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2.05 16:51 / 기사수정 2010.02.05 16:51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김연아가 올림픽 쇼트프로그램 무대에서 '007 제임스 본드 테마'를 연기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순, 마지막 미디어데이를 가진 김연아는 자신의 훈련지인 크리켓, 스케이팅 & 컬링 클럽에서 고독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올림픽을 앞두고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4대륙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아사다 마오(20, 일본)는 자신감을 얻었고 안도 미키(23, 일본)는 트리플 러츠 + 트리플 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다시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홈에서 경기를 치르는 조애니 로셰트는 캐나다 언론을 통해 "지난 시즌, 내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하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하지만, 캐나다 내셔널 대회에서 자신감을 얻었고 이 분위기를 올림픽까지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일본의 언론들은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그리고 안도 미키 등의 기술들을 분석하면서 여러 가지 결과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올림픽이 눈앞에 온 상황에서 특정 기술을 가지고 비교를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한 치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올림픽 무대에서는 '실수'하지 않는 자가 항상 웃어왔다.
김연아의 기량이 현재 활동하는 선수들과 비교해 월등하다는 사실은 이미 경기력을 통해 증명됐다. 다른 선수들이 아무리 잘해도 '실수가 없는 김연아'를 이기는 것은 현재로선 불가능하다.
지난 세계선수권대회와 2009-2010 '에릭 봉파르' 대회에서 나타난 김연아의 경기력은 남자 선수의 경지에 도달해 있었다. '스케이트 아메리카'와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최상의 기량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김연아는 올 시즌도 가장 기복 없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다양한 점프와 기술을 장착하고 있는 김연아는 높은 난이도와 안정성을 동시에 갖출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다. 김연아가 특정한 점프에서 실수를 해도 프로그램 자체가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현재 김연아는 언론을 통해 공식적인 입장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이 상황에서 김연아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이는 바로 브라이언 오서 코치다. 오서 코치는 "내가 2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점은 오랫동안 상처로 남았다.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서 다시 올림픽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은 특별하지만 이번 올림픽은 내가 아닌, 김연아의 무대다"고 김연아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공식적으로 나타난 김연아와 오서의 행보는 큰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다. 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 상황과 실수가 발생할 확률이 적은 이상적인 프로그램. 여기에 김연아가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게 붙잡아주고 있는 오서의 행보는 고무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이변의 확률'도 고개를 들고 있다. 2002년, 당시 세계챔피언이었던 미셸 콴(미국)이 사라 휴즈(미국)에게 패했던 점과 2006년 금메달이 유력하던 이리나 슬루츠카야(러시아)와 사샤 코헨(미국) 등이 아라카와 시즈카(일본)에게 정상의 자리를 내준 이변이 이번 올림픽에서도 일어난 가능성이 있다고 점치고 있다.
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는 여러 가지 예상이 가능하다. 김연아가 월등한 실력을 가졌지만 올림픽 당일에 일어나는 일은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으며 올림픽의 변수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 하지만, 지난 2002년과 2004년의 경우, 정상권의 선수들이 엇비슷한 점수를 유지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는 점이다. '절대 강자'였던 미셸 콴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연속적으로 우승을 차지했지만 다른 선수들과의 점수 격차는 그리 크지 않았다.
또한, 2002년은 구 채점제의 시대였기 때문에 신채점제가 통용되고 있는 현재와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또한, 2006년은 절대 강자가 없었던 '춘추전국시대'였다. 이리나 슬루츠카야는 다른 선수와 비교해 기술이 뛰어났지만 표현력과 대중적인 인지도는 사샤 코헨이 훨씬 앞서있었다.
그러나 김연아는 신채점제의 시대에서 TES(기술요소)는 물론, PCS(프로그램구성요소)에서 모두 월등히 앞서있다. 그리고 2점 이상을 받는 GOE(가산점)은 슬루츠카야와 코헨도 갖추지 못한 것이다.
김연아가 준비해야 하는 것은 프로그램 완성도와 심적인 부담감을 털어내는 일이다. 올 초 한국을 방문했던 미셸 콴은 김연아의 올림픽 전망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김연아는 이미 모든 준비가 완성된 선수입니다. 그녀에게 남은 것은 올림픽을 즐기는 일이에요. 어떤 압박감을 떠나서 꿈의 무대인 올림픽을 마음껏 즐겨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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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연아 (C) 엑스포츠뉴스 김혜미, 백종모 기자 미셸 콴 (C) 엑스포츠뉴스 백종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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