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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소현 "지금 이 순간이 진짜 나로 살고 있는 시간"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19.04.21 08:00 / 기사수정 2019.04.20 22:09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10년 가까운 가수 활동과 아역, 지금의 연기 생활을 포함하면 결코 짧지 않은 경력을 자랑하는 권소현이지만, 지금은 스스로를 여전히 신인이라고 생각하며 모든 활동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권소현은 "저는 당연히 제가 지금도 신인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을 이었다.

"사실 예전의 저를 떠올려보면 저는 팀으로 활동하면서 자존감이 높지는 않았었거든요. 23살에 포미닛의 계약이 끝났었죠. 사실 다른 이들과 비교하면 한창 아이돌로 활동할 나이잖아요. 나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오히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새로운 것을 경험할 수 있게 됐으니 고생해보자'는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의 저는 신인이 맞고, 그렇게 바라봐주시는 것이 더 편한 것 같아요. '생일'을 찍을 때도 설경구 선배님과 얘기를 나누다가 선배님이 '아이돌이었냐'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오히려 그런 이야기가 저를 온전한 저라는 사람으로 바라봐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더라고요."

1994년 생으로, 20대 초반의 나이에 가수로 활동했던 한 부분을 잠시 마무리했고 연기라는 새로운 길의 도전에 나섰다.

"어렸을 때부터 애늙은이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 때는 그게 칭찬 같았죠. 그래서 '더 그렇게 살아야 되나 보다' 싶어서, 잘 모르겠어도 또 아닌 것 같아도 다 수용하고 참고 그랬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굳이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는데 말이죠. 하지만 확실한 건, 가수로 활동했던 시간들을 절대 후회하지는 않아요.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죠. 사람이 살아가면서 언제 그렇게 숙소나 단체 생활을 오래 할 수 있을까요. 그러면서 눈치도 생기고, 서로 배려하는 법도 배울 수 있었죠. 사람을 만나는 법도 마찬가지고요. 정말 도움이 됐던 시간들이었어요."

포미닛 활동을 마무리한 후 혼자 여행을 떠나면서 자신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이어갈 수 있었다.

권소현은 "그 시간 이후로 '아, 나는 이런 것을 좋아했던 아이였구나', '이런 것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었구나'를 느낄 수 있었어요. 잊고 있던 저를 많이 발견한 시간이었죠. 그래서 지금이, 진짜 권소현으로 살고 있는 느낌이에요"라며 웃었다.

아이돌 선배로서 눈여겨보고 있는 후배 아이돌도 꼽으며 전하고 싶은 이야기도 풀어놓았다.

권소현은 "(여자)아이들이 잘하는 것 같아요"라고 다시 한 번 웃으면서 "저는 포미닛이 저희만의 색깔이 있던 팀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제가 속했던 큐브엔터테인먼트 소속이기도 하잖아요. 뭔가 그 색깔을 이어줄 수 있는 팀이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그래서 좋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아이돌 활동을 하는 친구들에게는, '너무 (자신을) 가두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얘길 하고 싶어요. 저는 가수 활동을 할 때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원하는지 보다, 다른 사람이 무엇을 원하고 좋아하는지를 더 신경 쓰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자존감도 낮아지고 자신감도 없어질 때가 많았고요. 제가 활동했던 시절을 떠올려 봐도 조심스럽게 행동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지킬 것을 지키는 선에서는 좀 더 편하게 살아도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은 있죠."

가수, 또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지금 카메라를 바라보는 모습에서부터 차이점을 느낀다며 솔직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확실히 차이점이 있는 것 같아요. 무대 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전율이 분명히 있죠. 환호해주시는 분들의 소리를 들으면 긴장하고 있다가도, 그게 에너지가 되거든요. 연기를 할 때는 힘이 들어가는 부분을 빼고, 누를 수 있어야 하니까 그 부분에 있어서 제가 카메라를 바라보고, 대하는 느낌이 조금 달라진 것 같기도 해요. 가끔 예전 가수 활동 때 뮤직비디오를 보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제 모습을 제가 보면서도 놀라는 것이에요. '나 왜 저렇게 치명적인 척 하고 있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요.(웃음) 이제는 연기자로 바라보는 카메라가 이전보다 조금은 익숙해진 것 같기도 하네요."

여느 가수 출신 연기자들이 그랬듯이, 앞으로 연기 활동을 계속하면서도 권소현에게는 '포미닛 출신'이라는 수식어는 계속해서 따라붙을 수밖에 없다.

권소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제가 가수 활동을 한 것은 정말 부끄럽지 않은, 제 하나의 경력이잖아요. 제가 극복해야 할 문제죠. 연기로 좋은 모습과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다보면 (포미닛 출신이라는 사실을) 조금은 더 한발짝 뒤에서 생각하시게 되지 않을까요. 보시는 분들에게 제가 배우로서 연기하는 모습으로 더 많이 비춰지고 익숙해지게 만들어야 하는 게 제 몫이죠"라고 설명했다.

'생일' 이후에는 드라마로 권소현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현재 5월부터 방송될 SBS 새 월화드라마 '초면에 사랑합니다'를 촬영 중이고, 최근 OCN 새 수목드라마 '미스터 기간제'에도 출연을 확정했다.

"드라마로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은 '초면에 사랑합니다'가 처음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 전에 영화 속에서는 사실 트라우마가 있는, 어두운 역할들을 많이 했었는데 이드라마에서는 사회초년생 역할을 맡았거든요. 밝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대도 많이 돼요.(웃음)"

스물여섯, 누구보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아끼는 법을 배워가고 있는 권소현은 절친한 아이돌 선배이자 연기 동료이기도 한 김재경과 취미 생활을 함께 즐기며 가죽 공예, 뜨개질, 승마까지 많은 것들을 배워가며 자신을 채워가고 있다고 전하며 웃어보였다.

"2~3년 동안 (연기활동에 대한) 씨앗을 뿌려놓은 것들이 지금 하나씩 결과로 이뤄지고 있는 것들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작품으로 계속 인사드릴 수 있어서 감사한 것 같아요. 올해도 다양한 작품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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