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1-22 22:37
연예

'컴백' 정재형 "9년 만의 앨범 발매, 부족함도 많이 느껴"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19.06.10 00:00 / 기사수정 2019.06.09 23:09

이덕행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정재형이 9년 만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앨범을 발매한다.

10일 정재형의 새 앨범 'Avec Piano'가 발표된다. 9년 만에 발표되는 신보 'Avec Piano'는 지난 2010년 발매되어 호평을 받았던 피아노 연주곡 앨범 'Le Petit Piano' 이후 발표하는 또 한 번의 연주곡 앨범으로 피아노와 함께 유려한 조화를 이룬 퀄텟, 오케스트라, 첼로, 바이올린, 비올라 등 다양한 악기들과의 만남을 담았다.

서정적이고 소박하면서도 세련된 선율들이 지배적이었던 전작에 비해 확장된 스케일을 담은 'Avec Piano'는 피아노를 주축으로 한 다양성에 무게를 둔 작품들을 배치해 전체적인 볼륨감을 확장했다. 

앨범 발매를 앞둔 5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안테나 뮤직 사옥에서 정재형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오랜만에 취재진 앞에 선 정재형은 오랜만에 컴백한 소감을 비롯해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생긴 에피소드 등을 전했다.

오랜만에 새 앨범을 발매한 정재형은 "앨범을 발매해서 되게 좋다"고 입을 뗐다. 이어 "앨범 발매 전에는 망설이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랬는데 내고 서울재즈페스티벌 공연을 하고 첫 방송을 하니 '앨범이 나오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족함도 많이 느끼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Avec Piano'는 전작 'Le Petit Piano' 이후 9년 만에 발매되는 앨범이다. 이처럼 오랜 기간이 걸린 것에 대해 정재형은 "진짜 한심하더라"라며 "계속 그림이 안 그려졌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소규모 편성의 악기, 피아노를 중심으로 퀄텟, 비올라, 첼로, 정도의 재료를 가지고 음악을 하려고 했을 때 막막했다"며 "'무엇을 그려내야 하지'가 막막해서 헤멨던 것 같다. 또 그사이에 영화 음악도 하고 뮤지컬도 준비하다보니 더 길어졌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실내곡 위주의 음악을 준비하며 고민이 길어졌던 만큼 크기를 키울 생각은 없었냐는 질문에 정재형은 "크기를 키우기도 했다. 원래 오케스트라가 들어갈 생각은 없었는데 '안단테'라는 곡을 협주곡 형식으로 했다. 그런데 한 곡만 녹음하기 아까워 두 곡 정도 오케스트라와 짧게 짧게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가 되는 건 소규모 편성의 곡들이다"라며 앨범의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가사가 없는 연주곡 앨범이지만 정재형은 이번 앨범을 통해 '자연과 나'라는 주제를 말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정재형은 "사실 '이렇게 써야지'라고 커다란 생각보다는 '생가대로 쓰자'는 생각이 강했다. 작업한 곳이 오롯이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곳이었다. 산꼭대기에 집 하나만 있는 곳이었다. 만들고 보니 '자연과 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처음에는 무서웠다. 자연에 온전히 노출돼서 살아본 적이 없었다 그곳에서 많은 위로를 받았고 나를 돌아보며 힘을 얻고 대답을 얻었다. 자연의 위로를 받고 있다는 느낌으로 동화돼서 만들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재형은 이번 앨범 작업을 위해 라디오에서 하차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이어 한국이 아닌 일본의 가마쿠라라는 곳에서 지내며 작업에만 몰두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사실은 안테나에서 보냈다. 가마쿠라라고 도쿄에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해안가였다. 곡을 하도 못 쓰니까 라디오를 그만두고 작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시점이었다. 무조건 작업을 해야 하는 절박함이 있어서 라디오를 그만두고 다음 날 떠났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준 것 같다. 조그만 방 한 칸 있는 곳이었다"고 전했다.

