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희열2' 조수미가 밝힌 #가족사 #연애담 #유학 일기장 #어머니 ♥ [종합]

[엑스포츠뉴스 전아람 기자] 소프라노 조수미가 유학시절 이야기부터 가족사까지 모두 공개했다.

4일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2'에는 소프라노 조수미가 출연했다.

이날 조수미는 어머니의 못다 이룬 성악가 꿈을 위해 혹독하게 키워진 성장기부터 서울대 수석 입학과 동시에 자유를 만끽한 불같은 사랑 이야기, 그리고 평범함을 뛰어넘는 상상초월 세계적 예술가로서의 삶을 모두 털어놨다.

지난 1983년 이탈리아로 쫓기듯 유학을 떠난 조수미는 혼란 속 인생의 방향을 잡고 오직 '노래'와 '음악'에만 집중했던 유학 생활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유학을 부유해서 간 것이 아니라 나중에 아버지께 들었는데 출국 5일 전까지 돈이 없어서 비행기표를 못 샀다. 사실 먹는 것도 그렇고 버스도 돈을 못 내고 탄 적도 많다. 또 학교를 들어가야 하니까 레슨을 받아야 하는데 레슨비도 만만치 않아서 돈이 궁핍했다. 또 집 구하기가 정말 힘들었다. 이탈리아가 오페라의 고장인데도 오페라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더라. 엄청 쫓겨났다"고 밝혔다.

조수미는 스무살에 만났던 남자친구 K씨와의 연애담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행복했던 그와의 연애시절을 털어놓은 후 유학 갔을 때 편지로 이별 통보 받았음을 밝혔다. 조수미는 "'그만 만났으면 좋겠다. 여자가 생겼다'고 왔다.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 그런 느낌인 것 같았다. 그런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무서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 울고 물건들을 던질 줄 알았는데 한 번 읽고, 두 번 읽었을 때 감정이 잠잠해지더니 모든 세포가 제자리로 돌아가더라. 마치 편지를 읽는 내 자신이 내가 아닌 것 같았다. 이제 내가 살아야 할 곳은 여기고, 노래를 해야하는 구나라고 생각했다. 어려운 순간을 만나면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나타나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조수미는 유학을 간 첫 날부터 쓴 일기를 35년 만에 최초로 공개했다. 낡은 일기장 속에는 조수미의 힘든 유학 생활을 엿볼 수 있는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특히 조수미의 일기 속 '울지 말 것"이라는 반복된 문구는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또 조수미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유학시절 어머니께서 거의 매일 편지를 보내줬다고 밝히며 "난 어머니한테 원망 섞인 편지를 많이 보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이 고생을 왜 해야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고난의 길로 들어갔을 때 어머니가 많이 보고싶고 그리워지더라. 어머니가 많은 것을 해주셨구나 생각이 들었다. 화해의 빛이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은 어머니와 말이 통하지 않는다. 사실 몇 년간 치매를 앓으시면서 어머니와 대화를 많이 못했다. 대신 노래를 많이 했다. 어머니가 노래를 하신다. 박자감도 있으셔서 손뼉 치면서 노래를 하신다"고 말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kindbelle@xportsnews.com / 사진=KBS 2TV 방송화면

전아람 기자 kindbell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