얼음 폭풍 프로젝트'의 시스템 속에서 성장한 스케이터다. 트리플 악셀에 치중해 나머지 점프가 취약했던 아사다에 비해, 무라카미는 트리플 점프를 골고루 구사하고 있다. 또한, 깜찍한 표현력과 퍼포먼스는 아사다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에 집중한 일본 언론은 여자 싱글 주니어 부분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바로 그들이 최고의 유망주로 손꼽는 무라카미 카나코가 출전했기 때문이다. 무라카미는 일본 관객들의 성원에 부응하면서 좋은 연기를 펼쳤지만 몇몇 점프에서는 허점이 노출됐다.

야마다 코치에게 피겨를 배운 선수들은 '플러츠(플립에 가까운 잘못된 러츠)'가 나타나는 공통점이 있다. 아사다 마오는 플러츠를 끝내 고치지 못하고 프로그램에서 러츠를 제외했다. 무라카미의 플립과 러츠는 종종 '롱에지(e로 표기 잘못된 점프)' 판정을 받고 있다.

한편, 곽민정은 시니어 정상급 선수들과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는 '명품 러츠' 점프를 구사하고 있다. 비록, 플립이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지만 러츠와 살코, 그리고 룹 점프의 질은 나쁘지 않다.

곽민정이 개선해야 할 점은 플립의 완성과 활주 속도를 늘리는 점이다. 연습 때는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늘 실전에서 제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던 점이 곽민정의 취약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에 열린 '회장기 전국 랭킹전'부터 곽민정은 실전에서 좋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곽민정에게 중요한 것은 무라카미와의 경쟁이 아니라 국제대회에 자주 출전해 풍부한 경험을 쌓는 점이다.

무라카미는 2년 전에 열린 2008 주니어 그랑프리 셰필드 대회에서 우승하며 자신의 존재를 국제 무대에 증명했다. 그러나 곽민정은 이제 겨우 국제 대회에서 자신의 인지도를 쌓아나가고 있는 중이다. PCS(프로그램 구성요소)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뛰어난 표현력과 안무 소화 이외에 국제 심판들에게 자주 노출되는 점이 중요하다. 아직도 성장 가능성이 많은 곽민정은 성적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좋은 경험와 자신의 인지도를 쌓는 점이 필요하다.

곽민정을 비롯한 김해진(13)과 박소연(13) 등이 김연아 열풍이 불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어린 선수들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주는 점은 성장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아직 완성도 되지 않은 선수들에게 큰 기대를 걸게 되면 부담감만 안겨주고 만다.

올림픽에서 13위에 오른 곽민정은 현재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벌써 무라카미 카나코와의 경쟁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밴쿠버 올림픽에서 곽민정의 연기를 지켜본 국제심판들은 하나같이 극찬을 보내며 곽민정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이제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존재를 입증하고 있는 곽민정이 걸어가야 할 길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사진 = 곽민정 (C) 엑스포츠뉴스 성대우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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