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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희열2' 이정은 밝힌 '기생충'·'미스터션샤인'·'옥자' [전일야화]

기사입력 2019.06.30 07:10 / 기사수정 2019.06.30 00:57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대화의 희열2' 이정은이 '옥자', '미스터션샤인', '기생충'의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밝혔다.

29일 방송된 KBS 2TV 토크쇼 ‘대화의 희열2'에는 영화 ‘기생충'의 신스틸러로 활약한 29년차 배우 이정은이 출연했다.

이정은은 아줌마1, 마트 직원 등 이름 없는 배역부터 실력을 쌓았다. 다양한 연극을 비롯해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함안댁, '눈이 부시게' 혜자 엄마, 영화 ‘변호인', '택시운전사',‘옥자’등 여러 작품에 출연했다. 올해 ‘눈이 부시게'로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조연상을 받았다.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으로 칸의 레드카펫도 밟았다.

이정은은 인기를 실감하냐는 말에 "영화 '기생충'이 개봉해 마트에서 좀 더 알아본다. 못 알아보는 분들이 있으면 더 알아보라고 천천히 걷는다. '기생충'이 천만이 되길 바란다"며 웃었다.

'기생충'에 앞서 이정은의 진가를 드러낸 작품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다. 함안댁을 실감나게 연기한 그는 "기억에 남는 장면은 신정근 오빠와의 로맨스도 있었지만, 난 유모 역할이었다. '살라고 그켔지요'라는 대사가 나오지 않냐. 내가 모시던 애기씨가 내 몫까지 잘 살 수 있게 한 거다. 젊은 사람을 구해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온전하게 전달된 것 같다. 마지막 장면을 촬영할 때 너무 힘들었다. 감정을 덜어 내고 건조하게 표현해야 하는데 자꾸 눈물이 났다. 4일 정도 감독님이 좋은 장면을 만들기 위해 계속 다시 찍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또 "김태리는 아직도 내게 애기씨인 것 같다. 신정근 선배님, 김태리, 나 모두 정이 많이 들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눈이 부시게'에서는 혜자의 엄마이자 며느리, 일종의 1인2역을 맡았다. 이정은은 "감독님이 나와 안내상 오빠에게만 대본을 따로 줬다. 후반부 대본을 먼저 읽었으면 한다고 했다. 이중적인 느낌을 논의하면서 촬영했다. 김혜자의 눈이 은하수같다. 선생님이 어떻게 살았는지 잘 모르지만 연기하는 동안에 눈을 보면 다 소통이 되는 느낌이다. 보고만 있어도 자연스럽게 연기가 나온다. 날 감동시키는 배우라고 할까"라며 뭉클해 했다.

돼지 목소리를 연기한 영화 '옥자'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이정은은 "일단 미팅을 잡았는데 대본을 읽기 위해 비밀 서약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읽으면서 돼지라는 걸 알았다. '그히힝' 이런 게 적혀 있었다. 나보고는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칸 영화제에서 감독님이 먼저 얘기했더라. 나중에 보니까 감독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옥자가 숫기 없는 내성적인 여자 돼지라고 하더라. 캐릭터 연구고 나발이고 슈퍼 돼지라고 해 큰 동물을 열심히 찾아다녔다. 소리를 발췌하러 광주 동물원 등에 다녀왔다. 하마, 코끼리 등을 관찰하고 녹음했다. 이번에는 돼지를 알아야 하겠다 했다. 청학동에 사는 돼지여서 연천에 있는 유기농 돼지 농장을 찾았다. 처음에는 허락을 안 했다. 난 그저 가냘픈 배우라고 도와달라고 했다. 주위에서 왜 자꾸 돼지를 보러 다니냐고 돼지를 좋아하냐고 물을 정도였다. 주위에 있던 포도 농장 부녀회와 친해졌다. '눈이 부시게' 때 포도즙과 와인을 가져다줬다. 그때는 영화 때문에 간 거라고 얘기할 수 있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봉준호 감독이 너무 연습했다고 하더라. 그런 메소드 연기가 아니라 숨소리와 감정이 섞인 소리를 내면 돼지 소리를 합성할 거라고 했다. 돼지와 소리 기관이 다르니 도저히 돼지와 똑같은 소리를 낼 수 없었다. 다만 상상하면서 감정은 낼 수 있다. 우정 출연도 시켜줬다. 원래 어머니의 휠체어를 미는 건데 극적이지 않다고 해 내가 타는 역으로 교체됐다. 하루 종일 너무 소리를 질렀다"며 에피소드를 언급했다.

