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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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구 용병 문제의 딜레마

기사입력 2006.02.11 22:52 / 기사수정 2006.02.11 22:52

김창수 기자
화려한 그들의 등장, 팬들을 만족시키다


한 때 대학농구의 인기와 NBA의 세계와에 발맞춰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 농구의 프로화를 추진할 때의 많은 우려에도 불구, 지금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겨울 스포츠로 확실히 자리 잡은 상태이다.


프로 농구의 성공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요소 중의 하나가 용병이라고 불리는 외국인 선수이다.


주로 미국에서 온 그들은 국내 선수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농구의 묘미를  보여줬다. 그 어렵다는 덩크슛을 아무렇지 않게 경기 중에 쉽게 넣어 버리고 하늘에 닿을 듯 한 볼을 블록슛, 그리고 그동안 국내 선수들이 보여주지 못한 쇼맨쉽을 경기 중에 보여주는 여유까지.


아직 긴 역사를 갖지 않은 국내 프로농구에 맥도웰, 리드, 제럴드 워커, 힉스 등 이름만 대면 떠 올릴 용병들이 농구팬 머리 속에 남아 있을 정도로 그들의 플레이는 훌륭했고 아직 아마의 티를 벗지 못하던 국내 농구의 수준과 볼거리, 그리고 경기력을 한 단계 높여 주었다.


용병 딜레마..?

하지만 그런 좋은 추억에도 불구, 이제 용병이라는 존재는 일각에서는 국내농구의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농구'라는 스포츠가 조직 운동임에도 불구, 용병선수의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짐에 따라 좋은 용병을 데리고 오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나로 프로농구 팀 하나의 일년 성적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워낙 용병의 비중이 크다보니 결국 용병에 의한 경기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에서 벌어지는 한국 프로 농구에서 한국선수들을 들러리로 만들어 버리는 상황이다.


32연패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우고 꼴찌를 한 동양(현 오리온스)이 다음 해에 마르커스 힉스라는 괴물 용병의 엄청난 활약에 우승을 차지한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물론 김승현의 등장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리고 지난 시즌에는 단테 존스의 영입에 이은 SBS의 15연승은 용병 효과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이처럼 용병이 큰 비중을 차지하다보니 각 구단은 오프 시즌에는 확실한 용병을 찾기 위해 머리가 아프게 해외를 돌아다닌다. 그렇게 어렵게 구해온 그들이 국내에 들어온다고 해도 언제 돌출 행동을 할줄 모르기 때문에 구단에서는 마치 보물단지 다루듯이 그들을 관리한다.


센터를 기피하는 어린 선수들, 왜?

KBL에서의 의미하는 '센터'라는 포지션은 이제 서장훈을 제외하고는 국내 어느 선수도 용병과는 대적 할 수 없는 상황이고 김주성은 대학 때와 다르게 오래 전에 파워 포워드로 변신했다. 물론 아직 이들을  뒤를 이을 재목이 눈에 안 띄는 점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어린 선수들이 센터라는 포지션을 맡기를 꺼려한 다는 점이다. 어차피 프로팀에서 센터와 골밑에서 활약하는 포워드는 용병의 몫으로 정해져 있가 때문이다.  


프로농구도 센터를 꺼리는 국내농구 주소를 고민한 듯, 용병의존도를 차차 줄이고자 몇 해 전부터 용병은 2쿼터에는 한 명만 뛰게 되었다. 그리고 내년에는 그 시간을 늘려 3쿼터도 한 명의 용병만을 뛰게 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는 국내 선수들의 플레이 시간을 늘리고 용병의 영향을 줄이고자 함이다, 또한 용병의 보유수를 줄이는 문제도 생각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 문제 역시 그리 만만한 문제가 아니다. 프로 스포츠의 가장 큰 존재의 이유는 팬이다. 용병의 축소나 국내 선수를 생각하는 것은 좋지만 이제 눈높이가 높아진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느냐이다.


뫼비우스의 띠만큼 복잡한 결론

혹자는 용병이 없더라도 예전의 농구대잔치 때처럼 용병이 없어도 인기를 구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전 연-고전이나 기아자동차 시절 인기가 많지 않았느냐 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시절 인기는 어느 특정 팀에게만 국한 된 이야기다. 연-고대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지만 또 다른 명문인 중앙대나 경희대 인기는 별로였다는 점이 그렇다. 기아 자동차의 인기는 엄청났지만 상대적으로 현대나 삼성의 인기는 점점 떨어져갔고 기업은행이라는 농구팀이 있었는지는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다.


또한 그 당시는 전력차가 너무나도 커서 이기는 팀이 당연히 이기게 된다는 경기 전에 생각을 해볼 수 있다. 만약 지금의 프로 농구에서 용병을 뺀다면 아무래도 서장훈이 있는 삼성이나 김주성의 동부를 이기기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는 특정 팀의 상위권 형성을 만들 수 있고 예전 기아자동차의 독주처럼 또는 연세대의 연승행진처럼 재미없는 시즌이나 예상된 결과만 나오는 경기를 양상 할 수 있다.


또한 용병을 한 명으로 줄인다고 그 문제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만약 한명의 용병만을 두게 된다면 아마 10개 구단 모두 센터로 외국인 선수를 뽑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문제는 만약 용병의 수준이 떨어지거나 부상을 당한다면 팀은 패배를 거듭 할 것이고 그것을 대체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한 명의 용병만을 가진 시점에서 부상으로 나가떨어진다면 급하게 선수를 찾아야 하고 팀은 국내 선수만으로 경기를 뛰어야 하고 아무래도 이길 확률보다는 질 확률이 훨씬 크다. 그리고 일년을 준비한 시즌이 하루아침에 망치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KBL의 좋은 방안을 기대하며 

아무리 가족 스포츠라는 인식이 큰 농구이지만 팀이 지는 것은 팬들의 발걸음으로 돌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언제나 만원관중을 자랑했던 창원LG는 하위권으로 떨어지자 경기장 인원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또한 초창기 가장 많은 팬을 자랑했던 인천 제우스. 지금은 전자랜드가 되었지만 최근 전자랜드 경기의 빈자리는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이다.


용병의 딜레마는 너무나 어려운 숙제이다. 용병을 줄이든 그들의 플레이 시간을 줄이든 그 판단과 결정은 KBL이 해결해야 할 몫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팬들의 의견이나 바람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프로의 생명은 분명히 팬이다. 팬들이 돌아버린다면 프로의 이유는 없다. 팬들은 충분한 성원을 보여주고 경기장을 찾아주고 돈을 내고 있다. 팬들은 언제나 그것에 만족할 만한 경기를 볼 권리가 있다.



김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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