정재형의 작업실이 있던 공간은 편의점을 가려면 2~3km를 가야 할 정도로 불편한 환경이었다. 그러나 정재형은 그 속에서 찾은 행복감이 앨범 작업에 좋은 영향을 줬다고 감사해했다.

"되게 불편하긴했다. 편의점을 가려며 2~3km를 가야했다. 열쇠두고가서 다시 올라가야할 때 정말 죽고 싶었다. 백여 개의 계단이라고 써놨는데 세보니까 160개 정도됐다. 그위에 집이 단 한 채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는 오히려 불편함이 주는 행복감을 느끼게 됐다. 인터넷도 잘 안됐다. 휴대폰 등 여흥을 즐길 시간이 없었던 게 큰 행복이었던 것 같다. 이렇나 불편함이 곡을 쓸 때는 큰 힘이 된 것 같다"

라디오를 그만둘 만큼 앨범 작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던 정재형은 도착하자마자 '작업모드'로 전환, 곡 작업에만 몰두했다.

"피아노는 FNC 재팬의 사장님이 도와주셨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감사드린다. 밤에 도착했는데 정말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 맞냐'고 할 정도로 진짜 아무것도 없었다. 이상하게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작업을 했다. 절대적이고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봇물 쏟아지듯이는 아니지만 작업 모드로 전환해서 바로 시작했다"


전작 'Le Petit Piano'가 피아노 연주곡을 모은 앨범이었다면 이번 'Avec Piano'는 조금 더 확장된 실내곡 위주의 앨범이다. 정재형은 이후 다음 앨범은 오케스트라 앨범이 될 것 같다며 피아노-실내악-오케스트라로 이어지는 시리즈를 암시했다.

"사실 오케스트라가 편하긴 하다. 퀄텟을 쓰는 게 작곡가에게는 힘들다. 부피감도 그렇고 제한적인 소리들이라 실내악을 쓰는 게 오케스트라 쓰는 것보다는 몇배는 힘들다. 사실 시켜서 실내악으로 했다. 

또한 소속사 대표이자 음악적 동지인 유희열의 반응과 함께 보컬 없이 연주곡만으로 채운 앨범을 낼 수 있게 해준 유희열에 대한 감사도 전했다.

"유희열 씨가 '피아노-실내악-오케스트라'로 이어지는 연주악 시리즈를 했으면 좋겠다더라. 힘들어서 도망가려고 했는데 문득 '이게 안테나의 힘이구나'라고 생각했다. 노래가 안 나오면 다른 것을 할 수도 있는데 '그냥 해보자'고 힘을 실어주더라. 이게 유희열 대표와 안테나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안테나에게 감사를 전한다. 처음 반응은 '멋있다. 그런데 이거 어떻게 하냐'였다. 서로 구구절절 이야기를 하는 편이 아닌데 멋있다고는 했다. 서로 녹음 하는 과정을 알아서 이런 이야기들을 한 것 같다"

자신의 음악을 지지해준 유희열에 대한 감사와 함께 정재형은 이번 앨범 작업을 함께 녹음한 동료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파리에서 학교를 다닐 때 김상진 김수빈, 송영훈이 있는 MIK라는 그룹과 피아노 퀸텟 곡을 만들며 김상진과 인연을 맺었다. 그때 곡을 선물하겠다고 말했고 '안단테'를 통해 다시 만났다. 상진씨가 곡을 들으러 와서 '이 곡은 하면 될 것같다'고 말했다. 첼로는 오디션아닌 오디션을 봤다. 굉장히 어려운 곡이라 주인을 못찾고 있었다. 그런데 심준호라고 서울시향에 있는 친구를 추천을 받았다. 불러내서 술을 먹이고 다음날 연주를 시켜봤는데 이 친구 곡이더라"

(인터뷰②에서 계속)

dh.lee@xportsnews.com / 사진 = 안테나 뮤직
 

이덕행 기자 dh.lee@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