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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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장혜진 "눈앞에 펼쳐진 감사한 일들, 다시 연기할 힘"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19.06.22 16:20 / 기사수정 2019.06.22 16:02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장혜진이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을 통해 새로운 조명을 받았다.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자신이 연기한 충숙 캐릭터에 남다른 힘을 불어넣으며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냈다.

장혜진은 5월 30일 개봉해 881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흥행 중인 '기생충'에서 전원백수 가족의 아내이자 엄마 충숙 역을 맡았다. 전국체전 해머던지기 메달리스트 출신으로, 박력있고 다부진 면이 돋보인다.

'기생충'에 함께 할 수 있게 된 것, 봉준호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았던 지난 달 제72회 칸국제영화제를 찾았던 것, 그리고 국내 개봉으로 관객들을 만난 것까지 장혜진은 "현실감이 없다"며 시원하게 웃어보였다.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다니.(웃음) 현장에서 촬영했던 것부터 계속 거꾸로 올라가면서 생각해봐도, 정말 너무나 감사한 일들이 펼쳐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이 감사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싶죠."

이내 장혜진은 "저라는 사람보다는, 영화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한다"며 겸손하게 몸을 낮췄다.

"관객 분들이 충숙 캐릭터를 워낙 좋아해주셨잖아요. 그렇게 충숙이를 좋아해주시다 보니 (그 캐릭터를 연기한) 장혜진에 대한 관심을 주시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더 실감이 안 나기도 하죠. 제게는 영화 속 인물로 봐주시고, 영화 속 내용을 질문해주시는 이것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여전히 실감이 잘 안 나죠.(웃음)"

'기생충'으로 장혜진이라는 이름을 대중에게 또렷이 각인시켰지만, 배우로의 시작은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1기 출신으로, 1998년 영화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으로 데뷔했다. 결혼과 출산, 육아 등 평범한 한 명의 아내이자 엄마로 살면서 잠시 연기 활동을 쉬었던 장혜진은 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을 통해 연기에 복귀했고, 2016년 영화 '우리들'을 통해서도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이며 봉준호 감독의 러브콜을 받게 됐다.

장혜진은 연기 공백을 갖게 됐던 이유로 "연기가 너무 힘들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연극원 당시 점수로 연기가 나온다는 것이 슬펐던 것 같아요. 그런 제 자신을 보는 것이 너무 힘들었죠. 악착같이, 어떻게든지 오디션을 더 보고 했다면 버틸 수는 있었는데 그럴 힘이 없었던 것 같아요. 요즘 말로 '번 아웃(Burnout)'이라고 하죠. 너무 소진이 됐던 것이에요.


그러다 '밀양'으로 다시 연기를 하겠다고 했을 때, 그 때도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그 고통도 너무나 즐겁게 느껴지더라고요.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하면 고치고, 잘한 부분은 칭찬해주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남들 앞에 서는 것이 부끄럽고 민망하기도 했지만, '밀양'을 했던 것이 제게는 바닥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됐죠. 그렇게 연극, 영화, 드라마를 차근차근 다시 하면서 다져온 것이 지금까지 온 것이에요. 지금은 잠을 잘 못자도 행복하죠.(웃음)"

'엄마' 장혜진은 16살 딸과 4살 아들을 두고 있다. '영화 '선희와 슬기' 촬영 당시에는 젖먹이였던 아들을 직접 촬영장에 데리고 갔었다'고 떠올린 장혜진은 "주변에서 많이 도움을 주셨었죠. 모유수유도 도와주셨고, 아기를 재워주기도 하셨고요"라고 말했다.

"이번 '기생충'도, 아무래도 스포일러 유지가 중요했잖아요. 큰 딸도 우리 엄마라고 얘기를 안했었더라고요. 몇 명만 알고 있고, 그 분들이 또 '응원한다'고 문자도 주시고 했는데 정말 감동이었죠.  친한 엄마들 몇 분도 알고만 있고 소문을 안 내주셨어요.(웃음)"

그 사이 아이들도 훌쩍 자랐고, 이제는 주변에서 '아이를 돌봐줄 수 있으니 열심히 연기하라'며 응원하고 있다. 장혜진은 "'기생충'을 보면서 주변 분들도 많이 신나하시더라고요. 남편도 그렇고 주변에서 너무나 도와주시고 응원해주시니까, 이제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연기해야 될 것 같아요"라며 미소 지었다.

앞으로의 연기 활동을 향한 의지도 다시 한 번 굳게 다졌다.

"어렸을 때는 정말 숱한 계획을 세웠는데, 그것대로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웃음) 계획을 세우는 것도 좋지만 무계획으로 지금 내 앞에 주어진 것을 하나하나 해나가고, 뒤돌아보면 무언가가 그렇게 쌓여가지 않을까 싶어요." (인터뷰②에 계속)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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