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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란 "연기 도전 갑작스러운 것 아냐, 꿈 이뤄 행복"[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19.05.15 11:00 / 기사수정 2019.05.14 13:48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아나운서와 방송인의 옷을 벗고 경상도 사투리를 걸쭉하게 구사해낸다. 연극 ‘사랑해 엄마’로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나선 김경란 이야기다. 7살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철동을 한결같이 좋아한 여자 친구 선영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원래 서울 사람인데 아버지와 부산 사투리를 듣고 살았어요. 작품 안에서는 (조)혜련 언니가 경상도 사람이라 사투리 코치였어요. 부산 MBC에서 근무하면서 귀동냥으로 듣기도 했고요. 그렇게 들었던 사투리가 고마운 날이 오게 될 줄 몰랐어요.” 

대학로 공간아울에서 공연 중인 ‘사랑해 엄마’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남편 없이 궁핍한 생활 속에 하나뿐인 아들을 키우는 엄마의 애환을 그린 작품이다. 조혜련, 정애연, 류필립, 김경란, 손진영, 박슬기, 임종혁 등이 출연하고 있다. 

“다른 배우들과 달리 저는 다른 용도의 무대를 경험한 사람이잖아요. 나만 정신 바짝 차리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첫날 첫 공연에 역대급 사고를 쳤어요. 무대에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야 하는데 분장실로 갔어요. 혼자 다음 방 신을 날리고 그다음 신의 옷을 갈아입을 준비를 하고 있던 거예요. 다리 힘이 풀렸는데 전력 질주해 무대로 들어갔어요. 지인에게 물어보니 다행히 전혀 몰랐더라고요.

사람들이 보기에 저는 철저하고 실수도 안 할 것 같고 똑 부러진다고 생각하는데 아니거든요. (웃음) 빈틈과 허술함이 많다는 건 자신은 알잖아요. 아나운서 시절에도 몇 번이나 체크하면서 빈틈을 대비하는 습관을 들였어요. 하지만 배우라는 세계에서는 저의 빈 구멍이 파악이 안 됐거든요. 나만 잘하면 된다는 일념으로 정신 차리고 항상 체크해요.” 

김경란은 2015년 ‘시유 어겐’에 이어 이번 ‘사랑해 엄마’로 무대에서의 행보를 이어가게 됐다. 오래전부터 동경하고 버킷리스트로 꿈꿔 온 연극 무대에 서 행복하다며 미소 지었다. 

“갑자기 툭 튀어나온 행보는 아니에요. 고등학교 때부터 무대에 막연한 동경과 경외감이 있었어요. 국어 선생님이 팀을 짜서 연극을 시켰는데 너무 진지하게 했거든요. 선생님이 불러서 연극에 관심 있냐고 묻더라고요. 잘 모른다고 수줍게 얘기한 기억이 나요. 대학교 때 대학로 연극을 자주 봤고요. 소극장 무대는 밀도감이 느껴지잖아요. 바로 앞에서 다른 세계에 몰입한 배우들의 내공이 어마어마했고 감히 넘볼 수 없는 영역이었어요. 

아나운서는 시험을 보면 되지만 연극 무대는 접근이 어렵잖아요. 무대에 죽기 전에 한 번은 서보고 싶지만 부끄러우니까 버킷리스트로 생각했거든요. 그러다 최불암 선생님 덕분에 인연이 닿아 ‘시유 어겐’에 출연했어요. 홍보를 한 것도 아닌데 조혜련 선배가 보러 온 덕분에 ‘사랑해 엄마’의 제안을 받은 거고요. 타이밍적으로 잘 맞아 같이 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연출님, 배우들을 알게 되고 또 다음 작품으로 연이 닿고요. 감사해요.”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 의사, 아이 엄마까지 캐릭터의 폭넓은 변화를 연기한다. 아나운서 이미지와 선입견을 벗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이 안에서는 배우라고 부르니까 되게 쑥스러웠어요. 배우라는 단어를 내게 붙여도 되나 했죠. 저는 뒤늦게 따라가는 격이잖아요. 이 작품을 함께 만들어가는 동료들에게 힘이 돼줄 수 있는, 상대가 몰입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나 자신에게 떳떳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역할을 이행하는 배우로서 7세 연기를 할 때는 7세고 욕할 때는 복식호흡으로 욕해버리고요. 많이 부족할 수 있지만 적어도 그 순간에 충실할 수 있는 배우이고 싶어요. “ 

‘사랑해 엄마’에 이어 6월 11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연극 '1950 결혼기념일'(연출: 윤진하)의 주인공으로도 캐스팅됐다.(엑스포츠뉴스 단독보도) 김경란은 “막연했지만 묵직하게 바라 온 꿈을 이룬다는 게 소중하다. 감정에 몰입하는 게 즐겁고 행복하다”라고 털어놓았다. 

“연기, 극본, 연출 모든 면에서 감동을 줄 수 있는 연출가이기 때문에 대본도 안 읽고 오케이 했어요. (아나운서 출신이라는) 흔적을 굳이 지우고 싶진 않아요. 관객이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가수인데 노래를 못하고 MC인데 진행을 못하면 불안하잖아요. 관객이 마땅히 누리고 받아야 할 것을 충실하게 주고 싶어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박지영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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