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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주의 인물은?①] 루니,토레스도 누른 '득점왕' 테오파니스 게카스

기사입력 2010.01.05 06:01 / 기사수정 2010.01.05 06:01

조형근 기자

[엑스포츠뉴스=조형근 기자]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겨울 전지훈련 장소인 남아공으로 떠났다. 

이번 전지훈련은 팀의 조직력을 다지는 것 이외에도 유럽이 아직 리그 진행중인것을 감안, 유럽파를 전원 제외하며 국내파 가운데 옥석을 가려 월드컵 최종명단을 가리고자 하는 의미가 있는 훈련이었다. 실상 해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대부분 본선 진출이 확정적이기 때문에 명단에 그들의 이름이 빠져 있다고 크게 의아할 일은 없었다. 월드컵도 이제 150여일 남짓으로 우리에게 다가온 만큼, 엑스포츠뉴스에서는 대표팀이 속해있는 B조 각국의 면면을 살펴보며 주목해야 할 만한 선수를 꼽아보았다.

유로 2004에서 변방의 그리스가 깜짝 우승을 달성할 당시부터 감독직을 역임하고 있는 오토 레하겔 감독은 그리스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감독으로, 2006년 월드컵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유로 2008에서는 본선진출에 성공하는 등 그리스를 유럽 중상위권의 팀으로 변모시켜냈다. 레하겔 감독은 탁월한 신체조건을 지닌 선수들을 바탕으로 탄탄한 수비를 우선으로 한 후 날카로운 역습을 성공시켜 승리를 거두는 아주 실용적인 축구를 구사한다(덕분에 재미는 떨어지는 편).

지역예선 2조에서 스위스를 넘지 못하고 6승2무2패로 조 2위들이 치르는 플레이오프에서 우크라이나를 넘고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그리스, 모든 선수의 이름이 ~스로 끝나는 이 넘치는 '위너'들 사이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엔 누가 있을까.

'유럽예선 득점 1위의 위엄' 테오파니스 게카스

다비드 비야도, 웨인 루니도, 페르난도 토레스도 아니었다. 유럽예선에서 득점 1위를 차지한 선수는 바로 그리스의 테오파니스 게카스(10골)다. 이번 겨울을 통해 출장 기회를 잡기 위해 헤르타 베를린으로 임대 이적한 게카스는 06/07시즌 분데스리가 득점왕을 차지한 경력이 있으며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은 그저 그렇지만 타고난 위치선정과 골 감각으로 상대 골문에 어떻게든 골을 넣는 선수다.

이번 월드컵 지역예선에서도 10골이라는 골을 몰아치며 그리스 공격의 절반을 책임진 선수다. 그리스의 예선 상대가 이스라엘, 룩셈부르크, 라트비아, 몰도바 등의 약체였기에 득점 1위가 의미가 없다는 말도 있지만 그것이 게카스의 능력을 평가절하할 수는 없다. 그렇게 되면 다른 약체팀들에게 골을 넣지 못한 선수들이 할 말이 없지 않겠는가? 수비 경합을 피해 뒷공간으로 파고들어 골을 노리는 게카스의 능력은 분명 대표팀 수비수들이 주의해야 할 요주의 능력이다.

'유로 2004의 영웅'기오르기오스 카라구니스

유로 2004 개막전에서 개최국 포르투갈을 상대로 그림같은 중거리슛을 성공시키며 포르투갈을 패배시키는 충격에 빠뜨렸던 카라구니스는 어느덧 대표팀을 이끄는 주장이 되어 2010년 월드컵에 나서게 되었다. 인테르 밀란과 벤피카에서 선수생활을 하다 2007년부터는 그리스리그의 파나시나이코스에서 뛰고 있다. 

세트피스 키커를 맡고 있을 만큼 킥력이 일품인 선수이지만 나이가 든 이후부터 노쇠화가 급속히 진행되며 안 그래도 빠르지 않았던 선수가 스피드가 더 느려진 것은 뼈아프다. 카라구니스를 돕는 치올리스와 카추라니스 또한 몸싸움을 바탕으로 중원을 장악하는 플레이를 즐기기 때문에 대표팀은 빠른 패스로 카라구니스에게 볼이 전달되는 것을 최대한 막아야 의외의 '한 방'을 얻어맞게 되는 결과가 없을 것이다.

'느리지만 단단한' 소티리오스 키르기아코스

키르기아코스는 리버풀의 베니테즈 감독이 팀의 노장 수비수 새미 히피야를 분데스리가로 떠나보낸 이후 백업 수비수를 확보하기 위해 영입한 선수로 리버풀에 오기 전에는 레인저스, 프랑크푸르트, AEK 아테네 등에서 플레이한 선수다. 193cm의 우월한 신장을 바탕으로 강력한 제공권을 자랑하며, 몸싸움이 탁월해 한번 선수를 잡으면 쉽게 놓아주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리버풀로 이적한 이후 3경기 출장에 그치는 등 제몫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 대표팀에서는 11경기 883분으로 최장시간 출장을 자랑하며 수비를 중시하는 레하겔 감독 전술의 핵으로 단단히 자리잡고 있다. 대표팀이 측면 돌파후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리며 경기를 풀어간다면 키르기아코스의 강력한 제공권 앞에 공격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키르기아코스가 몸싸움이나 헤딩경합시 탁월함에 비해 스피드와 순발력은 떨어지는 편이라 대표팀은 그 약점을 최대한 이용해야 할것이다.

세르비아와 평가전을 치르면서 신체조건이 좋은 선수들에게 고전한 경험이 생긴 대표팀 입장에서는 그리스가 가장 까다로운 상대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그리스 선수단에 스피드가 좋은 선수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표팀이 경기 템포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린다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비슷한 스타일인 핀란드와의 경기에서 허정무 감독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 지를 기대해 본다.

[사진 = 그리스의 원동력 '오토 대제'레하겔 감독ⓒ그리스 축구협회 홈페이지]



조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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