이정은은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로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에서 가사도우미 문광 역으로 활약했다. '마더', ‘옥자’에 이어 또 한 번 봉준호 감독과의 인연을 이어왔다. 

이정은은 "뭔가를 맞은 것 같았다. 분명 내용을 알았는데 이렇게 완성도가 높을 줄 몰랐다. 내용이 너무 마음에 와닿아 내가 참여했는데도 이틀 정도 충격 받았다. 내 역할의 이 부분이 잘 넘어갔구나 라는 생각만 했지 난 잘 안 보이더라. 영화가 너무 좋다고 생각했다. 이후 나중에 다시 보게 될 때 나만 보이더라"며 쑥스러워했다.

그러면서 "이야기가 이렇게 셀줄 몰랐다. 나도 반지하에 살았고 물난리도 맞았다. 파노라마처럼 어떤 부분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감정이 느껴졌다"라고 이야기했다.

인터폰 신에 대해서는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내가 반전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였다. 이렇게 귀여운데. 방송에서 다정한 역할을 많이 했다. 작품을 보면 알지 않나. 약간의 공포감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나올 수 있을까 했다. 공포감을 어떻게 줄까보다는 이 집안에서 해야 할 일에 대한 목표를 품는 게 더 좋다고 생각했다. 봉준호 감독이 '그런 집에서 일하는 가사도우미는 마치 그분이 사모님 같은 느낌이어야 한다'고 했다. 사실 사모님은 아니지 않나. 어머니가 '넌 나쁜 년이야'라고 얘기하다가 전화가 오면 '여보세요'라고 교양있게 말한다. 이렇게 연기했더니 감독님이 좋아하더라. (인중 연기는) 대사를 많이 하다 보니 건조해져 입술이 말려 올라갔다. 의도한 건 아니었다"리고 설명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이 지나가면서 한 마디씩 한다. '술집에 갔다가 시비가 붙었을 수도 있겠죠?', '빚쟁이에게 쫓겼냐?'라며 정보를 살짝 준다. 그러면 내가 생각을 해야 하는 거다. 누군가에게 부탁하고 매달릴 때 눈물을 흘리면서 호소하는데 억울함이 자랑인 것처럼 해달라고 주문할 때가 있다. 그런 디렉션을 받으면 놀랍다"며 감탄했다.

이정은은 "사회 현상에 대해 식견이 높은 사람은 아니지만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지 않았나. 이를 해석할 수 있는 작품이 시의적절하게 나왔다. 이러한 정면 승부, 제대로 된 현실을 보게 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기생충'의 의미를 언급했다.

남편으로 나온 박명훈도 언급했다. "2005년에 '라이어'를 6개월간 함께 해 돈독했다. 이번 영화에 내가 먼저 캐스팅됐는데 남편 역이 박명훈이라더라. 이렇게 만나는구나 했다. 너무 반가웠다. 통화를 많이 했다. 내게 여보라고 한다. '오늘은 어떻게 지냈냐, 밖에는 햇볕이 따뜻하고 좋아'라고 한다. 무대 인사를 하게 됐는데 아이돌 수준의 박수와 환호를 받아 와이프 입장에서 너무 뿌듯했다"며 좋아했다.

이정은은 무명 시절을 거쳐 명품 배우로 인정받고 있다. 이에 "'눈이 부시게'에 나온 명대사가 있다. 배우에게든 다른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든 해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잘난 것과 잘 사는 것이 다른 게 뭔지 아냐. 못난 사람이라도 잘난 사람들 사이에 들어가서 '내가 이렇게 살아 있다. 나보다 못나도 나를 보고 힘내라' 이러는 게 잘 사는 거다. 잘난 건 타고나야 하지만 잘사는 건 너 할 나름이다'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KBS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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