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1.14 01:26 / 기사수정 2010.01.14 01:26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009-2010 시즌이 시작되기 전, 여자배구의 판도는 '춘추전국시대'가 예상됐다. 5개 팀의 전력이 평준화됐고 아시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김연경(22, JT마베라스)이 일본 리그로 무대를 옮겼기 때문이다.
전력이 향상된 5개 팀 중, 현대건설의 강세는 심심치 않게 예상됐다. 팀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어린 선수들이 성장했고 일본 리그에서 검증된 외국인 선수인 케니 모레노(31, 라이트)가 가세했기 때문이다.
케니와 함께 현대건설의 '기둥' 역할을 하는 선수는 단연 양효진(21, 센터)이다. 어느덧 프로 3년차가 된 양효진은 팀의 중심선수로 자리 잡았다.
현재(1월 14일 기준) 양효진은 블로킹 1위(세트당 0.901)를 달리고 있다. 13일 열렸던 KT&G와의 경기에서는 블로킹 7득점을 올리며 개인 최다 타이기록을 세웠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현대건설의 황현주 감독은 "양효진의 블로킹 감각은 매우 탁월하다. 국제대회를 거치면서 한층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블로킹은 센터의 주요 과제다. 높이를 장악하면서 상대의 공격을 봉쇄하면 팀은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다. KT&G의 4라운드 첫 경기에서 양효진은 '왕년의 명 센터'였던 장소연(36, KT&G)과 현 국가대표이기도 한 김세영(29, KT&G)과 맞섰다.
장소연은 한국 여자배구의 전성기를 이끈 '당대의 센터'였다. 특히, 강혜미(36, 전 현대건설)와 함께 구사했던 이동 속공은 한국 여자배구 사상 최고의 속공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성기가 지난 현재, 이 공격의 위력은 많이 떨어졌지만 노련한 플레이는 여전히 살아있었다.
'블로킹의 명수'로 불렸던 김세영도 오랫동안 대표팀의 중앙을 책임졌다. 대선배들과의 경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준 양효진은 높이를 장악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양효진의 블로킹은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 올 시즌 국내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중, 높이와 탄력이 좋은 몬타뇨를 상대로 많은 블로킹을 성공시켰다. 오픈 공격은 물론, 중앙 속공과 시간차 공격을 막아내는 데에도 일가견이 있다.
프로 데뷔 시절의 양효진은 많은 개선점이 필요한 '미완의 대기'였다. 그러나 3년이 흐른 현재, 리그 최고의 센터로 우뚝 섰다. 지난 3년 동안 팀의 주전 센터로 활약한 경험과 국제무대에 나가 세계적인 배구를 체험한 점이 양효진의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되었다.
세계적인 센터들의 플레이를 직접 확인한 양효진은 "국제 대회에 나갔을 때, 외국 센터들은 높은 신장을 가졌지만 점프력을 이용해 볼을 때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도 저렇게 해야지'라는 각오를 다지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양효진은 파워와 스피드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높은 신장만 가지고 배구를 한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양효진은 이러한 우려를 극복해냈다. 움직임이 민첩해진 양효진은 '높이'와 '순발력'을 동시에 갖춘 센터로 업그레이드됐다.
블로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양효진은 속공 부분에서도 성공률 50%를 기록하면서 선두에 올라있다. 또한, 시간차 공격에서도 50%로 황연주(23, 흥국생명)와 함께 공동 5위에 올라있다.
중앙에서 높이와 속공을 책임지는 양효진의 활약은 팀 전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양쪽 사이드에서 많은 볼을 때리고 있는 케니도 양효진의 플레이에 큰 힘을 얻고 있다. 배구 센스가 넘치는 노련한 케니와 높이와 순발력을 갖춘 센터의 존재는 현대건설의 독주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양효진은 김연경, 황연주 등과 함께 국제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선수로 발돋움했다. 최고의 센터가 되려면 약점인 파워가 필요하다고 밝힌 양효진은 팀 최다 연승행진에 도전하고 있는 현대건설과 여자배구대표팀에 꼭 필요한 '보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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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양효진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현대건설 (C) 엑스포츠뉴스 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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