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접전끝에 삼성칸 4-3으로 물리쳐.. '2005년 최고의 팀 입증'SK텔레콤 T1이 달구벌 대구에서 e스포츠의 역사에 길이 남을 '더블크라운'을 달성하는 위업을 쌓았다.
SK텔레콤 T1은 지난 21일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스카이 프로리그 2005 후기 결승전에서 마지막 7차전 에이스결정전까지 가는 혈전 끝에 결국 최연성이 변은종을 잡아내며 삼성전자칸을 4대 3으로 꺾고 우승컵을 안으며 전기와 후기를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연간 단위로 진행되는 리그를 한 팀이 석권한 것은 SK텔레콤 T1이 처음이다.
기선을 제압한 쪽은 삼성칸이었다. '1세트 네오레퀴엠' 박태민(저그)과 맞붙은 송병구(프로토스)는 경기 시작 후 50분이 지나는 시점까지 박태민에게 끌려 다녔다. 하지만 공중병력에 리버와 하이템플러를 섞어가며 방어 중심적으로 플레이를 펼치다가 결국 마지막 9시 앞마당을 둘러싼 확장 싸움에서 승리하며 극적인 역전승을 연출한 것.
삼성은 이 기세를 '2세트 철의장막'에서 '팀플고수' 이창훈과 박성훈 콤비가 센터게이트를 통한 질럿 압박에 이은 빠른 탱크 생산 조이기를 준비해온 T1의 임요환/박용욱 전략을 최소화하며 막아냈다. 결국 뮤탈리스크와 드라군으로 임요환의 기지를 초토화내며 완파,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서나가며 초반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3세트 알포인트'였다. 알포인트에서 1승 5패로 고전했던 삼성칸은 결국 결승전에서도 빠른 테크트리를 통해 하이브유닛으로 승부를 보려던 박성준(저그)의 의도가 전상욱의 공방업 바이오닉 병력 타이밍 러쉬로 물거품되며 3세트를 내어준 것. T1이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순간이었다.
T1은 전상욱의 3세트 승리에 이어 '4세트 우산국'에서 '환상팀플'을 과시한 고인규/윤종민이 이재황/임채성을 압도하며 4세트까지 따내며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초반 눈부신 활약이 돋보인 윤종민은 저글링을 적극 활용하면서 이재황의 초반 스포닝풀을 파괴, 이재황의 저글링과 성큰콜로니의 추가건설을 원천봉쇄했다. 결국 고인규의 메카닉 테란의 지원으로 완승을 거뒀다.
세트스코어 2-2 동점상황에서 '5세트 네오포르테'에서 맞붙은 양 팀의 대결은 삼성칸이 다로 유리하게 점쳐진 맵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숫자놀음에 불과했다. 김성제가 삼성칸 이현승과의 프로토스 종목대결에서 팀의 승리를 위해 평소 자기 스타일을 과감히 버리고 방어 중심적인 플레이한 끝에 확장 수에서 우위를 점한 뒤 다수 병력으로 정면을 돌파, 리버로 본진을 초토화하며 3대 2로 역전에 성공한 것.
하지만 초반 리드를 지켜내지 못한 삼성칸은 '6세트 철의장막'에서 이창훈/박성훈 팀플이 박용욱/윤종민에게 다시 승리를 따오며 경기를 마지막 에이스 결정전까지 몰고 갔다.
마지막 승부 '7세트 러시아워2' 에이스 결정전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처럼 '괴물테란' 최연성과 삼성칸의 에이스 변은종의 대결. 최연성은 3경기에서 팀 동료 전상욱이 사용한 9배럭에 이어 벙커러시를 가는 듯한 페이크를 준비한 뒤 확장을 준비했다. 게다가 9소수의 병력으로 상대 앞마당이 원활히 돌아가지 못하도록 견제 플레이도 성공하기까지 했다. 이후 압박에 들어간 최연성은 특유의 물량을 준비했다.
반면, 변은종은 회심의 드롭 공격이 미리 대처를 잘 해둔 최연승에게 막혀 실패로 돌아가며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결국 최연성은 변은종의 기습을 레이스로 막아내고 탱크와 바이오닉병력으로 강력한 공격을 퍼붓고 우승의 GG를 받아냈다. 전기리그에 우승과 함께하지 못했던 최연성의 한이 풀리는 순간이기도 했다. 최연승 이번 후기리그 결승전 MVP에도 뽑혀 그 영광을 배로 더했다.
이승원 < MBC게임> 해설위원은 "테란 카드 부재가 승부를 가른 결정적인 원인이었다"며 결승전을 평가했다. 강력한 테란 카드를 3장이나 가지고 있는 T1에 반해 삼성칸는 1승을 보증하는 테란 카드가 단 한 장도 없었다는 것.
이로써 SK텔레콤 T1은 지난 7월 이동 통신사의 맞수 KTF 매지엔스를 꺾으면서 창단 이후 첫 프로리그 우승에 이어 불과 5개월 뒤 또 다시 왕좌에 오름으로써 이로써 최고의 e스포츠 게임단으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