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최우식이 자신이 느낀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의 매력에 대해 털어놨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가족 희비극. 지난 23일 9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최우식은 봉준호 감독이 소개한 '이상한' 영화라는 표현에 대해 "확실히 예측불허인 사건들이 많다"며 "기우를 연기하는 제가 느낀 건 다른 영화에 비해 감정선이 뻔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눈물을 펑펑 흘려야 할 것 같은데 기우는 아니었다. 뻔하게 생각했던 감정선이 아니라서 신기했고, 더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또 개인적으로 영화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걸 좋아하는데 '기생충'은 딱 그런 영화였다"고 강조했다.
영화에 줄곧 등장하는 기우와 '돌'과의 인연도 언급했다. 최우식은 "제가 생각한 건 기우가 느끼고 있는 죄책감, 책임감, 가족의 일원으로서의 무게였다. 칸에서 조여정 선배님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선배님은 기우네 가족이 세운 계획의 목표로 가기 위한 꼼수, 노력보다 더 쉽게 가려는 마음이라고 봤다더라. 마지막에 돌을 되돌려놓은 것은 이제는 노력해서 목표에 가려고 하는 기우의 마음이라는 거다. 돌에 대해서는 감독님과 여러 번 이야기를 나눴는데 확실하게 답을 주지 않으셨다. 상징적인 것들은 연기자의 몫으로 두신 것 같다"고 밝혔다.
'기생충'에는 실제 집이라고 해도 믿을 리얼한 반지하 세트가 등장한다. 박사장네 부잣집 대저택이 전주에 만들어졌다면 기택네 반지하촌은 일산에 지어졌다. 이하준 미술감독에 따르면 곰팡이, 찌든 기름때는 물론 영화의 중요한 포인트인 냄새를 구현하기 위해 진짜 냄새나는 음식물 쓰레기까지 만들었다.
최우식은 "지하집은 진짜 세트인지 건물인지 모를 정도로 너무 정교한 집 냄새나는 곳이었다. 너무 아늑했기도 했고. 덕분에 현장에서 이곳이 당연한 것처럼 연기할 수 있었다. 반면 부잣집에 들어갈 때는 기우나 엄마, 아빠, 기정이가 약간 어색함을 느낄 정도였다. 정말 어마어마했다"고 감탄했다.
비가 많이 오고, 수많은 계단을 끝없이 내려가는 기우네 가족의 모습도 관객들이 꼽는 명장면 중 하나다. 각자 다른 동네에서 촬영했다는 비하인드를 전한 최우식은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그 장면의 큰 의미를 몰랐다. 기우의 입장에서 시나리오를 보면 당시의 기우는 멘붕인 상태였다. 나중에 보면서 우리가 걸어온 장면들이 저런 신이었구나 싶었다"며 "개인적으로는 그런 장면을 찍어볼 기회가 없어서 그런지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너무 재밌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 '기생충'은 최우식에게 어떤 영화로 남을까. 그는 "기우에게 영화 안에서 처음과 끝은 잊지 못한 추억이지 않나. 제가 작품을 들어가기 전부터 홍보가 다 끝나고 마무리될 때까지의 타임라인 역시 제게 큰 부분을 차지할 것 같다. 이번 작품이 잘 돼서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걱정도 되지만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려는 목표보다는 과정을 즐기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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