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닥터 프리즈너' 꽃길의 시작에는 박은석이 있었다.
배우 박은석은 KBS 2TV 수목드라마 '닥터 프리즈너'에서 태강그룹 이사장 모이라의 아들 이재환을 연기했다. 말 그대로 '망나니'인 그는 나이제(남궁민 분)가 추락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 강렬한 오프닝을 만들어낸 주인공이기도 하다.
22일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박은석은 "4개월 동안 모든 사람이 공들여 만든 작품이 인정을 받았다. '명품 드라마'라는 말도 있고, 드라마 수준도 인정받았다. 색다른 시도에도 불구하고 반응이 좋았다"며 "매우 뿌듯하다. 앞으로도 이런 작품에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드라마를 떠나보낸 소감을 전했다.
박은석이 연기한 이재환은 첫 회에서 장애가 있는 부부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이후 나이제가 의사 옷을 벗도록 만든 캐릭터. 모든 사건의 시작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은석이 그 시작을 잘 만들어줬기에 '닥터 프리즈너'의 꽃길도 허락됐을 터. 부담감은 없었을까.
그는 "키 역할이자 중요한 역할이었다. 주인공이 변하는 큰 변화의 시작점이다. 그게 잘 안 되면 (뒤에) 따라오는 이야기에 관심도가 떨어줄 수도 있다"며 "진짜 나쁘게 연기를 하려고 했다. 최대한 어떻게 하면 바닥까지 갈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무섭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진짜 저런 사람이 있을 것 같다'는 느낌. 감독님이 그 역할에 저를 불러줬으니, 믿음이 있었던 거다. (감독님에게서 들은) 제일 고마운 말이 '내가 보는 눈이 맞았다'였다"고 웃어 보였다.
박은석은 방송 전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도 "욕 먹을 각오를 하고 있다"는 말로 강렬한 캐릭터임을 예고했다. 뚜껑을 연 '닥터 프리즈너' 속 박은석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분노케하기 충분했고, 당연히 박은석의 예상과 같은 반응이 나왔다.
이에 박은석은 "장수할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화가 많이 났더라. 그만큼 집중해서 봐준 거다"며 "저도 1회, 2회는 숨도 못 쉬면서 봤다. 형 집에 가서 봤는데 가족들이 아무 말도 안 했다. 연기도 살벌하게 하고, 설정도 너무 재밌고. 한 시간 뚝딱 지나갔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더 드러냈다.
안하무인이던 이재환은 극이 전개 될수록 다른 인물이 됐다. 교도소에 수감된 후 본격적인 변화를 보이더니 이후 헌팅턴 병에 걸리게 됐다. 박은석은 이 변화를 어떻게 표현하고자 했을까.
그는 "처음에 그렇게 있다가 급 '쭈구리'가 되니까"라며 "정당성이 생긴 게, 교도소라는 장소가 있지 않나. 거기서 또 한번 분위기가 바뀐 게 병이라는 아픔. 계기들이 있어서, 정당성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준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환이) 뇌사가 걸릴 줄도 몰랐고, '난 나가겠구나' 했는데 갑자기 심정지가 왔다. 재환이 팔자가 쉽지 않은 팔자다"며 "그때부터 악동 코믹을 시작하게 됐다. 그냥 코믹도 아니고 악동 허당 코믹. 사실 재밌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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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