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와 양민석 대표이사가 최근 불거진 여러 논란에 책임을 지고 모든 자리에서 물러났다.
양현석 대표는 14일 YG 라이프에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양 대표는 해당 글에서 "더 이상 YG와 소속 연예인들, 그리고 팬들에게 저로 인해 피해가 가는 상황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오늘부로 YG의 모든 직책과 업무를 내려놓으려 한다"며 자신의 사임을 알렸다.
이어 "하루빨리 YG가 안정화될 수 있는 것이 제가 진심으로 바라는 희망사항"이라며 "현재의 언론보도와 구설의 사실관계는 향후 조사 과정을 통해 모든 진실이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믿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양현석 대표의 사임이 알려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양 대표의 동생이자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양민석 이사 역시 사임을 알렸다.
양 대표이사는 사내 메일을 통해 "양현석 총괄님께서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한 결정이 오해 없이 전달되기 위해서는 저의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숙고 후에 오랫동안 유지해왔던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기로 결심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얼마 전 창립 23주년 기념식에서 저는 여러분들 앞에서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가 먼저 변화해야 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며 "저의 결정이 YG가 크고 새로운 긍정적인 변화의 시작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라고 전했다.
양현석·양민석 형제의 사임을 이끈 결정적인 사건은 최근 발생한 아이콘 비아이의 마약 논란이다. 그러나 "가득 찬 물컵의 물을 흘러넘치게 만드는 것은 마지막 한 방울이다"라는 말처럼 비아이의 마약 논란은 트리거 역할을 했을 뿐 그동안 YG엔터테인먼트는 여러가지 논란으로 불신을 쌓아왔다.
올해만 하더라도 빅뱅 전 멤버 승리의 버닝썬 사태를 비롯해 온갖 탈세 의혹에 휩싸였고 양현석 대표의 성접대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비아이를 비롯한 많은 소속 가수들의 마약 논란과 '믹스나인' 데뷔조 무산 등 여러가지 논란으로 대중은 YG에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그 때 마다 침묵 혹은 '꼬리자르기' 식의 대처로 넘어갔지만 계속 문제가 발생했고 결국 오너 형제가 모든 직위에서 사임하는 결과가 생겼다. 'YG없는 YG'라는 조금은 황당한 상황이 벌어진 가운데, YG가 오너 형제의 말처럼 모든 진실을 밝혀내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뤄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날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비아이의 마약 의혹에 관련된 전담 팀을 구성하고 비아이의 마약 의혹은 물론 YG의 외압과 경찰 유착 여부에 대해서도 엄정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필요하면 양현석도 조사할 수 있다고 밝히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다음은 양현석 입장 전문
양현석입니다.
YG와 소속 연예인들을 사랑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 너무나 미안합니다.
쏟아지는 비난에도 묵묵히 일을 하고 있는 우리 임직원 여러분들에게도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입에 담기도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말들이 무분별하게 사실처럼 이야기되는 지금 상황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참아왔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은 힘들 것 같습니다.
더 이상 YG와 소속 연예인들, 그리고 팬들에게 저로 인해 피해가 가는 상황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지난 23년간 제 인생의 절반을 온통 YG를 키우는데 모든 것을 바쳐왔습니다.
최고의 음악과 최고의 아티스트들을 지원하는 일이 저에게 가장 큰 행복이었고 제가 팬들과 사회에 드릴 수 있는 유일한 능력이라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늘부로 YG의 모든 직책과 모든 업무를 내려놓으려 합니다.
제가 사랑하는 YG 소속 연예인들과 그들을 사랑해주신 모든 팬분들에게 더 이상 저로 인해 피해가 가는 상황은 없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현재 YG에는 저보다 능력 있고 감각 있는 많은 전문가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제가 물러나는 것이 그들이 능력을 더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빨리 YG가 안정화될 수 있는 것이 제가 진심으로 바라는 희망사항입니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언론보도와 구설의 사실관계는 향후 조사 과정을 통해 모든 진실이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은 양민석이 보낸 사내 메일 전문
YG Family 여러분.
최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간 힘을 내주신 구성원 여러분들께 죄송한 마음과 더불어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연초부터 지속적이고 자극적인 이슈들로 인해 여러분이 느꼈을 걱정과 불안에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양현석 총괄님과 저는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는 믿음에 그동안의 온갖 억측들을 묵묵히 견디며 회사를 위해 음악 활동과 경영에 몰입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최근의 이슈들과 관련없는 소속 연예인들까지 지속적으로 힘들게 하는 여러 상황들을 보면서 더이상 인내하고 견디는 것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현재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성장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큰 변화가 필요합니다. 또한 양현석 총괄님께서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라고 한 결정이 오해없이 전달되기 위해서는 저의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숙고 후에 오랫동안 유지해왔던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얼마전 창립 23주년 기념식에서 저는 여러분들 앞에서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가 먼저 변화해야 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저의 결정이 YG가 크고 새로운 긍정적인 변화의 시작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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