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서울시극단 창작극 ‘함익’이 3년 만에 돌아왔다.
연극 ‘함익’이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개막한다. 서울시극단(예술감독 김광보)이 2016년 초연한 뒤 3년 만에 다시 관객을 찾는다.
고전 ‘햄릿’을 재창작한 작품인 '함익'은 선왕을 죽인 삼촌이 자신의 어머니와 결혼하고 왕의 자리까지 오르자 복수심과 광기에 휩싸였던 원작의 햄릿을 현재 대한민국에서 30대의 재벌 2세이자 연극과 대학교수인 함익으로 새롭게 만들었다. 햄릿으로 태어나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진실한 관계와 사랑을 원하는 줄리엣을 꿈꾸는 함익이라는 인물의 심리에 주목했다.
김광보 연출은 12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진행된 연극 ‘함익’ 프레스콜에서 "2016년에 초연한 작품이다. 사울시극단 작품인데 관객에게 칭찬을 많이 들었고 인기 있었다. 3년 만에 다시 하게 됐다. 대사의 기브 앤 테이크, 관계, 내 대사의 답은 앞뒤 대사에 있다는 것을 연습 내내 강조했다. 앙상블을 이루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김은성 작가는 "초연 때는 함익의 아버지와 마하그룹 회장이 경상도, 전라도 사투리를 썼다. 지난 초연 때 사투리를 쓰는 게 전체적인 흐름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대본 수정할 때 사투리를 쓰지 않으면 어떠냐고 제안했다. 그 정도 변화가 있었다"며 초연 때와 달라진 점을 언급했다.
최나라가 함익 역을 맡았다. 아버지와 계모가 어머니를 자살로 몰고 갔다고 믿으며 복수를 꿈꾼다. 오종혁과 조상욱은 함익의 제자인 연우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함익의 마음 속 욕망을 이끌어내는 분신인 익 역은 이지연은 연기한다.
최나라는 "초연 때는 부담감이 컸다. 이번에는 섬세함과 유연함을 찾기 위해 연출님과 얘기했다. 시작부터 끝까지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중간에 연습할 때 잠깐 끊어진다고 해서 빠져나오면 중간 지점에 들어가기가 어려운 건 사실이다. 동료들이 연습 들어가기 1시간 전부터 끝날 때까지 장난도 안 치고 집중하도록 배려해준다. 유별날 수 있는데 날 많이 응원해준다. 집중해서 빠져나오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이지연은 "연출님과 선배들이 도움을 많이 줬다. 자아면서도 하지 못했던 말, 아픈 기억을 상기시키고 복수해야 한다고 자극을 주는 역할이다. 많이 도와줘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오종혁은 "발성이 큰 편은 아니다. 큰 극장에서 연극은 처음이다. 연출님이 연습 때부터 좀 더 선명하고 소리가 뜨지 않게 버릇을 잡아줬다. 조금 더 안정감 있는 소리로 대사를 천천히, 선명하게 해달라고 했다. 이를 가장 크게 생각하고 임했다"고 했다.
이어 "연우가 첫 등장에서 하는 대사가 있다. 배우의 자세에 대해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되뇌이는 말이다. 가장 어려운 대사다. 무대 위에서 인물로서가 아니라 오종혁으로서도 해당하는 말이다. 무대에서 이렇게 해야지 라는 건 항상 되뇌이면서 연습을 해왔고 오늘도 공연할 예정이다. 내 모든 생각이 함익이란 인물이 나로 인해 변화되는 과정, 나는 느끼지 못하지만 그 과정에 영향을 주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연기에 대한 열정, 함익에 대한 존경, 경외심을 가지고 다가가는 점을 염두에 뒀다"고 짚었다.
조상웅은 "처음에는 부담이 됐다.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제일 컸는데 도전하고 싶었다. 많이 배우고 싶었고 느끼고 싶어 참여했다. 지금 난 너무 행복하다. 잘하고 못하고는 내가 판단할 수 없는 것 같다. 첫 대본을 받고 첫 공연은 하지 않았지만 과정이 행복했고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배움의 과정이 좋았다. 행복하게 마지막 공연까지 하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오종혁은 "극단에 들어가면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잘 적응해야 한다는 정보를 가지고 들어왔다. 김광보 연출님과 작업을 해보고 싶었고 너무 좋은 기회, 작품을 제안 받아서 두 손 들고 하고 싶다고 했다. 연습이 시작되고 아주 살짝 '내가 무슨 짓을 한거지' 했는데 '함익'을 새롭게 한 연수 단원 배우들 조차 너무 훌륭한 실력을 갖고 있더라. 누를 끼치면 안되겠구나 했다. 에너지를 열심히 따라가다보니 오늘이 왔다. 나도 행복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광보 연출은 "연우 역의 캐스팅에 대해 고민했다. 서울시극단 내부에서는 마땅하게 연우 역에 맞는 배우가 없었다. 여러군데 도움을 요청했는데 조상웅, 오종혁 배우의 추천이 동시에 들어왔다. 욕심을 내서 이왕이면 두 사람 다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색깔이 다른 연우를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더블캐스팅했다"고 설명했다.
최나라는 "두 연우 배우들이 각각의 매력도 특출나고 집중력이 좋다. 순간 몰입과 준비성이 좋다. 배우가 두 명이어서 특별히 집중하는데 더 어렵거나 하는 건 없었다. 두 명의 연우가 매번 바뀌어서 새롭게 연습했다"고 말했다.
김광보 연출은 "최나라가 많이 힘들었을 거다. 색깔이 다른 두 연우를 만나 작업하는 거여서 힘들었을 거다. 그런데 힘든 걸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연극에 임하는 자세가 잡혀 있다. 연극할 때 누누이 앙상블을 강조해 어려움은 없었다"라고 거들었다.
최나라, 오종혁, 조상웅, 이지연, 강신구, 주성환, 장연익, 구도균, 박기덕, 송철호, 이정주, 조아라, 이하주, 박진호, 김유민, 장석환, 오재성, 김수지 등이 출연한다. 12일부터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함익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