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2.26 14:55 / 기사수정 2010.02.26 14:55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불과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이 열리기 전까지 아사다 마오가 김연아를 따라 잡을 지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일본 전역은 아사다 마오의 역전을 바라는 성원이 간절히 기원했다. 하지만, 이러한 바람은 끝내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니 이루어 질 수가 없었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는 주니어 시절에는 서로의 기량이 비슷했던 라이벌이었다. 하지만, 시니어 무대에 접어들면서 두 선우의 기량 차이는 벌어지기 시작했다. 어려서부터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져오고 모든 기술을 정확하게 익혀온 김연아는 자신이 걸어온 '정직한 길'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
하지만, 점프의 기초보다는 트리플 악셀에 치중했던 아사다 마오는 결국, 자신이 지닌 뛰어난 재능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유연성이 뛰어나고 다리 힘이 좋았던 아사다 마오는 점프에 재능이 있었지만 가장 기초적인 점프인 토룹 과 살코, 그리고 토 계열의 점프를 완벽하게 익히지 못한 착오는 끝내 그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26일, 캐나다 토론토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 김연아가 도전한 프로그램은 '조지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였다. 여자 싱글 역사상 최고의 난이도를 지닌 이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연기하면 올림픽 금메달은 김연아의 것이었다. 또한, 그랑프리 시리즈와 파이널, 그리고 4대륙 대회와 세계 선수권을 모두 제패했던 김연아는 올림픽마저 우승하면 '피겨의 전설'인 크리스티 야마구치(미국,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금메달) 이후, 다시 한번 그랜드슬램을 이루는 역사적인 상황이었다.
김연아가 존경해 마지 않던 미셸 콴(미국)과 '토털 패키지'라 불렸던 이리나 슬루츠카야(러시아)도 이루지 못한 업적이었다. 또한, 김연아는 신채점제 도입 이후, 피겨와 관련된 모든 요소를 잘하는 선수로 남았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당대의 스케이터'들도 장점이 있으면 분명히 단점도 존재했다. 그리나 김연아는 피겨 역사상 모든 요소에서 단점이 없는 선수로 성장했다.
이번 밴쿠버 올림픽은 그의 무대였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단 한번의 실수도 없이 '퍼펙트'한 연기를 펼쳤다. 기술의 완성도는 흠을 잡을 곳이 없었고 안무와 프로그램 완성도도 절정에 달했다. 밴쿠버 올림픽에서 연기한 김연아의 '제임스 본드 메들리'와 '조지 거쉰의 피아노협주곡 바장조'는 피겨 역사에 길이 남을 작품이었고 역대 올림픽에서 선보인 최고의 프로그램이었다.
또한, 이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소화한 김연아는 피겨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케이터로 남게 됐다. '무결점'의 스케이터로 성장한 김연아는 228.56의 점수를 남겼다. 모든 기술 요소에서 가산점을 챙겼고 특히,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러츠, 그리고 스파이럴과 더블 악셀 + 트리플 토룹 점프에서는 가산점을 2점이나 받았다. 또한, PCS 점수는 9점으로 도배가 되었다.
피겨 역사상 흠을 잡을 곳이 없는 완벽한 연기를 펼친 김연아에게 이러한 점수는 당연한 것이었다. 올림픽을 앞두고 김연아의 금메달 획득 여부에 많은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김연아는 자신의 기량이 독보적이고 최고의 스케이터임을 여실히 증명했다. 1984년 사라예보 올림픽 남자 싱글 금메달리스트이자 NBC 피겨 해설가인 스캇 해밀턴은 이번 올림픽이 김연아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해밀턴은 이미 김연아가 주니어 시절의 경기를 보고 이러한 예측을 했다.
"지금 보시는 이 작은 소녀가 2010년 밴쿠버의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그의 예측은 정확하게 관통했다. 피겨 역사상 가장 흠을 잡을 곳이 없는 최고의 스케이터는 마침내 올림픽을 정복하며 피겨의 진정성을 확립했다.
[사진 = 김연아 (C) IB 스포츠 제공, 밴쿠버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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