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③에 이어) 가수 테이는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에서 주인공 루드윅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힘든 역경 속에 살아온 베토벤의 내면을 연기하며 격정적인 감정을 쏟아낸다. 발라더로 익숙했던 테이의 새로운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육체적, 정신적 소모가 심한 역할이지만 체력에 문제는 없단다. “오히려 영양이 너무 넘쳐 살을 빼야 한다”며 웃었다. 언제부터인가 테이 뒤에는 ‘대식가’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최근 MBC ‘공복자들’에서는 남들보다 많이 먹는 식습관과 요식업 운영으로 20kg가 늘었다며 공복에 도전하기도 했다.
“지금은 거기에서 10kg을 뺀 거예요. 음식이 너무 맛있어요. 데뷔할 때는 67kg이었어요. 표준이 되려면 60kg대고 건강해 보이려면 70kg이어야 해요. 그전에는 90kg대였고 지금은 85kg이에요. 남자고 나이도 있으니 이제는 턱선이 보이기만 하면 돼요. (웃음) 제 목표는 여기에서 6kg 정도를 더 빼 70kg 후반대까지 가는 거예요.”
올리브 예능 '원픽로드'에서는 햄버거를 한자리에서 최대 10개를 먹어본 적 있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평소에 그렇게 먹지는 않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위가 커요. 원래 대식가였어요. 37년을 그렇게 살아서 식단을 조절해요. 하루에 한 끼 먹고 이틀에 한 끼 먹고 헬스를 계속해도 살이 잘 쪄요. 티만 안 날 뿐 이틀 만에 5kg을 찌울 수 있어요. 다만 운동하고 있기 때문에 배가 나오는 게 아닌 전반적으로 몸이 커지는 거죠. 30살에 군대에 가는 바람에 운동을 하게 됐어요. 저는 생생한 서른이었고 같이 훈련을 받는 친구들은 빈약한 20대였어요. 그런데 달리기를 하니 저만 빼고 다 잘 달리더라고요. 다음날 회복도 훨씬 빠르고요. 세월을 이길 수 없었어요. 그때부터 살려고 운동했죠. 2주만 버티면 근육이 만들어지는데 그때부터 운동이 너무 재밌어요. 근육이 생기니 빼기도 쉽고요.”
대식가라는 적성(?)을 살려 요식업을 운영 중이다. SBS ‘골목식당’ 백종원의 극찬을 받은 덕에 서울 홍대 인근에 수제버거집 ‘테이스티 버거’를 오픈했다.
“사업과 연예계 활동을 병행하는 게 어렵지는 않아요. 저는 5개월간 기반을 다지고 나왔고 지금은 친동생이 운영하고 있어요. 명함만 대표인 거고 친동생이 사업체를 갖고 있죠. 그래도 주방에서 햄버거의 모든 메뉴를 직접 개발했고 계속 관리하고 있어요. 아직 1년 밖에 안 돼 체인점을 내지는 않았어요. 이것도 제대로 하려면 공장도 만들어야 하는 등 그 세계가 있더라고요. 장사는 무조건 어려워요. 장사하는 지인이 있으면 알겠지만 하나 운영하는 것도 힘들어요. 쉬운 마음으로 하면 다 망할 수 있죠. ‘장사나 해야지’라는 말은 말도 안 되는 거예요. 어제 주문받은 상추와 오늘 상추의 가격부터 맛, 품질까지 다 다르거든요. 어제 왔던 고기와 오늘 온 고기도 다르고요. 밸런스를 체크 안 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러면 망해요. 제가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동생과 직원들이 다 체크하고 있어요.”
유명 연예인이기 때문에 요식업을 운영하는 데 유리할 거란 선입견을 가진 이들이 많다.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하는 터라 저절로 홍보되는 장점이 있을 터다. 하지만 그래서 더 철저하게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많단다. 테이는 “연예인이라 더 힘들다”며 고개를 저었다.
“장사라는 게 대충할 수 없어요. 위생은 검사하면 다 걸리고요. 나이프 손잡이가 나무인데 살균, 소독을 안 하면 다 걸려요. 그래도 안 하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아요. 그런 기준점이 생기는 게 제게는 오히려 득이 될 수도 있긴 해요.”
테이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성수동 뚝섬 골목의 연예인 지원군으로 참가해 장사에 도전했다. 뛰어난 요리 실력으로 뚝섬 편에서 백종원에게 유일하게 칭찬을 받고 정식으로 수제버거집을 차렸다. 이후 청파동 버거집도 테이의 버거집을 직접 찾아 먹어보며 신메뉴를 개발하기도 했다.
“햄버거 가게를 하려고 방송을 한 건 아니었거든요. 백종원 대표님이 권유하지 않았으면 못했을 수 있어요. 은인이죠. 연예인으로서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 거지 정말 매장을 계획해서 출연한 건 아니었거든요. 백종원 대표님이 제가 하는 걸 보더니 ‘자기 같은 사람이 요식업을 해야 한다. 잘 될 거다’라고 해줬어요. 더본코리아에서 기본적인 교육도 받고 정신적인 도움도 많이 받았어요.
신기해요. 대식가라는 게 알려져 게스트로 나왔는데 여기까지 와 신기해요. 인생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 같아요. 디자인도 저희가 다 했어요. 저는 건축 전공이고 동생은 공업고 출신이라 셀프 인테리어가 다 가능했죠. 돈을 많이 버냐는 질문을 받는데 그래서 장사하지 말라는 거예요. 편하게 생활할 수는 있는데 모이지는 않거든요. 직장인이 350만원을 월급으로 받는다고 칠 때 생활은 할 수 있지만 부자가 될 수는 없잖아요. 장사도 큰돈이 생기지는 않아요. 그게 음식 장사에요. 죽을 때까지 생활 하는 거로 생각하면서 장사를 해야 하는 거죠.”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루드윅, NOS엔터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