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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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밤 달군 박주영-'쌍용' 활약의 의미

기사입력 2010.01.31 13:58 / 기사수정 2010.01.31 13:58

김지한 기자

새해 첫 달 마지막 주말 밤, 축구팬들은 밤잠을 설쳐가며 유럽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에 크게 열광했을 것이다.

이청용(볼튼)의 폭발적인 드리블, 박주영(AS 모나코)의 첫 멀티골, 그리고 기성용(셀틱)의 팀 승리를 이끈 풀타임 활약까지 유럽파 3인방의 플레이는 너무나도 듬직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화려했던 '유럽 3인방'의 주말 밤 드라마 

2009-1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리버풀과의 원정경기에서 이청용은 하프라인에서부터 치고 올라가며 상대 선수 3명과 골키퍼까지 제치는 인상적인 드리블 돌파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이는 마치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마라도나가 하프라인부터 상대 진영으로 돌파하면서 상대 수비 5명과 골키퍼를 제치고 골까지 성공시켰던 모습이 떠오를 정도였다.

비록 이청용이 리버풀 골키퍼 호세 레이나까지 제치고 찬 슈팅이 중앙 수비수 키르기아코스에게 막혔지만 한때 유럽 최강팀으로 불렸던 리버풀을 상대로 자신있는 플레이를 펼친 것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잉글랜드에서 이청용이 날았다면 프랑스에서는 박주영이 또 날았다. 박주영은 2009-10 프랑스 리그 22라운드 OGC 니스전에서 정규리그 7,8호골을 터트리며 팀의 3-2 승리에 견인차 구실을 했다. 특히 프랑스리그 진출 첫 멀티골을 쏘아 올린 것은 물론 리그 득점 순위에서도 6위로 뛰어올라 득점왕 경쟁에도 가세하게 됐다.

이날 뽑아낸 골도 화려했다. 박주영은 전반 19분, 네네가 올린 코너킥을 높게 뛰어오르며 헤딩으로 정확히 받아 넣어 골을 성공시켰다. 이어 후반 15분, 네네의 왼쪽 돌파에 이어 찔러준 볼을 달려들면서 오른발로 밀어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박주영이 넣은 두 골로 AS모나코가 리그 4위까지 뛰어오르는 등 개인은 물론 팀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유럽에 진출한 지 이제 한 달째 접어든 기성용의 활약도 돋보였다. 기성용은 2009-10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 해밀튼과의 경기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해 풀타임 활약하며, 팀의 1-0 승리에 큰 공을 세웠다. 부상 후 첫 선발 풀타임이어서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었겠지만 기성용은 특유의 날카로운 킥력과 폭넓은 시야를 앞세운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팀에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상승하는 팀-개인 위상, 앞으로 더 기대된다

유럽에 진출해 각 팀에서 자신의 역할을 100% 소화하고 있는 이들 3인방의 활약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특히, 이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만큼 팀내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유럽 축구 전체가 리그 반환점을 돌면서 각 팀의 분위기는 대단히 민감할 수밖에 없다. 만에 하나 결정적인 카운트펀치를 맞는다면 팀이 시즌 초에 세운 목표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3인방이 속한 각 팀의 분위기가 그러하다. 이청용의 볼튼은 강등권 탈출에 힘써야 하며, 기성용의 셀틱은 15년 만의 최악의 성적을 피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박주영의 모나코는 옛 명가 재건을 꿈꾸며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리그 2위나 FA컵 우승을 노리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팀 성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활약을 선보인다면 감독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에 대한 신뢰를 더 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출장 시간을 늘려가고, 팀내 입지도 더욱 높인다면 선수 개개인의 가치는 당연히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3인방의 선전은 앞으로도 더욱 기대하는 바가 크다.

잇따른 활약…월드컵 앞둔 허정무호는 웃는다

무엇보다 월드컵 본선을 4개월 남짓 남겨놓고, 이들의 컨디션이 상승세를 탈수록 대표팀을 이끄는 허정무 감독의 속내는 흐뭇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체격이 좋고 기술이 뛰어난 선수들 앞에서 자신감을 갖고 감각을 유지한다면 월드컵 본선에서의 경기력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허정무 감독은 평소 대표팀 주축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권장한 바 있다. 해외로 나가는 선수가 많아야 훗날 기량이 좋은 선수가 국내에도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소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나란히 해외에 진출한 '쌍용' 이청용과 기성용, 해외 진출 2년 차에 접어든 박주영의 잇따른 활약은 당연히 기분 좋게 바라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선수가 한두 명이 아닌 가급적 더 많이 나와야 한국 축구의 경쟁력도 더 키울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본선에서 상대할 선수의 경기력을 미리 파악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단적인 예가 리버풀전에 풀타임 활약했던 이청용이 그랬다. 이청용이 상대한 리버풀에는 월드컵 조별예선 1차전 그리스의 핵심 수비수 키르기아코스와 2차전 아르헨티나의 키플레이어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에밀리아노 인수아가 버티고 있었다. 단 한 경기이기는 해도 상대 선수들의 움직임, 장단점을 경기중에 파악하면서 감을 익혔다면 월드컵 본선에서는 당연히 더 자신있게 경기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꾸준한 상승세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해외파 3인방. 과연, 남은 경기에서도 축구팬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맹활약을 잇달아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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