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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로마, 감독간 엇갈린 '희비 쌍곡선'

기사입력 2010.01.19 07:25 / 기사수정 2010.01.19 07:25

유성현 기자

이번 시즌 세리에A의 최대 화두는 다름 아닌 ‘유벤투스의 극심한 부진’이다. 유벤투스는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 16강 진출 실패에 이어, 현재 리그에서도 좀처럼 승리를 따내지 못하면서 인테르-AC밀란 간의 우승 타이틀 경쟁 구도에서도 꽤나 멀어져있는 상태다.

유벤투스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벌어진 세리에A 20라운드 키에보와의 원정경기에서 전반 33분에 터진 젠나로 사르도의 중거리 슛에 선제골을 실점한 이후, 끝내 경기 종료까지 만회골을 기록하지 못하면서 또다시 분위기 반전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로써 한 시즌의 절반을 조금 넘긴 현재, 유벤투스는 벌써 시즌 7패째를 당하며 지난 시즌 통틀어 패한 횟수(6패)를 넘어서게 됐다. 최근 리그 5경기에서 거둔 1승 4패의 성적이 보여주듯이, 유벤투스의 하락세는 최근 들어 더욱 심각한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리그 순위 또한 3위에서 5위로 밀려나면서 유벤투스는 당장 다음 시즌 챔스 진출권 획득조차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러한 팀의 끝 모를 부진에 팬들마저 치로 페라라 감독에게 날카로운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어 유벤투스의 감독 경질 루머는 앞으로도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유벤투스가 지키던 리그 3위 자리를 이어받은 팀은 바로 AS로마. 로마는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임대 영입한 루카 토니가 2골을 기록한 데 힘입어 난적 제노아를 3-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로마는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10경기 연속 무패(7승 3무)를 달성하며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재밌는 사실은, 로마의 급격한 순위 상승을 이끌어 온 최대 공로자가 바로 로마의 현 감독이자 유벤투스의 전 사령탑이었던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이라는 점이다. 유벤투스는 지난 시즌 막판 잠시 순위가 3위로 내려앉자 성적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라니에리 감독을 중도 해임시켰고, 임시 사령탑으로 감독 경험이 일천한 페라라를 감독직에 임명한 바 있다.

페라라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유벤투스의 임시 감독에서 벗어나 정식으로 사령탑에 임명되어 과감한 도전에 나섰지만, 페라라를 내세운 유벤투스의 도전은 지금까지의 팀 성적만으로 볼 때 명백한 실패 혹은 무모한 결정으로 평가받고 있는 상태다.

반면, 지난 시즌 막판 유벤투스로부터 해임된 라니에리는 이번 시즌 개막 직후 2연패를 당하며 위기를 맞았던 로마의 새로운 사령탑에 임명되어 감독직에 복귀했다. 라니에리 감독이 지휘봉을 넘겨받자마자 로마는 분위기 쇄신에 성공, 10라운드까지 14위에 머물며 상위권이 멀게만 느껴졌던 순위도 그동안의 무패행진에 힘입어 어느새 3위로 수직상승에 성공했다.

발렌시아와 첼시, 유벤투스와 같은 빅 클럽에서의 감독 경험이 풍부한 라니에리 감독의 지도 아래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로마에 비해, 유벤투스는 ‘초짜 감독’의 단점을 여실히 드러내며 좀처럼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이와 같은 양 팀의 상황은 ‘감독 교체’로 인한 상반된 파급 효과를 매우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과거 감독 교체에 의한 ‘희비 쌍곡선’이 엇갈리고 있는 현 상황에 더해, 양 팀은 바로 다음 라운드인 24일에 맞대결이 예정되어 있어 그 흥미로움은 배가 될 전망이다.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는 유벤투스가 로마를 3-1로 꺾은 바 있지만, 당시 라니에리 감독은 아직 로마에 취임하기 전이었다.

이번 경기에서 유벤투스가 로마를 잡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지, 아니면 로마를 지휘하는 라니에리 감독이 친정팀을 울릴 수 있을지, 여기에 세리에A를 대표하는 경기인 ‘밀란 더비’까지 펼쳐지게 될 다음 라운드가 벌써부터 수많은 축구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 = 지난 시즌 당시 유벤투스의 라니에리 감독 경질 및 페라라 취임 보도 ⓒ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 공식 홈페이지 캡쳐]



유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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