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방구석1열'이 영화계에 떼놓을 수 없는 두 페르소나를 다뤘다.
16일 방송된 JTBC '방구석1열'에는 임필성 감독과 진선규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은 '페르소나' 특집으로 류승완 감독, 류승범 주연의 '부당거래' 김지운 감독, 이병헌 주연의 '달콤한 인생'에 대해 다뤘다.
두 감독과 함께 작업했던 임필성 감독은 강렬했던 류승범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임필성 감독은 "영화인들이 자주 가는 호프집이 있는데 류승완 감독이 자기 동생이라며 류승범을 데려왔다"며 "류승범이 무언가를 잘못했는지 류승완이 혼내더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형이 너무 심하게하니 류승범이 쳐다보더라. 그런데 눈빛이 '형을 때릴 수 있는데 참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기억이 남는다"고 말해 첫만남을 회상했다.
특히, 임 감독은 "두 감독한테 '이상한 이야기 하지말라'고 문자왔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영화 '부당거래'에 대해 주성철 편집장은 "기본적으로 세 명의 주인공 모두 악당이면서 약간의 결핍이 있다"며 "우리 사회상을 너무 잘 발견했다"고 평가했다.
민규동 감독 역시 "류승완 감독은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예민한 감각을 갖고 있다"며 "단순한 권선징악의 차원이 아니라 '악'의 속성이 뭔지 깊숙히 들여다보며 입체적인 영화를 그려냈다"고 평가했다.
임필성 감독은 26년 지기 류승완 감독에 대해 "거리에서 지혜를 찾는 감독이다. 현장에서 발로 뛰는 감독이다"라며 "비디오 가게 아르바이트도 하고 정말 힘들게 했다"고 평가했다.
주 편집장은 "처음에 류승완 감독이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주양을 류승범으로 생각했다"며 "류승범이 처음에는 부담스러워했지만 자신만의 스타일로 잘소화해냈다"고 설명했다.
형제이자 감독과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존중을 내비쳤다. 류승완 감독은 류승범에 대해 "배우 교육으 따로 받지 않았는데도 데사 전달력이 너무 좋고 몸을 잘 쓰고 연기 블로킹까지 본능적으로 알고 연기하는 배우다. 작품에 대한 태도가 진지하고 항상 경청하게 된다"고 전했다.
류승범은 류승완 감독에 대해 "영화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는 사람"이라며 "삶의 현장에서 영감을 얻는 감독이라는 점이 멋지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영화 현장을 즐기고 배우들을 좋아하는 감독"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지운 감독과 이병헌이 함께한 '달콤한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주성철 편집장은 "이 영화를 시작으로 '김지운 감독은 누아르'라는 생각이 사로잡혔다"며 "'달콤한 인생'의 선우는 기존 한국 영화 누아르 주인공과는 다르게 쿨하게 운명을 받아들이는 인물이다"라고 전했다.
임 감독은 "영화가 개봉했을 때 '왜 자세하게 설명 안해주냐'라는 악평이 많았다"며 "김지운 감독이 쿨하고 멋있는 이미지인데 배우들에게 설명할 때는 온몸으로 설명하신다"라고 말했다.
특히 김지운 감독이 "선우는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알고보면 아무것도 없다"며 "청춘스타 이병헌이 집으로 갈 때 얼마나 외로울까 궁금했고 배역에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다"고 캐스팅 계기를 전했다.
김지운 감독와 이병헌은 '달콤한 인생'을 비롯해 '악마를 보았다' '놈놈놈' 등에서 감께했다. 민규동 감독은 "'악마를 보았다'라는 제목은 악마가 최민식이 아니라 고통의 극단까지 몰아가며 악마로 변하며 내면의 악바를 보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 차가움에 이병헌이 잘 어울렸다"라고 전했다.
임필성 감독은 "감독님이 주인공 같은 심정으로 힘들어했다. 이병헌도 감정자체가 힘들어서 힘들어했다"며 "감독님이 '이 영화를 찍고 더는 영화 못찍을 것 같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마지막 엔딩 씬은 감독이 배우를 완전하게 신뢰하지 않으면 찍을 수 없는 씬이다. 시간이 짧아 두세테이크 밖에 못찍는다.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해 두사람이 더 가까워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지운 감독과 이병헌 역시 서로를 향한 존경을 드러냈다. 김지운 감독은 이병헌에 대해 "각 감독이 그리는 인물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배우"라며 "이 배우를 한 감독의 페르소나라고 가둬둘 수는 없다"고 극찬했다.
이병헌 역시 "배우 이병헌이 아닌 인간 이병헌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라며 "누구보다도 배우인 나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감독이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dh.lee@xportsnews.com / 사진 = JTBC 방송화면
이덕행 기자 dh.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