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올 뉴(ALL NEW)’ 타이틀에 맞게 돌아온 ‘그리스’는 뉴트로를 지향했다. 시대착오적인 가사를 수정하고 넘버를 편곡해 새로운 느낌을 줬다. LED 영상을 통해 학교에서 여름날 해변으로, 콘서트장으로, 자동차 경주가 펼쳐지는 도로로, 별이 빛나는 밤하늘로 활용해낸다.
넘버도 빠뜨릴 수 없다. ‘유어 디 원 댓 아이 원트(You're the one that I want)’와 ‘썸머 나이트(Summer Nights)' 등 친숙하고 유명한 넘버들이 귀에 맴돈다.
10대들의 우상인 라디오 DJ 빈스 폰테인 역할을 맡아 열연 중인 임기홍은 ‘그리스’의 매력으로 넘버와 영상을 꼽았다.
“넘버가 들어봄 직한 곡들이거든요. 음악의 힘은 대단한 것 같아요. 남녀노소 편하게 들을 수 있죠. 가사도 바뀌었고요. LED 영상도 기술적으로 더 좋아진 거여서 돈이 많이 들어갔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는 ‘그리스’가 처음 시도한 거라고 들었어요.”
임기홍이 분한 빈스 폰테인은 번드르르하고 센스 넘치는 입담을 지닌 인물이다. 로큰롤 전문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 재미난 볼거리를 선사하며 감초 노릇을 톡톡히 한다.
극 중 날라리 청춘들과도 이질감 없이 어우러지는 빈스 임기홍에게 실제 청춘 시절을 물으니 “조용하고 내성적이었다. 지각이나 결석한 적도 없고 어긋난 행동은 안 했다”며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그런 그가 많은 관객과 대중 앞에 서는 배우가 되기로 한 마음 먹은 건 27살 때였다고 한다.
“무역학과 3학년 때 남들이 공부하기에 저도 도서관에 있었는데 공부는 아니다 싶더라고요. 뭘 해야 하나 한 달 동안 생각하다가 갑자기 뮤지컬을 생각하게 됐어요. 사실 27살 때까지 뮤지컬은 1번 볼 정도로 관심이 없었어요. 그러다 뮤지컬 오디션을 검색해보고 2001년에 ‘흥가와라’에 출연했어요. 그때부터 배우의 길에 접어든 거죠. 그 다음이 2002년 ‘명성황후’인데 떨어졌고 후보 2번으로 붙었어요. 그때 후보 1번이 홍광호 배우였는데 노래를 들을 일이 없어 광호가 노래를 그렇게 잘하는지 몰랐어요. 이제는 동생처럼 안 느껴져요.” (웃음)
임기홍은 ‘멀티맨’, ‘무대 위 감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배우 인생 18년을 달려왔다. 그동안 뮤지컬 ‘김종욱 찾기’, ‘젊음의 행진’, ‘금발이 너무해’, ‘막돼먹은 영애씨’. ‘레미제라블’, ‘보디가드’, ‘시라노’, ‘브로드웨이 42번가’, 영화 ‘시크릿’, ‘내 깡패같은 애인’, ‘우리는 형제입니다’, 드라마 ‘비밀의 숲’, ‘플레이어’, ‘무법 변호사’ 등에 출연했다. ‘톡식히어로’로 2011년 제5회 더 뮤지컬어워즈 남우조연상을 받기도 했다.
“2005년부터 멀티맨을 많이 했거든요. 남녀노소 연기, 웃겨야 하는 연기를 많이 했어요. 멀티 역으로 많이 쓰이고 불려 다른 연기에 갈증이 생겼어요. 공연에서는 이미지가 굳어진 부분이 있어서 다른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드라마와 영화를 병행하고 싶어요. 공연도 너무 재밌지만 다른 작업도 재밌더라고요.”
최근에는 이영애, 김선아, 양세종이 소속된 굳피플에 둥지를 틀었다. 앞으로 활발한 활동을 선보일 계획이다.
“일단 현재는 ‘그리스’를 잘 해내는 게 우선이에요. 곧 촬영을 시작하는 드라마에서도 잘해야죠. 재밌는 역할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매력 있는 연기를 보여줄 생각이에요. 앞으로 자식을 사랑하는 아버지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궁극적인 목표는 나만의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는 거예요.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보고 싶은 배우로 기억에 남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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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